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구슬'의 그림은 구수하다. 한 동자승같은 아이가 한복을 입고 구슬을 잃어 슬퍼하고 있는 그림이다. 아이세움에서 편찬한 이 책을 우리집 꼬마가 빌려왔다.그래 잘 빌려왔다고 칭찬을 하고 내용을 살짝 들춰 보았다. 내용인즉 간단하다. 노마라는 소년이 파란 유리구슬을 잃어버렸다. 노랑 구슬이 둘, 파랑 구슬이 하나 총 3개가 있었는데 파란 구슬만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노마는 구슬을 찾으러 큰길 앞 우물 앞으로 가고 기동이 집 담 밑으로 가고 버드나무  밑으로 간다. 그런데도 못 찾았다. 그래서 노마는 생각하는 것이다. 그 구슬만 찾는다면 지금 가진 것 모두를 몇 갑절 더 주어도 바꾸겠다고 ...

 

 이 글을 읽고 우리 아이는 독후감을 썼다. 그 내용이 이렇다. "제가  구슬을 잃어버린다면 구슬을 안 찾을 거예요. 왜냐하면 구슬은 가게에서도 팔고 난 구슬놀이를 안해서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구슬을 안 찾을 거예요. "

  나는 이 글을 읽고 화가 났다.  나는 우리 아이가, 2학년인 우리 아이가 작가가 말하는 상징을 찾아내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는 참으로 솔직하게 자신의 소감을 말했을 뿐이고 이것은 또래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난 왜 화가 많이 났을까? 그 이유는 또 하나의 것으로 이것은 나에 대한 것이다.  아이가 나의 삶을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군가 나를 떠났을 때 그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던가? 그들과 아름다웠던 삶을 반추해 보며 찾아다닌 적이 있던가? 그리고 단 한번이라도 그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던가? 아이에게 한 마디를 해 주었다. 아이야, 너에게 소중했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너는 기분이 어땠니?  그 사람과의 추억이 생각나지 않던? 그것이 슬프지 않던? 이렇게 얘기해 주었더니 우리 아이는 '외할아버지'라고 얘기를 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슬펐고 그 뒤에도 많이 생각을 했다고 그리고 가끔씩 외할아버지가 생각이 난다고... 나는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그 이야기를 들었다. 그랬더니 우리 아이는 내가 슬퍼할 얘기를 했다고 생각해서 인지 그런데 구슬은 사람이 아니잖냐고 말을 한다. 사람과 구슬은 다르지 않아요? 나는 작가는 상징을 통해 우리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감동을 준다고 말해 주었다. 그랬더니 아이가 다시 글을 쓴댄다. 그래 한번 써 보렴... " 제가 소중한 걸 잃어버린다면 꼭 보고 싶을 거예요. 왜냐하면 옛날에 놀았던 추억들이 생각이 날테니까요. 아이는 왜  파란 구슬 생각을 많이 했는지 이제야  잘 알겠어요." 나의 기억창고 문앞에도 이 '잃어버린 구슬에 대한 추억'을 정성껏 새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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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올해 입시도 결국 죽음의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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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뉴스: 4시간동안 4600자 ‘거대한 퀴즈 게임’
출처: 한겨레 2007.02.22 20:50
출처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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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의성어 의태어를 좋아해요...동요처럼 늘 들려주면 잘 기억하지요... 생글생글 웃으며 하하하 호호호 늘 웃음이 넘쳐 나지요. 엄마가 동요처럼 만들어 들려 주세요...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언제나

 

같은 소리 똑딱똑딱 부지런히 일해요...

 

일어났나요??

 

대답해봐요...쿨쿨 아직도 잠들어 있네요... 자  간질간질 일어나자.  헤헤 헤헤 ...재미있지? 이제부터 소중한 하루가 땡땡땡 시작됐네요...시작 됐지요...쭈욱쭈욱 기지개를 펴고 쭉쭉이 맛사지를 하고 일어났지요...

 

이제부터 양치질하고, 세수해야죠!

 물이 콸콸 쏟아지면 안돼요 똑똑 조르르르 수돗물을 아껴서 세수를 해요...미끌미끌 비누로...뽀드득뽀드득 얼굴도 닦고 ...뽀득뽀득 손도 발도 예쁘게 ...치카치카 이는 물론...


아침 식사를 해요. 꼬르륵~~~~이런 빨리 준비해야겠네. 도마소리 특탁툭탁, 야채볶음 지글지글, 찌개는 보글보글, 호호 바쁘다바뻐


자 이제 다 준비됐어요. 맛있게 냠냠...찌개가  아직도 보글보글...김이 모락모락...맛있죠?

냠냠...쩝쩝...꼭꼭 씹어서...꿀꺽 삼켜봐요....오물오물 먹는 모습 귀엽기도 해라...후루룩 국도 한입... 김치도 물에 씻어서 사각사각...치즈도 야금야금...동글동글 동그랑땡도 먹어야지...먹을 게 많네 ...물도 조금씩 꿀꺽꿀꺽 ...잘 먹었습니다... 덜그럭덜그럭 설거지도 빨리 끝내자.


자, 청소를 하고 놀아줄게!

위잉~~ 청소기를 틀고 구석구석 싹싹 쓱쓱 윙윙 ...뭐하니? 청소하고 있는데ㅜㅜ아장아장 걸어서 ... 살금살금 걸어서 데굴데굴 구르네 ... 그럼 안돼. 먼지가 다 묻잖아. 싱글벙글 웃는데 나도 빙그레...쓱싹쓱싹 다 쓸고 난 뒤엔 뽀드득 뽀드득 방을 닦지요.



자 이제 놀아줄게. 먼저 동요를 ...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애기곰은 너무귀여워 으쓱 으쓱 잘한다.

