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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한이 쓴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
ⓒ FOR BOOK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100만 명 추모인파가 봉하마을을 다녀가고 49재와 안장식 이후에도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추모 콘서트 제목 그대로 다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서점가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신드롬이 일어나 여러 권의 추모시집과 인터뷰집, 어린이 책을 비롯하여 서거 이후에만 20여권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김용한이 쓴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FOR BOOK 펴냄)은 2000년 총선을 전후한 특정한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선거 기획 전문가인 정치컨설팅 그룹 MIN 대표인 박성민씨는 그가 쓴 책에서 정치를 일컬어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기는 게임"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은 "옳은 것이 강한 것에 이겨야 한다"는 신념을 펼치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용한이 쓴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은 옳은 것이 이기는 세상, 그의 표현대로 하자면,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위하여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걸어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큰 분수령이 된 2000년 총선 당시의 현장을 담고 있습니다.

 

집권당의 부총재이며 정치 1번지 종로구 국회의원이라는 기득권과 탄탄대로를 버리고 '화합과 통합의 정치'라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신념, 이상을 펼치기 위해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하는 '바보 노무현'의 가장 치열했던 순간을 담은 기록입니다.

 

아울러, 그 순간 험난한 가시밭길에 동행했던 참모인 이른바 '땅개'들의 고군분투, 그리고 유권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지역감정과의 대결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바보' 노무현은 바보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배로 일천여 척의 일본 수군에 맞서면서 "必生卽死 必死卽生"라는 말로 군사들을 독려하였다고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스스로 죽어서(선거에 떨어져야) 다시 사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저자 김용한은, 2000년 총선이라고 하는 특정 사건을 중심에 둔 기록을 책으로 엮어낸 이유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를 때까지 절규해왔던 지역 통합의 정치이념인 '노무현 정신'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산에서 출마, 다시 가시밭길을 가다

 

그리하여,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은 그가 모든 기득권을 훌훌 벗어던지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앞으로 지역구를 부산이나 경남 지역 중 한 곳을 정해 출마하겠다."

 

1999년 2월, 노무현 의원은 청와대를 다녀오고 나서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발표를 한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부산 출마에 대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부산에 내려온 것은 우리 역사에서 대립과 반목, 그것을 한번 극복해보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지역 갈등 상황은 위험 수위에 달해 있으며 그러한 적대감과 대결을 부추기는 정치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분리가 곧 불평등을 의미'하듯 지역분할구도가 지역의 상대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본문 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를 통하여 지역을 뛰어넘는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고, 화해와 용서·사람이 넘치는 감동의 정치를 이루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지역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그를 바보라고 불렀던 것이구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붙여 준 별명 중에서 '바보'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였습니다. 2000년 총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보 노무현'으로 불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말하자면, 2000년 총선 부산 출마는 정치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명분과 원칙에 어긋나는 구차한 기회주의식 정치는 않겠다는 정치인 노무현의 굳은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였습니다.

 

2000년 총선, 부산에선 어떤 일이 있었나?

 

지역을 뛰어 넘는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종로 선거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 온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에서는 가수 방실이를 닮은 '선동대장 방실이 아줌마'의 입을 빌어 말해주고 있습니다. 선동대장 방실이 아줌마는 왜 노무현을 지지하였을까요? 그녀는 살기가 힘들어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사실 지는 지난번 부산시장 선거 때부터 노무현 후보님을 지지해 왔심더.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 같은 서민이 잘살 수 있을 것 같애서........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듭니까? 열심히 열심히 해도 생활이 안 나아지니까 그래서예......."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노무현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맞심더, 인물이야 좋지예, 내도 노 후보를 좋아한다 안캅니꺼. 그런데 대중이 밑에 들어가 그게 꼴 뵈기 싫어지지 안할랍니다. 민주당이라 카마 호남당 아인교? 호남당. 그라마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오라 카이소. 팍 찍어준다 카끼네." (본문 중에서)

 

2000년 총선 당시 많은 부산 사람들은 노무현은 좋은데, 그가 민주당이라서, 호남당, 김대중당이라서 찍어줄 수 없다고 드러내놓고 말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노무현의 입장은 분명하였습니다. 그는 지역감정 앞에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벽을 허물기 위하여 출마하였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밝힙니다.

 

"부산에서 콩이면 광주에서도 콩이고, 광주에서 콩이면 충청도도 콩인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본문 중에서)

 

지역을 뛰어넘는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고자, 정치 1번지 종로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 온 노무현은 초반 여론조사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역감정의 높은 벽에 부딪쳐 패배하고 맙니다. 2000년 4월 13일, 부산 북 강서을 유권자들은 지역감정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노무현에게 패배의 쓴 잔을 안기지만 그날 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必生卽死 必死卽生"

 

노무현의 패배가 알려진 그날 밤, 6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노무현의 패배에 안타까워하는 글을 올렸고, 하룻밤 사이에 약 18만 명의 누리꾼들이 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한국 정치사상 초유의 사건이 일어납니다.

