북한도 월드컵 열기

"저녁8시 이후 시내 썰렁"

 

2010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팀과 브라질팀의 경기실황을 녹화중계로 본 평양시민들은 흥분에 휩싸여 선수들의 활약을 찬양했다고 조선신보가 전했다.

조총련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7일 평양발 기사에서 "16일 저녁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TV녹화중계로 본 평양시민들은 선수들의 활약을 격찬하면서 "이왕이면 비겼어야 했다, 그것이 충분히 가능했기에 정말 아쉽다, 오늘 경기를 보니 16강 진출은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또 "브라질선수들이 스스로 넘어지거나 우리 선수를 잡아당기는것을 보니 기술적으로는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완전히 이겼다, 뽀르뚜갈(포르트칼)과의 대전도 문제없다"는 등 "저마다 감상을 말하면서 다음 경기의 승리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조선신보는 "경기결과를 이미 알고 있었던 시민은 적지 않았지만 8시반부터 시작되는 방영을 보기 위해 대다수의 시민들이 일찍 집에 들어가 저녁 8시를 넘어서부터는 시내의 지하철도, 궤도전차, 무궤도전차의 승객들은 극히 적었고 시내를 다니는 차와 사람도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조선신보는 또 "지난해 월드컵의 예선단계부터 맹활약해온 재일동포 안영학, 정대세 선수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매우 높았으며, 이날 방영에서도 정대세선수가 이번 대회 첫 득점의 결정적인 국면을 만들어낸 장면과 투지를 전면에 내면서 이악(달라붙는 기세가 굳세고 끈덕진)하게 전진하는 모습이 되풀이 소개됐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은 "다음번 경기에서는 정대세 선수가 반드시 득점할것이다, 그리고 꼭 우리 팀이 이길것 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15일부터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일본 고베조선고급학교 학생방문단 103명은 숙소인 평양호텔 2층 연회장에서 방영된 경기를 보면서 44년만에 북한팀의 역사적인 득점장면을 함께 보면서 기쁨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44년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북한에서도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시민들이 귀가를 서두르고 조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고 일본 < 아사히신문 > 이 18일 < 조선중앙통신 > 과 총련 기관지 < 조선신보 > 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16일 저녁 8시30분부터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녹화중계한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보기 위해 시민들이 서둘러 귀가했다"며 "시민들 대부분은 경기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저녁 8시 이후에는 지하철 등에 승객이 급감할 정도로 시내가 썰렁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 피복공장에서는 북한과 브라질의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조업 종료를 저녁 8시 전에 끝냈다"며 "이는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날마다 작업을 서둘러 월드컵 방영 시간 전에 퇴근하도록 하자는 노동자들의 의견에 따른 조처이며, 덕분에 생산실적도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활약한 박두익(74)씨는 북한이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G조 첫 경기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에 1-2로 아깝게 진 것에 대해 "선수들의 활약상이 44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며 기뻐했다.

잉글랜드 라커룸에 팬 난입…'베컴이 욕 먹었다'

마이데일리 | 강선애 | 입력 2010.06.19 10:22

 




[마이데일리 = 남아공 월드컵 특별취재팀] 잉글랜드 라커룸에 팬이 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잉글랜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남아공월드컵 조별예선 C조 2차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끝내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해 0-0으로 비겼다.

경기 후 잉글랜드 팬들은 야유를 보내며 고국 선수들의 부진을 비난했다. 그리고 한 팬은 심지어 안전요원들의 보안을 뚫고 잉글랜드의 라커룸까지 몰래 들어와 직접 비난을 퍼부었다.

19일 유럽 축구전문 매체 골닷컴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비난의 희생양은 '축구영웅' 데이비드 베컴이었다. 부상 때문에 선수가 아닌 잉글랜드 수석코치의 보좌역으로 남아공에 입성한 베컴은 라커룸에서 맞닥뜨린 팬의 꾸지람을 듣는 굴욕을 당했다.

이 팬은 바로 안전요원들에게 제압당해 쫓겨났다. 이 팬이 잉글랜드 사람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 대변인 마크 휘틀은 "이 사실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고했다"며 재발 방지를 부탁했다.

[데이비드 베컴.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월드컵 첫 3D중계' 극장서 보니…평가 '분분'

이데일리 | 장서윤 | 입력 2010.06.19 10:15 | 수정 2010.06.19 11:13

 






▲ 월드컵 3D 중계방송을 상영한 서울 영등포 CGV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17일 오후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은 사상 처음으로 3D 중계를 시도한 경기였다.

총 500석 규모에 가로 32미터, 세로 13미터의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기록된 서울 영등포CGV 스타리움에서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본 '월드컵 3D 중계'는 아직까지는 장단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방식임을 알 수 있었다.