 

우리집 강아지는 복슬 강아지 학교 갔다 돌아오면 멍멍멍 반갑다고 꼬리치며 멍멍멍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가자 늪지대가 나타나면은 악어떼가 나온다 악어떼

 

개굴개굴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손자며느리 다 모여서 밤새도록하여도 듣는이 없네 듣는사람없어도 날이 밝도록 개굴개굴개구리 노래를 한다 개굴개굴개구리 목청도 좋다

 


닭장 속에는 암탉이 (꼬꼬댁) 문간 옆에는 거위가 (꽥꽥)
배나무 밑엔 염소가 (메~) 외양간에는 송아지 (음매)

깊은 산 속엔 뻐꾸기 (뻐꾹) 높은 하늘엔 종달새 (호르르)
부뚜막 위엔 고양이 (야옹) 마루 밑에는 강아지 (멍멍)

닭장 속에는 암탉들이 문간 옆에는 거위들이
배나무 밑엔 염소들이 외양간에는 송아지
깊은 산 속엔 뻐꾸기가 높은 하늘엔 종달새가
부뚜막 위엔 고양이가 마루 밑에는 강아지

우∼ 아야 우∼ 우우우우 우∼ 아야 우우우우∼


공이 굴러간다...데굴데굴 ...살금살금 다가와서 까꿍...찾았다... 멋지게 쓱싹쓱싹 ...뒤죽박죽 삐뚤빼뚤 애써서 그린 그림...어머 이렇게도 그리네...

초인종이 딩동딩동 밖에서 놀자...손에손을 잡고 모두 다함께 빙글빙글 춤을 춥시다.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손벽을 치면서 머리를 숙이고 랄라랄라 즐거웁게 춤춘다. 박수소리 짝짝짝 웃음소리 하하하  흔들흔들 그네도 타고 미끌미끌 주르르륵 미끄럼틀도 타고 놀아 보자...땀이 뻘뻘 야 신난다. 모두모여 들썩들썩


맛있는 간식도 먹자.

사각사각 사과...쭉쭉 포도...사탕은 쪽쪽,  알록달록....아이스크림이 사르르 스르르...과자는 부스럭부스럭, 바삭바삭, 와삭 한입...말랑말랑 물렁물렁 맛있는 젤리...



주말에는 야외로



아빠는 헐렁헐렁 바지를 입고 ...엄마는 또각또각 구두를 신고...아가는 알록달록 예쁜 옷에 아장아장... 살랑살랑 바람이 간질간질 얼굴을 쓰다듬고 ...나비는 나풀나풀 팔랑팔랑 자동차를 쌩쌩 타고  동물원에 오면 !! 

 수탉은 꼬끼오 암탉은 꼬꼬 병아리는 삐약삐약 

 강아지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  쥐는 찍찍 쪼르르르

 토끼는 깡충깡충 거북이는 엉금엉금

 황소는 음매애 염소는 매애 말은 히히힝 망아지는 히잉히잉  

 돼지는 꿀꿀 오리는 꽥꽥

 여우는 캥캥  늑대는 우우우 우우우우 우우 우우우우

 호랑이는 어흥어흥 사자는 으르렁으르렁

 참새는 짹짹 비둘기는 구구 까마귀는 까악까악  까치는 깍깍

 독수리는 훨훨

 사진을 찰칵찰칵

 

 낙타는 타박타박 타조는 후다다닥  거북이는 느릿느릿

 캥거루는 껑충껑충 토끼는 깡충깡충

 기린은 휘청휘청 개미는 영차영차

 펭귄은 뒤뚱뒤뚱  개구리는 폴짝폴짝

 원숭이는 촐랑촐랑  코끼리는 성큼성큼

 뱀은 꾸물꾸물 애벌레는 꿈틀꿈틀 (꿈을 담는 틀이 아니라 호호 센스)

 

 우리집 멍멍이는 폴짝폴짝  뛰어서 나들이 하네요...멍멍멍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뚜우 배도 타면...철썩철썩 바닷물이 넘실넘실 흘러드는 울퉁불퉁 환상의 섬. 첨벙첨벙 물속에 들어가서  얏호 환호성을 지르면 에취 벌써 저녁이 다 되었네 반짝반짝 별님이 아름답게 빛나네...




목욕하고 코 자요

물이 쏴아쏴아...샤워를 하면 보글보글 예쁜 비누거품에...손이 미끌미끌 물에 담근 손이 뽀글뽀글쪼글쪼글...풍덩 물 속에...첨벙첨벙 물놀이...자 이제 그만 코 자야죠. 아빠는 드르렁드르렁..엄마는 새록새록 우리 아기 동글동글 귀염둥이 우리아기 잘도자지...쌔근쌔근 숨소리 콜콜 잘도 자요. 그제서야 엄마도 쿨~쿨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하늘나라 선녀

 

님들이 송이송이 하얀 눈을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한 여

 

름에 한 겨울로 사르르르 놀러가요...우리 모두 즐거운

 

이상한 나라의 꿈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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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콩나무(Jack and beenstalk)

 

 잭과 콩나무는 어릴 적 아주 재미있게 본 동화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콩이 나무가 되어 쑥쑥 자라서 하늘까지 닿는 부분이었다.이런 책 때문에 내가 꿈에서 순식간에 나무를 몇그루나 자라게했는지 모른다. 이 흥미로운 잭과 콩나무에서 잭은 왠지 용감하지만 무식한 아이 같았다. 소를 콩으로 바꿨을 때에는 참 바보같다고 생각도 했다. 그래서 엄마한테 혼나고 콩을 엄마가 집어 던졌으니까...그런데 그 엄마가 정말 잘한 것이었다. 그 콩을 쓰레기통에 넣었다면 아마 뿌리를 내리지 못해서 콩나무가 크게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는 밖으로 집어 던졌고 그래서 그 자리에 싹이틀 수 있었고 결국 순식간에 나무가 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하늘에 그렇게 무서운 거인이 살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그 거인이 여러가지 신기한 것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소년이 용감하게 가지고 온 것이 너무 아슬아슬했다. 그런데 그 거인이 쫓아오다가 떨어져 죽은 것은 참 안 됐다...어쨌든 잭은 그후로 엄마와 함께 잘 살았다고 한다.

 

어제 우리집 꼬마가 이 이야기를 다시 들려 주었다. 이때 나는 예전과는 다른평가를 내리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수많은 구전의 작가들은 어떠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려한 것일까?  상상과 재미와 지혜로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고 비평을 할 수 있을까? 