 

"정치인 노무현이 한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충격과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뜬눈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던 그때, 사이버 공간에서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역설적으로 한국 정치의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 한국 정치의 내일과 희생을 애절하고도 뜨겁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홈페이지에는 "아름다운 바보 한국인! 힘내세요!!" 같은 글이 끝도 없이 올라오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노무현 후보를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투표장에 들어가니 붓두껍을 든 손이 1번으로 가더라. 그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

 

"노무현은 바보다. 그러나 아름다운 바보다. 우리나라가 잘되려면 그런 아름다운 바보가 더 늘어나야 한다."

 

"우리 정치 현실을 보며 어느 부모도 제 자식에게 정치가가 되라고 말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의원을 보면서 나는 다섯 살 난 아들이 자라면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노 의원 같은 정치가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4.13 총선에 기권했지만 노무현 의원이 낙선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 같은 방관자적 자세가 그를 떨어뜨렸다고 생각했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서지 않으면 노 의원이 지역감정 타파 실험을 중지할까 걱정되어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00년 5월 7일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앞 카페에서 처음 만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쏟아져 나온 말들이라고 합니다. 이 모임은 한 달 후 그들은 정식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몇 개월 만에 2000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거대한 조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새로운 바람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불기 시작합니다. 노 전 대통령은 낙선 후에 '지역감정 해소책'을 주제로 강연을 하러 광주에 갔을 때는 밀려드는 시민들의 사인 공세 때문에 강연이 끝나고 30분 가까이 행사장을 떠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인기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한테서나 볼 수 있는 일이 정치인에게 일어난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상향적인 민심의 지지를 받는 열성적인 고정 팬을 둔 최초의 정치인이 된 것입니다. 이윽고 노무현의 정치노선과 철학에 공감하는 사람들, 혹은 그냥 서민들이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혹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불과 2년 후에 노무현을 제 16대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기적'을 이루어냅니다.

 

실속도 없이 노무현을 도운 이유

 

저자 김용한은 사람들이 "너는 왜 실속도 없이 노무현을 돕느냐"고 묻는다면 서슴치 않고 이렇게 대답하였다고 합니다.

 

"그것은 돕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하는 것으로, 상식과 원칙이 승리하는 사회가 되기를 조금이라도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저자뿐만 아니라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노사모를 비롯한 지지자들, 그리고 탄핵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국민들 모두 원칙과 상식이 승리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그와 함께 하였을 것입니다.

 

아울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봉하마을과 전국 곳곳의 분향소를 찾은 이들도 역시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도운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자신들의 꿈을 함께 이루어왔던 것이지요.

 

때문에 노무현 지지자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은 순수한 자원봉사자들이 대부분이었고,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명분에 공감을 느껴 따르는 사람들이었으며 노무현과 같은 서민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노무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노무현과 함께 원칙과 상식이 승리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뛰어든 불나비들이었던 것입니다.

 

김용한이 쓴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은 2009년 5월 23일, 그 불행한 사건이 아니었다면 세상에 책으로 나오지 않고 묻혀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무모하리만치 숭고한 도전, 슬프도록 아름다운 도전 기록을 담은 이 책은 "必生卽死 必死卽生"의 기적 같은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을 읽다 예전에 프레시안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 엮은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살아가는 법>에서 읽은 '정치'라는 주제의 글이 생각나 소개합니다.

 

어쩌면 좀 괜찮은 사람인 척 하는 우리들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대가'를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치

 

좀 괜찮은 사람들은

정치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좀 괜찮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모든 권력을 내주고

그들로부터 지배받는 벌을 받는다.

 

- 막시무스가 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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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아이들이 말하는 `민사고`
새벽 6시에 일어나 검도로 아침잠을 깨고 국궁으로 정신력을 다진다. 쉬는 시간에도 영어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새벽 2시 강제 취침 이후에도 급속 충전이 되는 랜턴을 켜 놓고 `도둑 공부`도 해봤다는 공부 벌레들. "공부하고 싶은 이에게는 천국, 공부하기 싫은 이에게는 지옥"이라는 표어가 딱 맞아 떨어지는 곳. 하지만 생활의 1/4은 각종 봉사 활동들로 수놓아지는 곳. 방문한 낯선 이들에게 먼저 "안녕하세요 "라며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인사를 올리는 학생들이 있는 곳. 올해 대학에 합격한 민사고 두 학생의 3년간 `횡성 생활`을 들어봤다.

◆코넬 공대 합격한 백두산

두산 군(19)은 올해 코넬 대학 공대에 합격했다. 영어 활용 수업이 많아 자연스럽게 환경이 조성된 것이 해외 대학에 진학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 "어느 순간 `이게 한국어로 뭐지` 이러면서 영어가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요" 고3 때는 학원은 안 다니고 스스로 문제를 풀고 공부를 했다. "방학 때 학원도 다녀보고 했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어요. 영어 실력이 진정으로 업그레이드 되려면 제 자신이 감을 익히는 수 밖에 없더라고요" 백 군은 400쪽이 넘는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한 학기에만 3~4번씩 읽어나갔다. 문장은 어려웠지만 독파하면서 성취감과 희열을 느꼈다. 그는 영문학 고전을 원서로 완독한 시간을 자칫 팍팍할 수 있는 고교 시절의 `활력소`라고 추억했다.