입체감으로 인한 경기의 생동감은 일반 중계에 비해 뛰어났지만 선명하지 못한 화질과 눈의 피로감 등은 개선점으로 대두된 것.

17일 오후 8시께부터 시작된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 3D 중계방송은 상영 전 '눈의 피로를 풀어 더 편하게 관람하기 바란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시작됐다.

이날 국내 최대 극장 체인인 CJ CGV는 3D 상영 스크린 35개를 확보해 총 7000여명이 3D 중계를 접했고 롯데시네마는 30여개 스크린에서 1만 1000명의 관객을 맞았다. 양 사 모두 입장권 가격은 1만 5000원으로 기존 3D 영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90% 이상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경기 시작 전 일제히 3D용 안경을 착용한 관객들은 처음 보는 3D 경기 장면에 간간히 감탄사를 내놓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무엇보다 3D 중계는 클로즈업 장면에서 빛을 발했다. 선수들의 모습을 가까이 촬영한 장면에서는 입체감이 생생해 축구 경기만큼이나 살아 움직이는 듯한 화면을 제공했다.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장면이나 경기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느린 화면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마치 3D 영화를 보듯 눈앞에서 움직이는 선수들의 모습이 볼거리로 자리하는 점은 3D 스포츠 중계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평가할 만 했다.

그러나 경기장 전체나 응원석을 담은 롱숏은 상대적으로 화질이 선명하지 못해 3D의 강점을 느낄 수 없었다. 또, 축구 경기에서 잦은 카메라 이동시에는 약간의 어지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몇몇 자막이 고르지 못한 상태로 보이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될 만 했다.

현지 사정으로 경기 시작 후 73분께에는 2~3차례 화면이 멈추는 등 방송 상태가 불안정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계 방송사인 SBS는 '현지 광회선 사정으로 화면이 고르지 못해 죄송하다'는 공지를 전하기도 했다.

뒷좌석과 앞좌석의 차이는 두드러졌다. 뒷좌석에 앉은 관객들은 넓게 열린 시야와 비교적 선명한 화질로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낸 반면 스크린을 기준으로 6~7번째 줄까지의 좌석을 배당받은 관객들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 영등포 CGV


17일 영등포 CGV 5관 뒷줄에서 중계를 관람한 김성현(30)씨는 "선수들이 슈팅하는 장면 등이 매우 입체적으로 느껴져 2D보다 훨씬 실감이 난다"며 "매우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반면 앞좌석에 앉은 관객들은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공과 선수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고 화면이 어두워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 (최형은(30)) "입체감이 생각보다 약하고 어지러운 느낌도 든다"며 "다음 경기도 극장에서 볼 예정인데 2D가 더 나은 것 같다"(김민경, 27) 등 아쉽다는 의견을 들려주었다.

한편, 이날 서울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서는 몇몇 상영관에서 중계 화면 윗 부분이 잠시 동안 잘린 채 상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시네마 측은 "화면 비율이 맞지 않아 일어난 문제로 경기 중 관객들의 요청에 따라 곧바로 수정 조치했다"고 전했다.

FIFA(세계축구연맹)가 당혹(?)해 하고 있다. 이유는 FIFA랭킹 상위권에 있는 유럽 국가들 때문이다.

FIFA랭킹 2위 스페인, 3위 포르투갈, 5위 이탈리아, 8위 잉글랜드와 9위 프랑스가 현재 조별리그 2라운드가 진행 중인 19일 현재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이번 대회 선전하고 있으나, FIFA는 유럽축구 강호들의 예상하지 못한 부진에 답답해하고 있다.

FIFA 랭킹은 1993년부터 매월 발표하고 있으며 각국의 축구 실력을 한눈에 가늠하는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순위 산출은 성인 대표팀들의 국가대항전(A매치) 결과를 토대로 이뤄지며 승리와 패배, 무승부 등 경기 결과, 홈ㆍ원정 여부, 경기의 중요도, 상대국의 실력, 대륙별 실력차 등에 따로 정한 가중치가 붙는다

문제는 FIFA랭킹이 대륙별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수와 각 조별로 주어지는 탑 시드 배정권이다.

상위권 팀들은 월드컵 본선과 예선에서 탑시드 배정 받아 FIFA랭킹 상위권 팀들을 피할 수 있어 조별리그에 유리하다.

또, FIFA랭킹이 중요한 것은 각 대륙별로 주어지는 월드컵 출전국의 수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의 경우 유럽 국가가 무려 13개 팀이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상위랭킹 국가들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각 국가들은 FIFA 랭킹 산출방식의 변경 또는 월드컵 진출국가 수 변경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게 분명해 보인다.

