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의 똘끼 충만 감독 매튜 본은 누구인가
<킹스맨: 골든 서클>이 추석 연휴 동안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이 흥행에는 콜린 퍼스, 테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 줄리안 무어, 할리 베리, 채닝 테이텀, 제프 브리지스 그리고 엘튼 존(!), 페드로 파스칼 같은 배우들의 힘이 컸을 것이다. 배우들 말고 또 한 명 언급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매튜 본 감독이다.
매튜 본 감독은 전편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 이어 <킹스맨: 골든 서클>까지 연출했다. 이 골때리는 시리즈를 만들어낸 매튜 본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자.
- 킹스맨: 골든 서클
감독 매튜 본
출연 태런 에저튼, 줄리안 무어, 콜린 퍼스
개봉 2017 영국, 미국
가이 리치의 친구
매튜 본 감독은 처음부터 감독이 아니었다. 시작은 감독이 아닌 프로듀서였다.
1995년작 <더 이노센트 쉽>이 그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의 이름을 영화계에 알리는 계기를 만들어준 영화는 절친 가이 리치가 연출한 영화들이다.
매튜 본은 가이 리치와 함께 SKA 영화사를 설립했다.
이후 매튜 본은 가이 리치가 연출한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 <스웹트 어웨이> 등에 참여했다.
<스내치>까지 승승장구했던 두 사람은 <스웹트 어웨이>에서 실패의 쓴맛을 봤다.
여주인공 문제로 두 사람은 이견을 보였다. 매튜 본은 페넬로페 크루즈를 주장했고, 가이 리치는 당시 아내였던 마돈나를 고집했다.
가이 리치 영화가 아닌 <그들만의 월드컵>이라는 코미디 영화도 제작했다.
-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감독 가이 리치
출연 제이슨 플레밍, 덱스터 플레처, 닉 모란, 제이슨 스타뎀
개봉 1998 영국
- 스내치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베니치오 델 토로, 데니스 파리나, 비니 존스, 브래드 피트, 라드 세르베드지야, 제이슨 스타뎀
개봉 2000 영국, 미국
- 스웹트 어웨이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마돈나, 아드리아노 지안니니, 진 트리플혼
개봉 2002 미국, 영국 상세보기
감독 데뷔는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리던 그는 2004년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한 영화 <레이어 케이크>로 연출 데뷔했다.
수백만 파운드의 마약을 둘러싼 갱단, 세르비아 민병대 출신들, 마약상, 판매책, 중개상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범죄 영화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가 자연스레 연상됐다.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준 가이 리치와의 차별점은 있다.
매튜 본은 화려한 영상보다는 범죄의 고리에 사로잡힌 영혼들을 보여주려 했다는 점이다.
여러 층으로 이뤄진 케이크를 뜻하는 제목 ‘레이어 케이크’는 매튜 본 감독에 따르면 “영국사회의 서로 다른 층위에 대한 은유”라고 한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당시 6대 제임스 본드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어쩌면 매튜 본 감독의 도움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재밌는 사실은 <레이어 케이크> 역시 원래는 가이 리치가 연출할 영화였다는 점이다.
매튜 본과 가이 리치는 유로2000 축구대회의 잉글랜드와 독일 경기를 보기 위해 벨기에행 열차를 탔다가 우연히 작가 J.J. 코널리를 만나게 됐다.
영국으로 돌아온 매튜 본은 코널리의 소설을 읽고 <레이어 케이크>의 영화화를 추친했지만 가이 리치가 거절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연출을 맡게 됐다.
어쩌면 가이 리치와 헤어지면서 매튜 본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매튜 본은 <레이어 케이크>에 이어 2007년 판타지 블록버스터 <스타더스트>의 감독직도 수행했다.
흥행은 실패했지만 평단의 평가는 좋았다.
- 레이어 케이크
감독 매튜 본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톰 하디, 시에나 밀러, 제이미 포어맨, 샐리 호킨스, 번 고먼, 조지 해리스, 타머 해선, 콤 미니, 마르첼 유레스, 프란시스 매지, 디미트리 안드레아, 케네스 크랜햄
개봉 2004 영국
- 스타더스트
감독 매튜 본
출연 찰리 콕스, 클레어 데인즈, 미셸 파이퍼, 로버트 드 니로, 시에나 밀러
개봉 2007 영국, 미국
킥 애스: ‘감독’의 탄생
호평을 이끌어낸 <레이어 케이크>와 <스타더스트>의 감독이었지만 매튜 본 감독은 여전히 대중에게 알려진 감독이 아니었다.