컴퓨터도 즐긴다. 컴퓨터 언어인 자바(JAVA)를 11명의 팀원들이 서로 배우는 과정에서 공대생의 정체성을 기르게 됐다. 백 군은 "6~7시간씩 꼼짝 않고 앉아서 프로그래밍을 하고 논리적으로 식을 짜고 마침내 구현이 될 때 그 쾌감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20 행렬식을 계산하는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그 원리를 나중에 수학 방정식을 푸는데도 응용했다. 그는 "학문의 원리는 서로 통해 있음을 깨달았고 끊임없는 과제 수행을 통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화학을 좋아하는 백 군은 `Chemistry`라는 단어에 끌려 공대를 진학하게 됐다. "화학이 다른 사람과의 공감대를 의미하기도 하잖아요" 공부만 들입다 했어도 모자랄 시간에 그는 또래 상담 동아리 `속삭임`에서 활동했다.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심리 상담을 해주고 고민이 있으면 들어줬다. 졸업생이나 신입생들의 성향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도 했다. 누구보다 뛰어난 수재들이 모여 있는 이 곳에서도 학생들은 학업보다도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다보니 `작은 사회`나 다름 없었다. "사실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부딪히는 건데 어떻게 서로 관계를 맺어야 할지 처음에 다 어려워해요. 하지만 저희는 자립심과 공존하는 법 모두를 배웠다고 자부해요" 백 군은 11학년(고2) 때 선후배 스터디 프로그램에서는 멘토로 활동하며 화학, 수학, 컴퓨터를 가르쳤다. "제 공부 시간 뺏긴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배웠던 것을 가르치면서 한 번 더 정리되니까 오히려 도움받은 거죠"

두산 군은 알찬 커리큘럼도 소중하지만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돌아볼 기회를 얻은 것, 의지하고 지낼 선후배와 친구들을 가장 큰 수확으로 생각한다. "사교육에 물들지 않아서 좋고 서로 끈끈하게 지켜주는 우정이 있어서 기뻐요" "1:1 매칭 선배가 있고 마주 보는 방이 매칭방이라 잘 지내요. 1달에 1번 빼고는 주말엔 기숙사에서 공부하고 애들이랑 원주로 원정 가기도 하고 휴게소에서 가락 국수도 사먹구요"

그는 대학원에서 공학과 접목시킬 수 있는 경영학이나 교육학을 배우고 싶다. "공학이 학문적으로만 머무는게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 하려면 경영 전략적인 마인드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교육학을 배우려는 까닭은 고민 상담을 하면서 능력이 있는 인재를 바르게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배운 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고 모두에게 플러스(+)가 되고 싶어요"

◆서울대 생명과학과 합격한 왕가온소래 양

가운뎃소리, 중심이 되는 소리라는 뜻을 가진 이름의 왕가온소래 양은 생물 과목 하나에 `올인`했다. 수강신청 제도 덕분에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민족반이긴 했지만 생물을 심화(in-depth) 과정으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들을 수 있거든요. 이런 과목 듣고 싶은데 개설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선생님께서 강좌를 열어주세요" 민사고 과정 중에 특별히 갖춰진 IR(Individual Research) 시간을 적극 활용한 결과였다. 생물의 경우는 4~5명, 영화 감상과 비판적 글쓰기도 학생들의 요청으로 20명 정원으로 열렸다.

11학년(고 2)때도 입시 위주로 공부한 것은 아니었다. 세계 지리나 AP Chemistry 등도 자유롭게 신청해서 수강했다. 12학년에 가서는 경시대회와 수시모집, 수능공부를 병행했다. 면접 준비도 같은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짝을 이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수학은 선생님 2분이 번갈아가면서 실전 면접 준비를 해주셨다. 일본 공대 입학 문제나 서울대 신입생들이 보는 학력 평가 문제 중 어려운 문제를 한 시간에 2~3개씩 몇 분 정도 칠판에 직접 나와서 풀어봤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면접 보는 교수님 역할을 했다. 추가 질문에 대응하는 모의 면접을 수 차례 치뤘다. 왕 양은 10월 중에 본 카이스트와 연세대, 11월 말에 본 서울대 3개 대학에 모두 붙었다. 같이 공부한 친구들도 모두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생물 공부가 너무 좋아 동아리도 `metamorphosis`(변이)라는 생물 동아리를 들었다는 왕 양의 목소리는 생물 이야기를 하는 내내 들떠 있었다.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을 이를 때 흔히 이 말을 써요" 그녀는 "작년 여름 민족제(교내 축제)때 환경에 관련된 독립 영화 상영회를 열었던 것이 학창 시절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재량권이 주어져서 한없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민사고, 암기형 vs 창의형 교육…180도 다른 인재로 커
韓美 대입제도 차이, 인재유형도 달라져