 잭은 용감하고 무모하지만 확실히 목적의식은 있다. 그것은 바로 거인의 돈과 황금알을 낳는 거위, 그리고 말하는 하프를 훔쳐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잭은 남의 것을 왜 훔쳐오는 것일까? 그것은 도둑질인데...여기에서 우리의 의문은 비롯된다. 잭은 도둑놈인가?

 

처음 내용을 보면 잭은 어머니와 가난하게 살고 있는 외동아들이다. 그런데 그 어머니가 병이 나셨다. 편모 슬하의 아이에게 어머니의 병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재난일 것이다. 결국 약도 못사는 형편이 되자 어머니는 잭에게 한마리 뿐인 소를 장에 내다 팔아서 약을 사오라고 하신다. 그렇게 되면 소를 판 돈으로 약값은 생긴다. 그러나 그뒤는 어떻게 되나?  희망을 말하자면 엄마가 낫든지 잭이 일을 하든지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엄마의 병세가 악화되면? 잭이 고아원이나 이런데 보내지면?  이런 의문을 뒤로하게 하는 사건은 할아버지의 권유이다. 어른이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을 요술콩...믿거나 말거나의 요술콩...그 콩을 잭은 믿는다. 잭의 순진함은 여기서 진가를 발하는 것이다. 만일 그말을 어떻게 믿어요? 제가 바보인줄 아세요? ...나를 믿어봐라 만일 네가 믿는다면 그 일이 그대로 실현될 것이다.

  연금술사의 그 아이처럼 누군가의 말을믿고 어떤 행위를 했을 때의 효과는 하지 않았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어머니는 당황해서 그 콩알을 던지고 결국 콩은 노인의 말대로 요술콩임을 알게된다. 잭은 콩나무를 타고 기어오른다. 어린아이가 하늘까지 다다른 나무를 오르는 것은 매우 위험할 텐데도 끈기있게 영차영차...결국 그 거인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숨고 사태를 파악하여 돈과 황금알을 낳는 닭과 말하는 하프를 훔쳐온다. 그 쫓고 쫓기는 위기의 순간이 지나고 결국 잭은 무사히 나무를 내려오고 거인은 나무와 함께 쓰러지게 된다. 잭과 어머니는 자신들이 살기위해 거인을 죽여야만 했을까? 그리고 거인의 재산을 훔쳐와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던져본다. 그러나 우리는 곧 이 상징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거인이 하늘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이든 부든 생명력이든 거인은 잭하고는 다른 신분의 인물인 것이다. 그러나 그 권력을 거인은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인은 일종의 식인종이었으니까...쉽게 말해서 드라큘라와 같은 존재로 보면 될 것이다. 결국 거인이 가지고 있었던  그 수많은 재물과 권력도 다 본래자신의 것은 아닌 것이다.  거인은 폭군이자 탐관오리와 같은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라면 잭의 행위는 정당화 된다. 홍길동과 같은 임꺽정과 같은 의적으로서 잭은 서민들을 대표하는 이가 되고 거인은 무시무시한 독재자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전형적인 민담의 형식을 취하는 것으로 우리 민중들의 애환이 담긴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이야기이지만 정말 그들이 바랐던 소망을 표현한 이야기인 것이다. 

 

 

 

 

[논술대비-고전읽기]

 

서울대 <인문학연구소>가 선정한 동양과 서양의 고전 200편

 
 

서울대 <인문학연구소>가 선정한 동양과 서양의 고전 200편을 소개합니다.

학계에서도 인정하는 고전에 대한 선정입니다.

논술, 구술시험을 준비하거나 책을 읽고자 하는 이에게 이정표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고전을 읽을 때는 출판된 번역본들을 잘 비교해서 해석과 주석이 충실한 책을 선택해야 합니다.

 

 

동양 문학편


1.『수이전』

『殊異傳』

통일신라 후기에 씌어진 작자 미상의 한문 설화집. 원본은 전하지 않으나 14편의 자료가 <해동고승전> <대동운부군옥> 등에 실려 전하고 있다. 제왕에서 일반 백성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성격을 지닌 인물들이 경험하는 삶의 애환이 그려져 있다. 합리적인 사고의 범 주를 넘어서는 상상력의 세계를 통하여 옛 선인들의 세계관, 인생관, 애정관 등을 살필 수 있다.(권두환)

2. 최치원, 『계원필경』

崔致遠, 『桂苑筆耕』

신라 말기의 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치원의 개인 문집으로, 저자가 당나라에 있을 때 쓴 시문들을 모은 책이다. 명문으로 이름난 격황소서(檄黃巢書) 등 당대의 역사와 사상을 증언 하는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국 땅에서 조국 신라를 그리워하며 읊은 사향시 등 진솔하고 도 박진감 넘치는 문학적 표현을 통하여 민족 자존의 긍지와 현실에 대한 울분을 엿볼 수 있다.(권두환)

3. 이인로, 『파한집』

李仁老, 『破閑集』

고려 중기의 문신 이인로가 쓴 시화 잡록집. 이름난 문인들과 승려들의 시문을 제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씌어진 책이다. 고려 중기까지의 시의 역사를 조감하면서 구체 적인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는 물론, 시학의 근본 문제까지 자세하게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고려 문화의 일반적인 특징을 살필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귀중한 자료들을 제공하 고 있다.(권두환)

4. 이제 현, 『역옹패설』

李齊賢, 『역翁稗說』

고려 후기의 문신 이제 현이 쓴 시화 잡록집. 부당한 사대주의에 대한 저항과 비판, 민족 자존의 필요성에 대한 역설, 민심에 기반한 정치의 정통성 강조, 무신정권의 반문화적 폐해 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함께, 고려 시대의 시와 시인들을 중심으로 동양시 일반을 거론함으 로써 무신 집권기에 처한 한 지식인의 현실 인식과 문학적 대응을 보여 주고 있다.(권두환)