네덜란드가 일본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자 대부분의 외신들은 네덜란드가 지난해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던 전례와 비교, "네덜란드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평했다.

네덜란드는 19일(한국시각) 남아공 더반 더반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예선 E조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8분 네덜란드의 간판 미드필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는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어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네덜란드가 후반전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의 골에 힘입어 일본을 겨우 이겼다"고 네덜란드의 승리에 대해 보도했다. 이어 "득점이 이뤄지기전까지 네덜란드는 좌절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골닷컴은 "네덜란드와 일본 양팀이 전반전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는데 실패했다"고 전하면서 "교착상태에 머물러 흥미로운 경기진행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는 당초 예상과 달리 네덜란드의 일방적인 공격이 아닌 일본 팀의 예상외의 선전을 언급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도 "후반전 네덜란드의 득점이 이뤄지기 전 네덜란드와 일본은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가 일본과 제대로 겨뤘다"며 네덜란드가 예상외로 고전했음을 시사했다. 또한 "네덜란드는 가장 우승하기 쉬운 그룹에서 예상했던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일본은 언론에 보도된 '5톱'은 커녕 '10백'에 가까운 밀집 수비로 전반부터 네덜란드의 예봉을 차단했다. 전반 점유율은 69-31로 일방적인 네덜란드의 우세였으나 전반 네덜란드의 유효슈팅은 전반 종료 직전 라파얼 판 데르 파르트의 다소 위력없는 슈팅 단 1개였을 정도로 네덜란드 공격진 차단에 성공적이었다.

물론 문제점도 있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 공세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성과물이 없었다. 스트라이커 오쿠보 요시토는 활발히 움직이긴 했지만 슈팅의 정확도는 크게 떨어졌다. 자책골에 일가견이 있는 중앙 수비수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우를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리는 변칙 전략까지 구사할 정도로 중량감 있는 중앙 공격수의 부재가 아쉬웠다. 후반 32분 투입된 오카자키 신지는 종료 직전 결정적인 동점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적어도 일본은 네덜란드처럼 강한 상대를 만나도 쉽게 지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20일 오전 3시 30분 열리는 덴마크와 카메룬전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만약 일본이 조별예선 최종전인 덴마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갖게 된다면 덴마크가 일본 골문을 가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문장 가와시마 에이지는 일본의 최고 전력이다.


Teams

아이 많이 낳지 말자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증권사 임원으로 일하던 선배 한 분이 얼마전 그만 뒀다.
본인 입을 빌어 정확히 표현하자면 '짤렸다'. 40대 중반의 사장이 부임하면서 그보다 나이 많은 임원들이 모조리 짐을 쌌다. 그 증권사에서 얼마 멀지 않은 한국거래소에선 나이 50세를 기준으로 명예퇴직을 받고 있다.

한쪽에선 '고령화 시대'를 걱정하면서, 우리 사회는 다른 한편에선 이렇게 '피부양인구'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다시 말하면 고령자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생산'해야 한다는 논리 아래 '고출산'은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역(逆) 가족계획'의 구호를 접할때마다 (실효성이나 도덕성을 따지기에 앞서, 여전히 한국의 인구밀도가 방글라데시와 대만에 이어 세계3위라는 점을 우리가 잊고 있지나 않나 되묻고 싶어진다.

비정상적인 교육열, 살인적인 취업경쟁, 천정부지 아파트 값, 반 사회적 범죄...이런 문제의 근원은 따지고 보면 좁은 땅덩어리에 많은 인구가 몰려 살기 때문이다. 조그만 박스 안에 생쥐 두 마리를 넣어두면 사이좋게 살지만, 네 다섯마리, 열마리로 늘어나면 서로 물어뜯고 죽기 살기로 싸운다.
대학교 나와도 제대로 된 일자리 찾느라 머리 터지는 마당에 우리가 머릿수 적다고 걱정할 처지인가.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과밀 사회가 균형을 찾아가는 자연스런 수렴과정이다.
토지가 부양할 수 있을 수준으로 인구가 균형을 찾아가는 몇십년 동안은 고령화라는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 이 과도기의 대응책은 아이를 더 많이 낳는게 아니라 나이 든 사람들이 은퇴를 늦추고 오래 일하는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환갑이 넘어도 과거 40대만큼의 체력과 에너지를 가진 실버세대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나이 든 세대가 끝까지 회전의자를 차지하고 젊은 세대의 희망을 빼앗아서는 안될 일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자리를 낮춰 겸손하게 일하고, 젊은 세대는 이들의 경륜을 존중하며 나이와 무관하게 '직무관계'로 공존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드는데서 세대간 타협은 이뤄질 수 있다.