◆민족사관高 졸업 10년 / 민족반과 국제반의 차이◆

독일인 교사 간제 씨가 민사고 국제반 학생들에게 세계사를 가르치고 있다. 이날 수업은 영어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승환 기자>
독일인 교사 간제 씨는 민사고 국제반에서 세계사를 가르친다. 그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소재로 자유롭게 영어 토론을 하며 학생들이 스스로 배워가도록 가르친다. 국제반은 성적 외에 봉사활동 리더십교육 등을 통해 높은 아이비리그 진학률을 기록해 왔다. 성적 외에 잠재력까지 평가하는 외국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오히려 사교육 의존도가 낮다. 토론식 수업과 잠재력을 키워주는 민사고의 교육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달 27일 오후 1시 민사고 충무관 1층에서는 고3 민족반(국내대학 진학반) 학생들 18명이 유동훈 국사선생님의 수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단발령, 중요하죠. 을사조약은 을사늑약이라고도 하죠." 학생들은 교과서에 색색의 필기구로 줄을 그었다. 선생님은 내신에 반영되는 범위가 적힌 유인물을 나눠준다. 일반 학교의 수업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시간, 옆 방에서는 독일인 간제 선생님이 세계사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영화 `쉰들러리스트`를 소재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토론했다. 10명 남짓한 국제반(해외대학 진학반) 학생들에게 던져진 질문은 왜 쉰들러가 고통을 당했느냐는 것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로 발표할 수 있게 상황만 제공한다. 수업을 채워나가는 건 학생들의 몫이다. 이처럼 민사고의 국제반과 민족반은 커리큘럼이나 수업 내용ㆍ방식이 모두 다르다.

국제반 수업은 3단계를 목표로 한다. 첫째는 강의다. 이는 선생님은 가르치고 아이들은 배우는 과정이다. 둘째는 토론이다. 학생들은 배운 것을 그 자리에서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이에 따른 피드백을 받는다. 셋째는 작문이다. 자신이 느낀 것을 `말`로 표현했다면 `글`로 적어서 남기고 정리하고 과제로 제출한다.

이와 달리 민족반의 수업은 선생님은 가르치고 아이들은 배우는 1단계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종욱 교무부장은 "고3이 되면 민족반에서는 이런 3단계 수업이 사실상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민사고의 모든 수업은 1학년 2학기부터 학생들이 수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다. 학생들은 공통교과를 배우는 1학년 1학기를 제외하고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 전부 본인의 자율에 맡긴다.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과목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은 것을 골라 스스로 공부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민족반과 국제반은 수업 내용이나 방식뿐 아니라 공부하는 폭도 다르다. 민족반은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이과와 문과로 나뉘어 공부를 하는 반면, 국제반은 이과ㆍ문과의 영역을 나누지 않는다. 국제로봇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한 국제반 한예나 양은 "민사고를 진학한 계기가 이과와 문과,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두 가지를 모두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육 과정과 방식이 다르다 보니 민사고에서 3년을 보낸 학생들의 학습 성향이나 성취도가 국제반과 민족반 사이에 큰 차이가 난다. 민족반 아이들이 배운 것을 암기하는 데 뛰어난 `스펀지형 인재`라면 국제반 아이들은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분수형 인재`로 성장하는 것이다.

국제반과 민족반의 차이가 커지다 보니 민사고는 2008학년도부터 이를 구분하지 않고 `무계열 개방형 입학`으로 바꾸고 최종적인 계열은 3학년이 돼야 구분하고 있다.

나병률 민사고 부교장은 "민족반으로 뽑힌 아이들도 모두 머리가 좋고 뛰어나 높은 점수를 딴다"며 "하지만 국제반과 비교해 보면 아이들이 많은 것을 놓친 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을 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무계열로 바꿨다"고 털어놓았다.

들어올 때는 여건이 비슷하더라도 민족반은 상대적으로 수능 점수라는 목표를 향해 깊이 없는 공부를 하는 반면, 국제반은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나 부교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사실상 지배하는 대학입시제도 자체가 개선되지 않는 한 막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민족반과 국제반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국내의 대입제도와 해외의 대입제도의 차이 때문이다. 민사고 국제반의 경우 학업 성적 자체가 해외대학 합격을 절대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능력만 되면 외국 대학은 자격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리더십 훈련, 봉사활동, 과외 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청 민사고 사무국장은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기회가 더 확대되어 점수 위주가 아닌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선발할 수 있어야 사교육이 줄어들고 공교육도 정상화되는 `선순환 효과`가 온다"고 강조했다. 민사고는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올해 실제로 민족반 45명 중 서울대에 19명이 갔다. 이 중 수시합격이 18명으로 90%가 넘는다. 대학입시 자율화가 본격화되면서 가능한 일이었다.

민사고 교장을 지낸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은 "민사고 모델을 우리 공교육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다만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또 토론식 수업 등은 벤치마킹할 만하다"고 말했다.

민사고 졸업생, 의사·법조인보다 기업·연구소 진출 많아
모범생보다 창의적 괴짜들 배출해…자립형 사립고 역할모델 자리매김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주제로 한 국무회의에서 `민사고 모델`이 화제가 됐다. 정진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민사고의 교육 결과를 보면 해외진학반 학생들이 보다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모델이 우리 공교육 정상화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족사관고가 올해로 졸업생을 배출한 지 10년이 됐다. `1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지도자로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교육을 받은 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1999년 2월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는 1회 졸업생 11명을 배출했다. 이들은 그해 3월 2일 대학에 입학했다.