5. 정 철, 『송강가사』

鄭 澈, 『松江歌辭』

조선 중기의 문신인 송강 정철의 국문 시가집. 고전 시가의 백미라고 일컬어지는 관동별 곡, 사미인곡 등 4편의 가사 작품과 훈민가를 포함한 79수의 시조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자 연과 인간, 꿈과 현실에 대한 인식을 다양한 표현 기법으로 형상화하면서 우리말의 아름다 움을 한껏 과시한 국문 문학의 진수를 보여 준다.(권두환)

6. 박지원, 『열하일기』

朴趾源, 『熱河日記』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지원이 쓴 중국 견문기. 청나라 치하의 북중국과 남만주 일대를 여행한 후 그곳 문인 명사들과 교유하고 새로운 문물 제도를 접한 결과를 소상하게 기록하 고 있다. 소설로 더욱 유명한 호질, 허생전 등을 포함하고 있는 이 책은 조국의 현실 개혁을 전제로 이국 땅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한 실학자의 사상과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이 다.(권두환)

7. 정약용, 『다산시선』

丁若鏞, 『茶山詩選』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용의 시집. 정약용은 한시의 격식에 매이지 않고 조선인의 생활 감정을 노래하는 조선시를 써야 하며, 시대에 대해서 상심하지 않고 풍속에 대해서 분개하 지 않으면 시가 아니라고 주장한 시인이다. 농민의 참상을 그린 농민시, 민요를 한시의 형태 로 받아들인 민요시, 날카로운 현실 비판을 바탕으로 쓴 풍자시, 우화시 등을 감상할 수 있 다.(권두환)

8. 김만중, 『구운몽』

金萬重, 『九雲夢』

조선 중기의 문인 김만중이 쓴 소설. 현실과 꿈, 유교와 불교, 천상 세계와 지상 세계라 는 상호대립적인 세계를 설정하고, 꿈 속에서 부귀와 공명을 추구하다가 문득 꿈에서 깨어 나는 주인공을 통하여, 인간 역사상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물음인 현실적인 삶의 의미와 초월적인 깨달음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고대소설의 전범이다.(권두환)

9. 허 균, 『홍길동전』

許 筠, 『洪吉童傳』

조선 중기의 문인 허균이 쓴 소설. 우리 나라의 신화 전설 등에 나오는 영웅의 일대기 구조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영웅 소설의 대표작이다. 진취적이고 영웅적인 주인공의 일생 을 통하여 적서 차별과 관리들의 부정 부패, 그로 인한 민중의 궁핍한 생활 등 봉건사회가 야기한 사회적 갈등을 문제화하고 그 해결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작품이다.(권두환)

10. 『남원고사(춘향전)』

『南原古詞(春香傳)』

조선 후기의 판소리계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 남원고사는 춘향전의 여러 이본중 가장 풍 부한 내용을 갖추고 있다. 고전소설의 최대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춘향전은 단순한 러브 스 토리로서가 아니라, 봉건사회에 있어서의 인습, 사랑, 신분 문제 등은 물론, 오늘날에 있어서 의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해답을 찾는 작품으로 읽히기를 기대하고 있다.(권두환)

11. 이인직, 『혈의 루』

1906년에 <만세보>에 연재된 바 있고 이듬해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던 신소설. 이 소설 은 청일전쟁 때에 가족과 헤어지게 된 한 소녀가 일본, 미국에서 겪는 시련을 중심사건으로 삼고 있다. 비록 왜곡되고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이 소설은 개화기 당시의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작가의식의 면에서나 서술방법의 면에서나 신소설의 모델이 되고 있다.(조남현)

12. 이광수, 『무정』

<매일신보>에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연재되었던 소설로 신소설과 현대소설 의 징검다리 구실을 하였다. 고전적 여성과 신여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한 젊은 지식인이 민 족이니 시대니 하는 것에 눈을 뜨기까지의 과정을 그려 낸 이 소설에서 자유연애관념, 생명 중시의 태도, 동서양비교론, 근대화 방법론 등의 문제를 바르게 인식하게 된다.(조남현)

13. 홍명희, 『임꺽정전』

1928년부터 1939년까지 <조선일보>에 몇차례 중단되면서 연재되었던 일제치하 최대의 대하 역사소설. 끝내 미완성작으로 남고 말았다. 조선조 명종 때에 황해도 중심의 중부지방 을 무대로 하여 탐관오리와 토호세력과 맞서 싸웠던 의적 임꺽정 일당의 활약상을 그린 것이다. 민중사관의 소설적 형상화의 모델이며 웅장한 규모와 섬세한 필치가 교향악을 이루어 내고 있다.(조남현)

14. 염상섭, 『삼대』

이 장편소설은 1931년에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것으로, 장안의 한 재산가의 집 안팎에 서 빚어진 세대갈등과 이념갈등을 그려내었다. 이 작품은 사회사, 경제사, 신분사 등으로서 의 우리 근대사의 축도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대 젊은 지식인들의 다양한 초상을 보여 주기도 한다. 염상섭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작가적 태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심퍼다이 저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조남현)

15. 박태원, 『천변풍경』

<조광>에 1937년 1월호부터 9월호까지에 걸쳐 연재되었던 장편소설로, 일제때 서울 청 계천변 한 동네에서 일어난 여러 일상적 사건들을 다룬 세태소설의 본보기다. 에피소드의 병치, 끊임없는 시점의 변화, 객관적 시점의 확보, 다양한 인간상 제시, 세련된 문체의 성취 등을 특징으로 한 이 소설에서 당대 우리 사회의 근대화 양상을 볼 수 있게 된다.(조남현)

16. 이기영, 『고향』

<조선일보>(1933.11.15--1934.9.21)에 연재되었던 농민소설로 당대 평론가들과 독자들로 부터 이광수의 <흙>과 함께 최고작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이 소설은 일제치하에서 다중의 억압을 받고 있는 한국농민들의 고통스러운 삶의 모습과 투쟁상을 그려 보이고 있다. 그리 고 지식인과 민중의 연대, 농민 분해과정, 공동체의 논리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눈을 뜰 수 있게 된다.(조남현)