'고령자 재활용'을 통해서 뿐 아니라 젊고 우수한 노동력도 얼마든지 보충할 길은 있다. 우리가 저출산을 걱정하는 사이에 이미 이민자들로 인해 우리나라 인구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우리'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인구문제의 본질도 달라지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의 중요한 일원이 될 때 글로벌 국가 경쟁력도 강해진다. 단일민족만 모여 사는 국가가 '동북아 금융허브'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남북 합쳐 인구가 1억은 돼야 선진국 갈수 있다'던 시절도 있었다. 내수가 뒷받침돼야 국내 산업이 클 수 있다는 전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기업들에게 글로벌 경쟁력은 내수 시장에 있지 않다. 지금은 시장 경계가 점차 무너지는 자유무역협정(FTA) 시대가 아닌가.

환경적 관점에서도 '고출산'은 시대정신에 어울리지 않는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목청을 높여 기적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로 감축하기로 합의한다 치자. 민간과 정부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다 해도 연간 1인당 10톤(한국기준)씩 탄소를 내뿜어 대는 인간들이 급증한다면 효과는 '말짱 황'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개도국에 '가족계획'을 강요해야 할 판에 우리는 더 낳겠다고 대놓고 나서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과거 5년간 30조원을 퍼부었다는데도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면 정책 효율성은 '제로'라고 할 수 있다. 돈으로 아이 낳기를 유도하는 저차원 정책보다는 그 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보태는게 지금 세대나 후세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출산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숭고한 선택이다. 실속도 명분도 없는 '역 가족계획'으로 등 떼밀 일이 아니다. 어린이 날에 드는 생각이다.

[르포]정부기관서 구제역 발생이라니… 불안한 축산농가

 




【청양=뉴시스】김인규 기자 = "철저한 구제역 방역을 주창했던 정부기관마저도 저 지경이 돼버렸는데 축산농가들이라고 해서 방역에 별다른 도리가 있겠습니까."

충북지역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던 구제역이 열흘만인 1일 충남 청양지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전국이 '구제역 공포'에 휩싸였다.

한동안 소강국면을 보이던 구제역이 방역망을 뚫고 충남 내륙으로 상륙하자 지역 축산농가들은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들은 특히 구제역이 발생한 축산기술연구소가 방역체계가 갖춰진 정부기관이라는 점, 평소 인적이 드물고 통행이 차단돼 감염 루트가 적었을 것이란 점 등을 거론하며 농가 차원의 자체 방역에 한계를 호소했다.

축산연구소 인근에 거주하는 최영규씨(73·정산면 학암리)는 "공신력있는 정부기관에서 관리하는 가축이 구제역에 감염됐는데 농가들에 방역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사정이 이렇다면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는 전국의 축산농가들은 사실상 구제역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얘기"라고 성토했다.

구제역 전국 확산이 '시간문제'가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축산농가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장평면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김모씨(54)는 "현재 구제역이 발생한 축산연구소로부터 반경 500m 내 가축을 살처분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살처분이 3km로 확대될 경우 한우 수천마리를 사육하는 장평면이 이번 구제역의 최대 피해지역이 될 것"이라며 불안해 했다.

청양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자 예산군 등 인근 지자체들도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자체 방역에 나섰다.

외부에서 차량이 유입되는 길목마다 흰 방역복 차림의 방역요원 2~3명이 배치됐고, 차량 통행이 많은 주도로에는 소독약품을 살포하는 등 구제역 유입차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청양군도 이날 오전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 군청 상황실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마련하고 구제역 발생지와 위험지역 등에 방역초소 19개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청양군 관계자는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관내 축산농가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길 바란다"며 "구제역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행정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kik1841@newsis.com
<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40년래 최악의 봄… 일조시간 예년의 73%뿐, 비 온 날은 52% 증가 왜?
 
 
한파주범 ‘북극 진동’ 이상 남하… 영하 30도 찬공기 한반도 급습

내륙 습한 공기 만나 날씨 흐려
하루 평균 4시간 48분만 햇볕
대구는 100년래 가장 짧아

평균 7.1도… 예년보다 0.6도 ↓

27일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게 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초속 20m의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고 우박도 떨어졌다. 이날 서울 지역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10도가량 낮은 8∼9도에 머물렀다.

흐리고 쌀쌀한 날씨가 지난달부터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올봄(3월 1일∼4월 20일)에는 최근 40년 가운데 비 내리는 날이 가장 많고 일조() 시간이 가장 짧았다”며 “이 기간 중 최악의 날씨를 보였다”고 밝혔다.