사회 진출을 시작한 민사고 1~3회 졸업생의 현재를 전수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1~3회 졸업생 67명 중 연락이 안 되는 2명을 제외한 65명의 현재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들 중 국내외 대학에서 석ㆍ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17명과 군복무 중(4명)이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1명)을 제외한 43명이 사회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사고는 1호 `자립형 사립고`다. 지난 10년간 민사고가 보여준 성과는 우리 교육 현실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민사고는 이후 설립된 자립형 사립고의 역할모델이 됐고 또 민사고가 해외 대학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자 대입제도의 벽에 막힌 대원외고 등 다른 학교도 이를 따랐다.

1기 졸업생 중 한 명인 김성진 씨는 1999년 3월 2일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구미가 고향인 김씨는 "민족 지도자 양성이라는 모토가 마음에 들었고 학비도 전액 면제라고 해서 민사고를 택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2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지난해 공군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1월 초부터 금융위원회 사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김씨에게 민사고를 나오기를 잘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를 물었다.

그는 "영어로 수업을 하다 보니 영어에 능숙하게 됐고 또 무엇보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자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1기 졸업생 사이에서 "공부도 잘했고 운동도 잘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 같았던 친구"로 기억되는 김광호 씨는 경찰대를 졸업하고 현재 경찰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3회 졸업생으로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던 박영수 씨는 현재 공중보건의로 일하고 있다. 그는 평범한 의사의 길을 가기를 거부하고 있다. 마음속에 품은 꿈 때문이다. 그는 "환자를 보는 의사도 보람 있지만 사회 전체적인 의료시스템을 고치는 보건학이나 국제보건센터 같은 쪽에 관심이 더 많고 이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매일 새벽 6시 30분에 체조 끝나고 1교시 시작 전에 `출세를 위한 공부를 하지 말고 학문을 위한 공부를 하자`고 매일 제창했다"며 "그때는 귀찮고 의미 없는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뇌리에 박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힘 있는 사람을 많이 배출한 학교보다는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정책을 만들고 사회발전을 가져오는 학문을 하는 사람들을 배출한 학교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문지성 씨는 SK에너지 R&M 전략기획팀에서 해외 자원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4년째 해외 자원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문씨는 지난해 중동 등지의 자원개발 사전검토서를 작성한 적이 있다. 이전 조사가 전무한 `백지상태`에서 떨어진 오더라 당황했지만, 어렵지 않게 사전검토서를 만들 수 있었다. 문씨는 "학교 다닐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토론수업을 하고 자율적인 학습 분위기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족사관고 제1회 졸업식이 열린 1999년 2월 강원도 횡성의 교정에서 설립자 최명재 이사장과 함께한 1기 졸업생들.
신상희 씨는 서울대 기계공학부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대자동차에서 하이브리드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어떤 미래를 꿈꾸냐는 질문에 대부분 비슷한 대답을 했다. "민사고 졸업생으로서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의무감으로 자리잡고 있고 또 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졸업 후 10년간 `민사고`를 나왔다고 하면 "똑똑할 것"이라거나 "엘리트일 것"이라는 시선에 시달려 왔지만, "엘리트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는 `괴짜`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지성 씨는 "학교 다닐 때 `나 혼자가 아닌 1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지도자가 돼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조직에서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분위기를 이끄는 것으로도 이미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상희 씨는 "대학교 1~2학년 때만 해도 `의사가 돼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유의 얘기를 하는 친구가 있으면 `왕따`가 될 정도였지만, 지금은 각자의 자아실현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2기 졸업생 고덕수 씨(28)는 카이스트 산업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교보AXA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에서 일하고 있다.

고씨는 "모두 고향에서 1등 하던 친구들과 공부하면서 `누군가의 우위에 서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배운 것 같다"며 "진정한 리더십은 우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는 겸손함을 배운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신나는 공부]내년 개교하는 두 특목고 이렇게 준비했다



■세종과학고 합격 김원재 군

수학 과학 상위 1~3% 유지

화학올림피아드 금상 수상

내년 개교하는 서울 세종과학고 올림피아드 특별전형에 합격한 김원재(15·서울 목동중 3) 군은 올해 9월 열린 한국화학올림피아드(KChO) 중등부 금상을 받았고 이 성적을 바탕으로 세종과학고 올림피아드 특별전형에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127명 가운데 23명이 합격해 5.5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김 군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수학과 과학 현상으로 풀어냈던 것이 합격의 비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김 군은 가령 친구가 콜라병을 땄을 때 “치이∼”하고 김빠지는 소리가 나면 “콜라 속에 녹아들어있던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바로 떠올렸다. 또 라면을 먹을 때 펄펄 끓는 물에 라면을 넣으면 물이 다시 안 끓게 되는 장면을 보고 “물의 비중이 줄어서 증기압이 줄어들어 안 끓게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식이다.

그만의 수학 공부 노하우도 있다. 일단 처음에는 남들보다 더 많은 문제를 풀어보면서 문제의 유형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다. 이해는 그 다음이다.