17. 현진건, 『무영탑』

<동아일보>(1938.7.20--1939.2.7)에 연재되었던 장편 역사소설로, 석가탑과 영지(影池)에 얽힌 전설을 소설화한 것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부여 출신 아사달이 아내를 그리워 하는 가운데 석가탑의 제작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이야기를 중심구조로 삼으면서 주만과 아사 달의 사랑의 갈등, 국선도파와 당학파의 갈등, 아사녀의 시련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 다.(조남현)

18. 심훈, 『상록수』

<동아일보>(1935.9.10--1936.2.15)에 연재되었던 장편소설로, 지식인의 귀농 모티프를 중 심으로 하여 당시 농촌의 비참한 실상을 보여 주면서 농촌계몽의 필요성을 역설한 대표적인 농촌소설이다. 이 작품의 짝으로 평가된 이광수의 『흙』과는 달리 당대의 현실에 대한 투 쟁의지와 저항정신을 담고 있기도 하다. '브.나로드운동'의 교재와 같은 소설이다.(조남현)

19. 채만식, 『탁류』

<조선일보>에 1937년 10월 12일부터 1938년 5월 17일까지 연재되었던 장편소설. 이 작 품은 군산지방과 서울을 배경으로 하여 초봉이라는 여자의 시련과 전락의 과정을 그린 '여 자의 일생'형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일제의 경제적 침탈과 이로 인해 한국인들이 속악해지 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른바 세태소설이기도 하다.(조남현)

20. 강경애, 『인간문제』

<동아일보>에 1934년 8월1일부터 12월 22일까지 연재되었던 소설로, 일제치하에서의 ' 못 가진 자'가 짓밟히는 모습을 여실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은 한 시골처녀가 지주와 공장감독에서 농락 당하는 시련을 겪다가 폐병에 걸려 죽는 것을 중심사건으로 삼으면 서 소작쟁의, 공장파업, 다양한 지식인의 행태 등의 내용을 곁들이고 있다.(조남현)

21. 김동인, 『감자』 外

김동인은 <창조> 창간호에 단편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한 이래 [배따라기](1921), [태 형](1922), [감자](1925), [광염쏘나타](1930), [붉은 산](1932) 등과 같은 명작들을 남긴 바 있 다. 김동인의 단편소설의 세계를 단일한 색갈로 칠하는 것은 어렵긴 하지만 그의 작품들이 단편소설 양식의 미학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조남현)

22. 황순원, 『카인의 후예』

<문예>에 1953--1954년에 연재되었다가 중단, 1954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 설은 해방직후 토지개혁을 전후한 시기에 북한의 한 마을에서 한 젊은 지주가 시련을 겪는 모습을 그리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젊은 지주와 늙은 마름 사이의 갈등이 점점 적대관계로 변해가는 과정과 마름의 딸이 그 지주를 사랑하는 과정이 이 소설을 떠받치는 양 기둥이 되 고 있다.(조남현)

23. 한용운, 『님의 침묵』

만해(萬海) 한용운은 생전에 단 한 권의 시집 『님의 沈默』(匯東書館,1926)을 상재하였 다. 이 시집에는 모두 88편의 시들이 실려 있는데 <당신을 보았습니다>, <논개의 애인이 되어서 그의 묘에>와 같은 몇 편의 일제에 대한 저항시를 제외할 때 대부분은 불교 종교론 에 입각한 증도가적(證道歌的) 성격을 띤 작품들이다. 한용운의 시는 님에 대한 사랑의 형식 으로 쓰여져 있으나 그 님은 단순히 이성애적 대상은 아니며 대승적 깨달음의 경지에서 발견한 법(法)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오세영)

24. 김소월전집

金素月全集

소월 김정식(金廷湜)은 생전에 단 한권의 시집 『진달래 꽃』(매문사, 1925)을 냈으나 그 의 사후 스승인 안서(岸曙) 김억(金億)이 그의 유고작을 수습하여 『소월시초』(素月詩抄 박 문출판사, 1939)라는 제명으로 다시 출판한 바 있다. 그 후에도 소월의 시집은 유고작들이 발견됨에 따라 몇 번 더 보유되었다. 소월의 시들은 민족적 정서를 민요적 가락으로 형상화 시켜 일제식민지 지배하에서 꺼져가던 한민족의 혼을 되살리는데 크게 기여하였다.(오세영)

25. 정지용전집

鄭芝溶全集

정지용은 생전에 세 권의 시집을 간행한 바 있다. 제일 시집 『정지용시집』(鄭芝溶詩 集 시문학사, 1935), 제이 시집 『백록담』(白鹿潭, 문장사, 1941), 제삼 시집 『지용시선』 (芝溶詩選, 을유문화사, 1946) 등이다. 이 중 『지용시선』은 창작 시집이 아닌 시선집으로 『정지용시집』과 『백록담』에 수록된 시들 중에서 25편을 뽑아 재수록한 것이다. 『정지 용시집』에는 모더니즘 지향적인 시들과 민요지향적인 시들이 혼합되어 있으나 『백록담』 에는 대체로 동양적 사유를 통해 자연을 탐구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어떤 경향의 것이이든 간에 지용의 시들은 한국 현대시사의 한 절정을 보여준 것들이다.(오세영)

26. 윤동주전집

尹東柱全集

윤동주는 생전에 시집을 낸 적이 없다. 그가 독립운동을 한 혐의로 일경에 체포되어 감 옥에서 죽고 이어 해방이 된 후 그의 유고작들이 친지들에 의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라는 제명의 시집으로 묶여 정음사에서 출간된 것은 1948년의 일이었다. 윤동주의 시에는 식민지 치하 지식인의 시대에 대한 자기 성찰과 속죄양 의식이 순결한 정신으로 형상화되어 있다.(오세영)

27. 『시경』

『詩經』

孔子에 의하여 편찬되었다고 알려진 이 책은 중국 최초의 시가집으로서 중국 각 지역의 민요와 조정의 연회 및 제사시에 불리워지던 노래의 가사를 수록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근 대에 이르기까지 문학뿐만 아니라 중국사회 전반에 걸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시가집이다. 이를 통하여 고대 중국의 문물제도 및 당시 중국인의 사유형태를 관찰할 수 있다.(허성도)