○ 이상 저온, 일조 시간 부족



최근 이상 저온으로 강원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 복숭아 과수원의 꽃이 피지 않아 지난해 만개했던 모습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주민들은 올해 일조량 부족과 냉해로 꽃이 피지않자 ‘수아르 복숭아꽃길 걷기대회’를 취소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19일(아래)과 올해 4월 21일 같은 마을에서 각각 촬영한 것이다. 춘천=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봄 일조 시간은 247.1시간으로 예년 평균의 73% 정도에 그쳤다. 하루 평균 4시간 48분 동안만 햇빛이 내리쬔 셈이다. 비가 온 날은 51일 가운데 19.6일이었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비 내린 날의 수는 52%가량 많았다. 기온도 평년보다 내려갔다. 올봄 평균기온은 7.1도로 예년(1971∼2000년)보다 0.6도 낮았다. 햇빛이 있는 낮 기온은 평년과 1.6도나 차이가 났다.

이 기간 전국 각지에서 일조량과 관련된 각종 기록이 세워졌다. 올봄 서울의 평균기온은 최근 40년 가운데 6번째로 낮았다. 1996년 이후로 보면 14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에 해당한다. 서울의 일조 시간은 255.3시간으로 1908년 이래 5번째로 적었다. 대구의 일조 시간은 228.5시간으로 1909년 이래 햇빛이 든 날이 가장 적었다. 부산은 225.6시간으로 1907년 이래 두 번째였다. 목포는 강수 일수가 1912년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 고기압 세력 여전히 강해

기상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의 원인에 대해 대륙 고기압이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보통 4월이면 대륙 고기압은 온도가 올라간 지표면의 영향을 받아 세력이 약해진다. 이 고기압은 이동성으로 변해 한반도를 지난다. 이때 바람이 적고 따뜻한 전형적인 봄 날씨가 나타난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대륙 고기압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김지영 기상청 연구관은 “지금 기상도를 보면 예년의 3월 초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영하 30도의 차가운 공기가 때때로 한반도로 내려와 날씨가 쌀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찬 공기는 내륙의 습하고 따뜻한 공기와 만나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흐린 날씨가 잦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부 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모도키’의 영향으로 한반도 동남쪽에 고기압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흐린 날씨의 원인이다. 한반도 서북쪽과 동남쪽의 두 고기압이 만든 기압골 사이로 저기압이 자주 지나가면서 비가 많이 왔다는 것.

○ 올겨울 한파 원인 북극 진동 계속돼




올해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유독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극의 찬 기운이 주기적으로 남하하는 ‘북극 진동()’ 현상 때문이다. 북극 진동은 올겨울 북반구 한파의 주범이다. 정준석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북극의 찬 공기가 캐나다, 유럽 쪽보다 시베리아 대륙 쪽으로 유독 많이 내려와 있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 기온이 떨어졌다”며 “최근까지 시베리아에서 눈이 녹지 않아 대륙 고기압이 약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런 현상이 올 5월 상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배 기상청 통보관은 “다음 달에도 전반적으로 기온이 낮고 강수량이 많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순 이후에는 맑은 날이 많아지고, 기온과 강수량도 예년 수준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북극 진동:


북극의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저위도 지역으로 남하하는 현상을 말한다. 북극을 둘러싼 제트기류의 세력이 약 10년 주기로 변동하는 것이 원인이다. 찬 공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하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냉기가 흘러나와 북극의 온도는 올라가는 대신 저위도 지역엔 혹한이 발생한다.



졸리-피트, 결혼 임박…"지인만 초청, 소박하게"

[스포츠서울닷컴 | 이현경기자] '세기의 커플' 안젤리나 졸리-브래드 피트 커플이 결혼식 준비에 돌입했다.

미국 연예지 '오케이(OK)'는 26일(한국시간) "졸리와 피트가 마침내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정했다"며 "두 사람의 평소 모습대로 소박한 결혼식을 준비 중"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특히 일반적인 할리우드 스타들의 결혼식처럼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측근은 "졸리와 피트는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조용하고 경건하게 식을 치루고 싶어한다"며 "수백명의 하객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 사람의 이번 결혼 결정에는 아이들의 의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큰아들인 매덕스는 수 년 전부터 두 사람이 결혼하길 바래왔다"며 "실로와 자하라 역시 엄마와 아빠의 결혼식을 원했다"고 말했다.

졸리와 피트는 지난 2005년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촬영 중 사랑에 빠진 후, 6명의 아이들을 함께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지만 정식 결혼식은 올리지 않은 상태다.

<글=이현경기자, 사진=김용덕기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