김 군은 “‘책을 백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보인다(·독서백편의자현)’는 말이 있는 것처럼 수학 문제도 풀고 또 풀다 보면 원리가 이해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 군은 수학 문제에 대한 집착력이 남들보다 뛰어나다. 과학고 입시가 코앞에 다가와 공부 시간이 부족해도 어려운 문제를 풀 때는 절대 해설과 답을 보지 않고 2, 3시간 붙잡았다.

그렇게 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그와 관련된 더 어려운 문제에 또다시 도전한다. 이렇게 하다보니 어떤 경우에는 대학 수준의 수학 문제에까지 도달한 적도 있다.

이번 세종과학고의 올림피아드 특별전형은 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받은 학생이 선발되고, 다음으로 금상을 받은 학생들이 선발됐다. 합격자들은 모두 김 군처럼 올림피아드에서 금상 이상을 받았다. 상이 같을 경우에는 수학과 과학의 내신을 비교해 선발한다.

김 군은 “국어는 전교 100등 밖으로 밀려난 적도 있을 정도로 자신 없지만, 수학과 과학 성적은 항상 상위 1∼3%안에 들었다”며 “다행히 세종과학고에서는 수학 과학 내신만을 평가하기 때문에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올림피아드에서 금상 밑으로 떨어지면 내신이 아무리 좋아도 합격하기 힘들다”며 “KChO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전문 학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군은 “세종과학고에 가면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훌륭한 선생님들과 좋아하는 수학 과학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서울국제고 합격 오세현 양

친구들과 매일 3, 4시간씩

찬반 토론하며 면접 준비

“친구들과 매일 다양한 시사적인 주제를 토론하고 역할을 바꿔가며 가상 면접을 한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됐어요.”

4일 발표된 서울국제고 특별전형에 합격한 서울 상신중 오세현(15) 양은 합격의 비결로 신문을 활용한 토론과 다양한 독서 경험 등을 꼽았다.

첫 신입생을 모집한 서울국제고 특별전형은 75명 모집에 263명이 지원해 3.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신 96.7%에 인성면접 성적 3.3%가 반영됐다.

중학교 내신이 상위 0.3% 수준이고 가중치가 있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는 거의 만점을 받은 오 양이었지만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지원할 것으로 예상해 반영비율은 낮지만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면접을 꼼꼼히 준비했다.

1개월 전부터 같은 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매일 3, 4시간씩 이라크 파병연장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다양한 주제를 놓고 찬반 토론을 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친구들의 주장을 경청하면서 그 주제에 대한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또 면접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꾸준하게 신문을 읽은 것도 큰 힘이 됐다. 대통령선거와 남북 정상회담, 환경문제, 북방한계선(NLL) 문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아프리카 빈곤문제 등 국내외 현안의 주요 내용과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영어 듣기는 전형 요소가 아니고 수학능력 여부만을 판단하는 기준이었지만 국제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공인 영어 성적은 iBT 101점.

그는 집에서는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와 간단한 일상 대화 정도는 영어로 하고 있다. 최신 해외 이슈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영어 공부도 하기 위해 타임과 같은 영자지를 활용했다.

평소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추리 소설이나 역사 서적을 즐겨 읽는다는 그는 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쉬운 영어 소설을 가깝게 두고 반복해 읽는 것이 영어실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중간 중간 어려운 단어가 나오기 때문에 한 번에 책의 내용을 100% 이해하기는 힘들죠. 하지만 반복해서 읽다보면 문맥 속에서 단어의 뜻이 이해될 때가 많아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고 당장 사전을 뒤져보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고교를 졸업하면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영어 실력이 좋아야 한다”며 “국제변호사가 돼서 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꼭 한번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서울국제고 일반전형 심층면접 보고서 | ★정보공유

전체공개 2007.12.08 16:17

 

제 1일 (12월7일)

 

우선 여섯대의 차량에 30여명씩 나누어 타고 가평 대성리 연수원으로 향했습니다.

 

버스안에서 관리번호를 받았지요 1,2,3,4,5,6 호차 버스는 각각 A,B,C,D,E,F 반으로 배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D-23번을 받았네요...

 

관리번호를 받은 뒤 도착했습니다.

 

그다지 먼거리는 아니더군요.

 

미래관이라는 강당,식당이 있는 건물과 숙소가 집중되어있는 창조관 이라는 건물이 있었구요.

 

미래관 제일 윗층에 있는 강당에 우선 집결한 후

 

자신의 관리번호가 적혀있는 조끼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조끼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조끼가 아니라

 

마치 마라톤 선수들이 착용하는 듯한 그런 조끼 있죠.. 무튼 그런 조끼를 배급 받았지요.

 

타반 학생들과 접촉을 막기 위해 항상 착용하고 있어야했습니다.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에 대한 소개를 듣고

 

점심 식사 후 면접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총 6영역의 면접 영역이 있었구요.

대부분의 면접은 영역당 100분 정도로 이루어졌습니다.

개별면접(영어면접포함)3개,집단면접 3개로 이루어졌습니다.