28. 『산해경』

『山海經』

중국 最古의 대표적인 신화집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신화에 해당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고대 중국의 사회 역사 지리 민속 종교 등에 관한 분야에 참고될만한 사항이 기록되어 있 다. 이 책은 중국의 전통적 주지주의에 대한 반발의 산물로서 예컨대 이상한 것을 이상하게 보는 것은 결국 인간의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그 판단의 준거에 따라 그것은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정신을 기저에 담고 있다.(허성도)

29. 『도연명시선』

『陶淵明詩選』

중국 晋代의 陶淵明의 시집이다. 그는 중국 최초의 전원시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자신 이 직접 전원생활을 하면서 일상적인 전원생활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시로 표현하고 있 다. 이에 따라 그의 시에는 단순히 전원생활을 동경하는 도시인적 사고로서는 접근하기 어 려운 전원생활의 진실한 정서가 표출되고 있다. 그가 노래하는 전원생활의 진실에서 우리는 인간의 가장 본원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다.(허성도)

30. 『이백시선』

『李白詩選』

중국 대표적인 시인으로 인정받는 唐의 李白의 시집이다. 그는 일상적 사유로부터 벗어 나는 초월적 의지의 실현의 장으로 삶을 파악한다. 이에 따라 그의 시에는, 이미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좀처럼 감지되지 않는 인간사회의 질서의 상당 부분이 인간을 속박하는 실체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로부터의 초월만이 진실한 자유라는 주제가 제시된다. 그의 시는 시적 기교면에서도 중국시의 전기를 이루고 있다.(허성도)

31. 『두보시선』

『杜甫詩選』

중국 唐代의 시인인 杜甫의 시집이다. 杜甫는, 초월적 자세로 삶을 파악하려는 李白과는 달리 삶 자체를 나에게 주어진 현실적 진실로 보며, 이러한 삶 가운데에 나타나는 각종의 모순을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모순이야말로 극복되어야할 대상이지만 이러한 모순은 또한 삶의 일부라는 인식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지성인이 느끼는 삶에 대한 고뇌가 훌륭한 시적 기교를 통하여 시화되어 있다.(허성도)

32. 나관중, 『삼국지연의』

羅貫中, 『三國志演義』

중국 明代의 羅貫中이 지은 중국 최초의 장편소설로서 중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가장 많이 읽힌 중국 문학작품이다. 이 소설은 漢末의 정치 군사적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그동안 감추어져 왔던 정치적 군사적 상층사회의 내부적 모순을 역사상 최초로 공개하고 있 다는 의의를 갖는다. 또한 이 소설은 다양한 인물을 통하여 중국인의 각종의 지혜와 사유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허성도)

33. 시내암, 『수호전』

施耐庵, 『水滸傳』

중국 明代의 施耐菴이 역사적으로 口傳되어 오던 梁山泊 영웅들의 이야기와 전설을 모아 서 편찬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삼국지와 같이 역사적 사실에 구애받지 않고 본격적인 소설 적 구성을 이루고 있다. 이 소설에는 관료 중심적이었던 중국사회의 사고형식에 도전하는 인물들이 출현하여 기존 질서의 모순을 지적하고 인간 본연의 자유와 권리를 추구하려는 모 습이 나타나 있다.(허성도)

34. 오승은, 『서유기』

吳承恩, 『西遊記』

중국 明代의 吳承恩이 이전의 자료를 취합하고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편찬한 소설로 서, 三藏 및 孫行者 등이 81종의 고난을 겪으면서 불경을 가져오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무 한한 중국인의 상상력과 낭만적 정신이 나타나 있는 중국 최초의 소설이다. 작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성과 감성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제시하면서 사실은 이들의 성격이 한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허성도)

35. 조설근, 『홍루몽』

曹雪芹, 『紅樓夢』

조설근(曹雪芹, 1715-1763)의 120회본 장회체 장편소설이다. 전반 80회까지 조설근이 쓰 고 후반 40회는 고악(高악)이 썼다는 설이 있다. 남녀 주인공의 애정 비극과 귀족 가정의 흥 망사가 주요 내용이나, 청대(淸代) 귀족 가정의 문화, 풍속, 혼인, 교육 등이 상세히 서술되 어 있어 귀족사회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이며, 예술적 기교도 매우 뛰어난 작품 이다.(김시준)

36. 오경재, 『유림외사』

吳敬梓, 『儒林外史』

오경재(吳敬梓, 1701-1754)의 55회본 장회체(章回體)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내용은 明代 사회로 표현되어 있으나 실은 淸代사회를 풍자하였다. 관리를 선발하는 과거제도의 폐단과 관리사회의 부패상을 폭로 비판하고 또 청렴하고 유능한 이상적인 관리상을 제시하였다. 예 술기교상 풍자적 수법이 뛰어나서 풍자문학의 으뜸으로 꼽히고 있다.(김시준)

37. 유 악, 『노잔유기』

劉 악, 『老殘游記』

유악(劉악, 1857-1909)의 20회본 장회체 장편소설이다. '라오찬'이라는 떠돌이 의사가 淸 代末에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견문한 것을 기록한 형식의 소설이다. 주인공은 각 지방의 탐 관오리들의 악정을 폭로 고발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렴을 표방하고 백성들을 괴롭히는 관리 들의 학정이 탐관오리들에 못지않게 사회을 혼란케한다는 것도 폭로 비판하고 있다.(김시준)

38. 노 신, 『아 Q 정전』

魯 迅, 『阿 Q 正傳』

노신(魯迅,본명 周樹人 1881-1936)의 중편소설이다. 중국에서 최초의 현대 소설작가의 대 표작으로 과거 구소설의 형식과 내용을 완전히 탈피하고 있다. '아큐'라는 중국의 전형인물 을 주인공으로 신해혁명을 전후하여 봉건사회의 몰락 과정에서 보여준 중국인의 나약성, 비 겁성, 비굴성 등 중국인의 약점을 고발하여 민족의 각성을 촉구하였다. 주인공의 '정신승리 법'은 중국인들이 정신적 자학을 뜻하는 말로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김시준)