그의 이름을 만천하에 알린 작품은 <킥 애스: 영웅의 탄생>이다. 애런 존슨, 클로이 모레츠, 니콜라스 케이지 등이 출연한 독특한 슈퍼히어로 영화인
<킥 애스: 영웅의 탄생>은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이 영화의 히어로 ‘킥 애스’(애런 존슨)는 어설프다.
아이언맨, 배트맨과는 다른 색다른 영웅담이었다. 무엇보다 어린 소녀인 ‘힛 걸’(클로이 모레츠)의 엄청난 존재감과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 이외에 매튜 본 감독이 보여준 역량은 제작자 마인드로 영화를 만든다는 점이다.
돈을 적게 쓰고 많이 벌어들인다는 거다. <킥 애스: 영웅의 탄생>은 3천 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했다.
다른 슈퍼히어로 영화의 제작비는 1억 달러를 우습게 넘긴다. 영국에서 주로 활동했던 그는 할리우드에 비하면 독립영화 제작자였다.
어떻게 하면 돈을 적게 쓰는지 잘 알고 있었다.
전 세계에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알렸던 <킥 애스: 영웅의 탄생>이 벌어들인 수익은 약 9600만 달러였다.
엑스맨의 새로운 시작, 성공적 리부트
<킥 애스: 영웅의 탄생>으로 제작자가 아닌 감독으로서 이름을 당당히 알린 매튜 본은 차기작으로 <엑스맨> 리부트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선택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발탁됐다. 급하게 합류했다. 서둘러 영화에 참여했지만 매튜 본의 리부트는 다들 알다시피 대성공이었다.
<엑스맨> 프랜차이즈의 완벽한 심폐소생술이라고 봐도 좋겠다.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의 탄생을 담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원동력이 됐다.
여기서 매튜 본 감독과 함께 언급할 사람이 있다. 각본가 제인 골드먼이다.
가이 리치와 함께한 제작자 시절이 첫번째 전성기였다면 제인 골드먼과 함께한 시간이 두번째 전성기다.
성공의 크기는 첫번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제인 골드먼과의 협업은
<스타 더스트>부터 <킥 애스: 영웅의 탄생>,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킹스맨: 골든 서클>까지 이어진다.
-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감독 매튜 본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케빈 베이컨, 제니퍼 로렌스, 재뉴어리 존스
개봉 2011 미국
매너가 사람을, ‘똘끼’가 영화를 만든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설명하는 단어 하나만 꼽자면 매너가 아닌 ‘똘끼’를 꼽고 싶다.
브로그(가죽을 뚫어 만든 무늬) 없는 옥스포드 구두를 신고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입으면 뭐하나.
피가 낭자하고 머리통이 터지는데. 결국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똘기의 영화다.
이 B급 감성은 전 세계의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쩌면 이 똘끼는 <킥 애스: 영웅의 탄생>과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원작 만화가인 마크 밀러의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앞서 언급한 각본가 제인 골드먼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매튜 본 감독은 그저 이 사람들의 역할을 잘 조율하는 것 정도만 했을 수도 있다.
제작자의 마인드로 말이다. 매튜 본 감독은 천재 감독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천재가 아니면 어떤가. 그가 조율해낸 골때리는 세계는 유쾌하고 재밌기만 하다. <킹스맨> 3편에서는 더욱 분발할 걸로 믿는다.
-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감독 매튜 본
출연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사무엘 L. 잭슨
개봉 2015 미국, 영국
매튜 본 감독에 대한 소소한 이야깃거리들
-모델 클라우디아 시퍼와 2002년 결혼했다. 세 명의 자녀가 있다.
-가이 리치가 마돈나와 결혼할 때 신랑 들러리였다.
-사생아다. 생부는 영국의 귀족인 조지 앨버트 할리 드 비어 드러먼드다. 드러먼드는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이자 영국의 왕이었던 조시 6세의 대자다.
-<007 카지노 로얄> <토르: 천둥의 신>의 감독으로 물망에 오른 적이 있다.
-마크 스트롱과 가까운 친구다. 마크 스트롱은 매튜 본이 연출한 <킹스맨> 시리즈, <킥 애스: 영웅의 탄생>, <스타더스트> 등에 출연했다.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갈매기의 꿈을 찾아서 > 찰짜의 영화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맨틱 정글 (0) | 2018.02.23 |
---|---|
‘아바타’, 韓 역대영화 흥행 1위 D-1 (0) | 2010.03.01 |
워낭소리 (0) | 2009.03.13 |
과속스캔들 영화 본 소감 (0) | 2009.02.15 |
밴티지 포인트 (0) | 2008.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