 

6개의 반은 각각 다른 영역의 면접을 보았습니다.

때문에 다른 조와의 접촉은 일절 차단 되었습니다.

세면도 따로 하였고, 식사는 물론 모든 과정을 따로 하였습니다.

 

 

D반 기준으로 점심식사 후 첫번째 면접은 집단 토의 였습니다.

한 반당 30여명/ 또한 그것을 다섯명씩 나누어 여섯개조로 나누었습니다.

총 100분이었고 앞에 1~15번 까지 50분 동안 진행한 후

뒤 16~31번 까지 50분동안 또 진행하였습니다.

 

문제:어느 시의 A지역에 쓰레기 소각장을 건립하려 한다. 하지만  A지역의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

B지역에는 이미 10년전에 추진하려 했으나 반대가 심해 무산되었다.

만약 우리가 쓰레기소각장 건립추진팀이라면 그 시에 소각장건립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토의 후 발표자를 한명 정해 그 발표자가 앞에 나가 토의내용을 발표 하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면접은 개별 면접 이었습니다.

한명 당 대기시간은 6분

면접 시간은 3분씩 이었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예문을 주었습니다.

문제1.위 예문과 같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서술

문제2.한 국가와 세계가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저녁 식사 후 세번째 면접이 진행 되었습니다.

 

세번째 면접 역시 개별 인성면접 이었습니다.

통일에 대한 문제

이건 기억에 3분 대기에 3분 면접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문제내용이 대충밖에 기억 안나네요.

 

문제: 나는 통일 찬성론자 이지만 B라는 친구는 반대론자이다. 막대한 비용이 들고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B친구를 어떤 식으로 찬성하도록 설득할 것인가?

통일을 위해 개인과 국가가 해야할 노력엔 어떠한 것이 있겠는가?

 

 

네번째 면접은 3명씩 들어가서 보는 집단 면접 이었습니다.

3명의 학생이 동시에 문제를 보기 시작 3분 동안 대기한 후

동시에 들어가서 총 9분동안 면접이 진행 되었습니다.

 

문제1.우리 주위에 장애인들이 많다. 그 장애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자신의 사례 이야기해도 됨)

문제2.담임선생님이 협동심을 기르기 위해 반을 꾸미라는 과제를 주셨다. 반 친구들과 어떻게 그 과제를 수행할 것인가?

문제3.전학생이나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자신의 사례 이야기해도 됨)

 

유의사항:각 문제당 1분 동안 답변해야함

 

즉 세명의 학생에게 순서 상관없이 무작위로 면접관님이 질문합니다.

저 1,2,3번에 대한 질문을 모두 답변하게 되며 어떠한 문제가 먼저 질문될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제 2일 (12월8일)

 

간단한 세면 후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다섯번째 면접이 바로 진행 되었습니다.

 

다섯번째 면접은 첫번째 면접과 비슷한 집단토의 였습니다.

 

예문이 주어졌습니다.

어떤 학교의 학생회장이 두발자유화를 공약으로 걸고 선거에 출마하였다는 이야기..

 

문제1.학생회장이라면 두발자유화를 이뤄내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2.두발자유화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위원 중 하나가 열심히 참여를 하지 않는다면

그 위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학생회장으로서 어떻게 리더쉽을 발휘해야할까?

 

라는 문제를 30분동안 토의한 후 또 대표자가 나가 2분간 발표했습니다.

 

 

마지막 여섯번째 면접은 개별영어면접 이었습니다.

 

한사람당 6분 동안 문제를 보고 6분동안 들어가 영어로 답을 하는 문제 였습니다.

 

총 두개의 면접실에서 면접이 진행되었고

한 면접실엔 외국인면접관 한 분과 한국인 면접관 두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문제역시 영어로 써있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문제1.면접관과 짧은 대화가 있을 것이다.

문제2.그래프가 주어졌습니다.

(전 문제해석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만 ...

오오 댓글에 학생들이 대학교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는가? 였다고 합니다.

다행이네요.. 비슷하게 해석한 걸로 기억됩니다.)

그리하여 세부 항목으로 %가 나타나 있는 그래프가 나왔습니다.

문제는 당신은 이 그래프에 대해 몇가지 질문을 받게 됩니다. 공부  해놓으세요.

 

문제3.만화가 한컷 주어졌습니다.

아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아들에게 숙제를 다했느냐? 숙제가 없느냐? 무슨 이런 질문을 합니다.

아버지는 TV를 보고 있습니다.

 

이 가족의 상황을 설명하여라 and,but,because,and so on 등을 사용하여...

또 이 가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여라.

 

들어가니 가운데에 외국인 면접관분이 앉아계셨습니다.

 

간단하게 How are you? 라는 질문부터...

꿈이 무엇이냐? 그 꿈이 왜 이루고 싶냐...

다른 취미는 없는가? 등등...

 

 

저는 사실 진짜 어려웠습니다. 문법에 맞추어서 대답을 한다는 것 자체도 힘들었고..

그냥 단어만 몇 개 말하면서 면접을 끝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다 잘한 것 같던데 말이죠...

 

 

 

전체적인 소감...