39. 모 순, 『자야』

茅 盾, 『子夜』

모순(茅盾, 본명;沈德鴻, 1896-1981)의 현대 장편소설로 1932년에 썼다. 이 소설은 1930년 대초 세계 경제공황이 중국에까지 몰아닥쳤을 때를 배경으로 국내 민족자본가들의 산업이 외판자본가들에 의해 도산되고 붕괴되는 과정을 한 민족자본가의 파산과정을 통해 묘사하고 있다. 중국 소설사상 최초로 산업경제를 주제로 한 소설일 뿐만 아니라 예술적 기교도 뛰어 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김시준)

40. 노 사, 『각비』

老 舍, 『祥子』

노사(老舍, 본명 舒慶春, 1898-1966)의 현대 장편소설이다. 1930년대 초 군벌들간의 전쟁 으로 국내가 혼란한 시기에 북경에 사는 한 인력거꾼의 생활을 통해 당시 중국의 사회상을 묘사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의 비극적 삶을 묘사한 것이나 희극적, 풍자적 묘사기법 이 뛰어나 현대 소설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정치적 이유로 여러번 개작된 것으로도 유명하다.(김시준)

41. 파 금, 『가』

巴 金, 『家』

파금(巴金, 본명 李堯棠. 1904-)의 현대 장편소설로 후에 장편소설 <春>과 <秋>를 합쳐 <激流三訃0曲>이라고 3부작으로 묶었다. 이 소설은 파금의 자전소설로 알려져 있다. 신해혁 명이라는 대변혁을 맞아 봉건적인 지방 대토호가정이 신세대인 자식들과 구세대인 어른들과 의 갈등과 조화 속에서 발생하는 비극과 희망을 극명하게 묘사한 예술성이 높은 작품이다. (김시준)

42. 무라사키시키부, 『원씨물어』

紫式部, 『源氏物語』

일본 헤이안조(平安朝) 시대에 무라사키시키부(紫式部)가 지은 장편 소설. 총 64권으로 되어 있는데 1권에서 54권까지와 그 다음 부분 등 전후 두 편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전편 은 황자(皇子)로 미모인 히카루 겐(光源氏)이 주인공으로 이 작품의 이름도 여기서 따온 것이다. 히카루 겐지는 계모와 불륜의 관계를 맺고 그의 젊은 아내가 다시 불륜을 범해 아들 카오루가 태어난다. 그리고 그가 후편의 주인공이 되어 역시 왕족과 니오우미야 사이에 삼 각관계의 사랑이 벌어진다. 등장 인물이 모두 300여명이며 사건의 시간적 상거가 70년에 이 르는 일본의 대표적 고전 소설.(김용직)

43. 나쓰메 소세키, 『도련님』

夏目漱石, 坊つちやん

일본 명치시대의 대표적 소설가 나쓰메 소오세키(夏目漱石)의 소설. 1906년 발표. 작가가 마쓰야마(松山) 중학 교사로 재직 때 지은 것으로 주인고이 지방 중학교 교사로 도련님이란 별명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부임 초 교육에 정성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가지지만 지방학교 는 모든 것이 억망이다. 이에 분노하여 동료직원과 싸우고 사표를 던지는 과정이 해학, 풍자 에 넘치는 필치로 그려지고 있다.(김용직)

44. 타고르, 『기탄잘리』

Tagore, Guitanjali

인도의 시성으로 일컬어지는 타고르가 1909년에 벵갈어로 출판한 『기탄잘리(한 묶음의 노래)』는 제목 없이 번호만 부친 103편의 종교적 서정시 모음이다. 시인 자신이 영역하여 예이츠가 서문을 부쳐 내놓은 것이 선풍을 일으켜 1913년에 노벨상을 받게 되었고, 김억의 번역본(1923)으로 우리 나라에도 소개되었다. 피안의 임을 현세에서 구도하면서 영혼의 영원 한 자유는 사랑 속에, 위대함은 작은 것 속에, 무한은 형태의 구속 속에 있음을 노래한다. (유명숙)

45. 『천일야화』

Arabian Nights' Entertainments, or The Thousand and one Nights

15세기 경 카이로에서 채록된 『천일야화』는 페르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구전의 아랍계 이야기 모음이다. 아내의 부정에 분노하여 매일 신혼을 치르고 신부를 죽이는 일을 반복하 는 왕이 세헤라자데라는 처녀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져 천일을 보내게 된다는 큰 줄거리를 뼈대로, 이국적.감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통해, 부.권력.미인을 얻는 것이 영적인 추구로 연결되는 거대한 상징체계를 전달하기도 한다.(유명숙)


 

서양 문학편

 


46. 오비디우스, 『변신』

Ovidius, Metamorphoses.

『아에네이스』와 함께 라틴문학 중에서 가장 널리 읽혔고 후대의 문학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이 설화시는 변신에 관한 신화와 전설의 저장고이다. 그러나 짐승이 돌로 변하고 사람이 나무로 변하는 이 이야기들을 모아 오비디우스는 인간의 본성을 탐사하는 탁월한 심리 분석서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우주적인 혼돈에서 어떻게 질서의 세계가 태어났는가를 보여 주는 천지창조에 관한 서사시를 만들어내고, 그 세계에서 로마가 어떻게 일어나서 어떤 경 로를 거쳐 아우구스투스 시대에 이르렀는가를 보여주는 세계사를 엮어내고 있다.(이종숙)

47. 호메로스, 『일리아드』, 『오딧세이아』

Homer, Ilias, Odysseia.

