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화> 를 보고
장이모우의 무협영화인 <황후화>를 본 뒤의 느낌은 한마디로 날카로운 칼로 가슴을 찌르는 너무나 아픈영화라는 것이다. 처음에 우린 정말 거대한 멋진 궁궐을 접하게 된다. 봉산탈춤에 보면 양반의 새처를 정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부분에서 난 어떤 곳이 그렇게 멋진 곳일까 했는데 황후화를 보니 바로 이런 곳이 말뚝이가 말하는 곳이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450억이라는 거금을 들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트장 꾸미는데 들어간 돈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이부분이다. 이런 멋진 거대한 궁궐에서 벌어지는 추잡한 술책들..근친상간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아들과 남모르게 정을 통하고 ..아비가 아들을 죽이고 딸을 죽이고, 남편이 부인을 죽이고 동생이 형을 죽이고 아들이 아비를 죽이려하는 세계...우리는 자본주의의 추악한 병폐를 이 내용을 통해 절감하게 된다. 모든 것은 왕의 권력욕에서 비롯된다. 권력을 쥐면 돈이 들어오고 승리가 돌아온다. 모든 의로움과 모든 약한 것은 모두 처참히 밟힌다. 국화로 수놓은 옷이 피로 물들고 그 마당을 모두 차지한 국화꽃 화분이 모두 부셔져도 그것은 1분도 안되는 시간?에 모두 복구된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황후를 죽이기 위해서 정신병을 일으키는 약을 마시게 하여 미쳐가게 만든 왕. 아들에게 니 어미를 살리는 길은 어미의 약 수발을 니가 드는 것이라고 한 부분. 순간 아들이 어떤 행동을 할까? 아비를 죽일까? 아님 어미에게 약수발을 들까? 하지만 결과는 어머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하고 말한뒤 자신의 칼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이었다. 그 어미가 약사발을 던지는 순간 타들어가는 천을 통해 그 약은 독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절묘한 결론이었다. 나는 극장을 나서면서 그 독약을 내가 마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영화는 독약이었다. 황후화를 통해 감독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는 것이었을까? 중국이 이렇게 급성장하는 이 시점에서 황후화의 왕...마이더스의 손 같은 주윤발의 승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자가 말했듯이 극기 복례가 바로 왕이 지녀야할 바요, 경천근민이 강대국의 대통령들이 가져야할 모습아닌가. 후후 카프카의 변신에서 벌레는 벌레로 자살을 선택한다. 그러나 나는 늘 현실을 부정하며 살 것이다. 벌레는 결국 사람이 사람처럼 대접해 주는 한 사람인 것이다. 절대 강권은 없다. 불로초도 없다. 말 그대로 우리는 한편의 독약을 먹고 영화관을 나선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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