 

예상 했던 어려운 시사용어에 대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

시간도 적절했기 �문에 특별전형 때처럼 시간이 많이 남아버리는 불상사는 적은 편이었구요.

다만 개별면접 때 한명씩 불려나갈 때의 그 착잡함이란...

정말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이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그런데 녀석들.. 공부를 뭐 그리 잘하던지요

 

전교1,2등은 기본이며 벌써 수2까지 끝내놓은 녀석...

과학 물리,화학 I/생 2까지 끝내 놓고...

10-나 끝내기도 기본 이더군요.

이제 막 정석 10-가 시작하고 있는 제가 무지 초라해질만큼...

 

면접내용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는데...

몇가지 실수도 있었고.... 말도 똑같은 말만 계속 반복하고...

그랬던것 같네요...

 

 

 

그리고 모든 면접을 마쳤습니다.

 

항상 입고 다니던 관리번호가 쓰여진 조끼는 기념품으로 받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하하 ㅜ_ㅜ

 

저는 국제 고등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학교는 대한민국을 빛낼 많은 인재들을 탄생시킬 수 있는 교육이념과 교육방침을 가진 열정적인 교사들이 지도하는 주체성있는 학교라 믿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 경제, 문화의 세계화와 함께 새로운 가치관을 창출하는 인재들을 많이 많이 발굴해 주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국제고 카페 개설 Routine

2007/12/04 23:40

http://blog.naver.com/huiseo25/70024918753

 

 

나댔다.

 

꾸미는건 젬병인 자식이 카페를 만들다니...

그래도

 

 

 

SGHS_서울국제고1기★

 

http://cafe.naver.com/sghs1.cafe

 

들려줘요...ㅠㅠ

이것 보고 정말 감동!

모두 합격했음 좋겠다는 마음이 ...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소망하는 미래 꼭 만드시길!!^^

내년에 개교하는 서울 국제고 특별전형 시험 후기 ________________

아직 학교 개교를 안한 관계로 풍문 여고에서 시험을 봤다. 학교 되게 넓더라...건물에서 길잃을뻔 했다.

아침 9시쯤 도착을 하니 교문부터는 학부모 출입 금지라네..;; 엄마와 인사를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고사장을 찾아 갔다. 2학년 14반에서 대기를 하는데.. 하나 둘 씩 학생들이 들어왔다.

다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는데, 모두 합격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관이 들어오시고, 출석 확인을 한 뒤 이것 저것 주의사항을 알려주셨다.

자신의 학교와 이름은 절대 말하지 말라면서 명찰을 가릴 스티커를 주셨는데..

엥. 난 왜 1-1 인거지? 앞에 1은 고사실 번호일테고.. 난 수험번호가 10006번인데..?!

"이거요... 관리번호 1-1이면 맨 먼저 시험 보는 거에요?"

" 네 ^^ 긴장하지 마시구 잘 보세요"

허걱.....허걱...설마..설마....ㅜ_ㅜ..

더 긴장이 되었지만 별 수 없기에 진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드디어 방송에서 관리번호 1번을 대기시키라는 말이 나왔고, 교실 뒤편의 칸막이 뒤로 가니

책상에 문제지가 올려져 있었다. 10분간 읽고 생각할 시간을 준댄다.

1-가. 2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설명하시오

나.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덕목)을 설명하시오.

다. 그 자질을 갖추기 위해 서울국제고에서 어떤 일을 할것인지 설명하시오.

2-가. 세계인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설명하시오.

나. 그 사례는 무엇인지 설명하시오.

다. 만약 자신이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인지 설명하시오.

3-가. 공동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지 말하시오.

나.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다. 국제고 기숙사에서는 공동생활을 할 텐데, 적응하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도울 것인가 설명하시오.

흠....대략 이런 질문이었다.

그동안 준비해온 것들이어서 답변을 생각하는데 여유가 있었다.

금세 10분이 지나고, 드디어 고사실로 가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숨을 크게 들이쉬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면접관 세 분과 의자 하나, 책상, 그리고 그 위에 아까 봤던 문제지가 올려져 있었다.

인사를 하고, 하마터면 수험번호를 말 할 뻔 했지만

"안녕하세요, 관리번호 1-1번입니다"

휴..=_=

주어진 시간은 10분이었는데... 긴장해서였는지 답변을 다 하고 나니 5분이 지났음을 알리는 종이 쳤다.

어머나...-_-.....난 내 인생 최고로 뻘쭘한 5분을 견뎌내야 했다. 텔미 춤이라도 출 걸 그랬다.

점심을 먹은 뒤 듣기 평가를봤는데.. 내용은 정말 중3수준? 그정도였는데,,ㅠㅠ 음질이..음질이...끄어어어어어

일부러 잡음을 섞은 것 같고, 발음도 정말 ㅁㄴ아ㅣㅓㄹ ㅣㅏㅢ 였고. 뭐 핑계이겠지만..ㅠ

그래도, 시험이 끝나니 뭔가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결과가 어떻든간에. 최선을 다했다는 뿌듯함? ㅎㅎㅎ

이러고있다 ㅡ,.ㅡ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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