각각 트로이 전쟁과 그 여파를 다룬 한 쌍의 서사시인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아』는 신과 영웅의 행적에 대한 찬양과 인간정서의 심오한 표현이 도달하는 시적 완성도라는 측면 에서는 물론이요, 서양정신이 문학이란 형태를 통해 표현된 최초의 사례로서 문화사적인 가 치를 지니는 문서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서사시들에서 헬라스 세계의 통일성과 영웅주 의의 상징을 발견했고, 도덕적인 가르침과 실제적인 지혜의 원천을 보았으며, 이 작품들은 우리가 아는 바 서양문학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이종숙)

48. 아이스킬로스, 『오레스테스 삼부작』

Aeschylos, Oresteia

아테네가 제국으로서의 기초를 다지던 기원전 458년에 쓰여진 이 삼부작에서 아이스킬로 스는 아르테우스 집안에 내린 저주와 구원의 이야기를 인간적 정의가 신적 정의를 구현하는 수단임을 보여주는 신화로 만들어 인간비극의 궁극적 해결 가능성을 암시하는 동시에, 그 해결이 폭력적 정의를 설득으로 바꾸는 신들의 성장과 아르고스의 영웅적 왕정이 아테네의 민주정으로 변하는 인류문명의 발전적 전개와 같은 방향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이종숙)

49.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왕』 外

Sophocles, Oedipus Tyrannus.

운명에서 도망치려다 오히려 운명에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되고, 고통을 통하여 오히 려 축복에 도달하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에서 소포클레스는 불가해한 우주에 태어난 모든 인간의 모상과 인간경험의 이중성을 확인한다. 그러나 전쟁에 휩쓸린 기원전 420년대의 아 테네에서 공연된 『오이디푸스왕』의 촛점은 부당하고 불가해한 운명이나 그로 인한 파괴 그 자체가 아니라 운명의 진실을 고집스레 캐내고 견뎌내는 비극적이지만 영웅적인 인간의 위대함에 맞추어져 있다.(이종숙)

50. 에우리피데스, 『메데아』 外

Euripides, Medea.

14년간의 평화에 뒤이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와중에서 아테네 문명의 와해를 감지하며 쓴 『메데아』에서 에우리피데스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감정적 특성에 촛점을 ꁹ추어 남 녀사이의 대립적 관계와 사회제도의 기본적 불안정성을 천착하고 있다. 도시국가라는 문명 세계가 평소에 가까스로 억제할 수 있었던 감정이 갑자기 격렬한 힘으로 폭발하여 인간과 국가를 파괴하는 모습을 담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은 작가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분석이 고 반응일 뿐 아니라 인류와 인류가 이루어낸 사회구조나 문명의 의미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이종숙)

51. 아리스토파네스, 『리시스트라타』 外

Aristophanes, Lisistrata.

에우리피데스가 아테네 문명의 해체에 대해 비극으로 반응하였다면, 동시대인이었던 아 리스토파네스는 풍자적 희극으로 반응하였다. 아테네가 시라쿠스에서 대패한 다음 해인 기 원전 412년에 쓰여진 이 작품은 아테네가 절멸을 향해 줄달음치는 것을 막아보려는 용감한 시도 중의 하나이다. 이 "구식" 희극의 대표작은 당대의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많 이 담고 있지만 그 걸찍한 유머와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통하여 인간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건강한 정신을 잃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이종숙)

52. 베르길리우스, 『아에네이스』

Vergilius, Aeneis.

로마의 공화정이 쇠하고 제정이 시작되던 때, 기독교가 이제 까지의 이교적인 문화를 물 들이기 시작하던 때, 새로운 번영과 회의주의적 정신이 기존의 가치체계를 위협하던 때인 기원전 1세기에 태어난 이 대표적 서사시는 영웅적 과거에 비추어 현재 벌어지는 사건의 의 미를 풀어내고 국가의 운명을 가늠해 보려는 건국신화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영웅적인 인간과 신의 관계를 살피고 있다는 점에서 뿐만아니라, 성경을 제외한다면 서양에서 가장 널리 알려졌고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해왔다는 점에서 세속적 성서라 할만 하다.(이종숙)

53. 단테, 『신곡』

Dante, Divina Commedia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은 단테가 로마의 대시인 버질과 함께 지옥과 연옥을 방문하여 천 태만상의 인간들의 죄와 벌을 목격하고, 구원의 여인인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천국의 비전을 보는 것을 중심 플롯으로 하는 『신곡』은 철학.천문학.과학.지리학.역사에 대한 단테의 방대 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의 자서전적인 이야기와 당대의 정치 상황에서 시작하여, 궁극적으로 는 기독교가 삶의 틀이었던 중세의 세계관과 종교관을 총체적으로 집약하고 있다.(유명숙)

54. 보카치오, 『데카메론』

Boccaccio, Decameron

플로렌스에 역병이 돌아 10명의 남녀가 교외의 빌라로 피접해 있으면서 무료를 달래기 위해 하루 각자 1편씩 열흘간 이야기를 하는 것을 큰 틀로 하는 『데카메론』은 영적인 것 에 초점을 맞추는 중세적 시각과는 달리 보통사람의 육체적 욕망을 제재로 하고 있다. 거의 모든 장르를 망라하는 100편의 이야기는 외설과 교훈, 풍자와 관용, 로맨스의 세계와 현실 의 세계를 교차하면서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전환하는 시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유명숙)

55. 셰익스피어, 『햄릿』, 『맥베드』, 『리어왕』, 『오셀로』

Shakespeare, Hamlet, Macbeth, King Lear, Othello.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는 영국이 세익스피어는 인간의 내면을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 도로 다양하고 예리하게 그린다. 언어의 마술사인 작가의 절묘한 표현과 철학적 주제가 잘 어울어진 이 작품은 인간의 희망, 두려움, 용기를 주제로 한다. 부친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 복수하려는 햄릿의 여정을 통해 주인공의 온갖 고뇌와 번민 그리고 그에 따르는 비극적 결 말이 너무나 감동적이다.(변창구)

56.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Swift, Gulliver's Travels

18세기 영국의 대표적 산문 서술문학 작품이며 아울러 중요한 우화문학의 본보기이다. 인간의 도덕적 취약점에 대한 스위프트의 풍자가 신랄하고 작가의 인간혐오 사상이 무겁게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면면히 유지되고 있는 유토피아 추구의 기조는 독자들에게 아 주 흥미있고 교훈적인 문학적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이상옥)

57. 오스틴, 『오만과 편견』

Austen, Pride and Prejudice

소설이 진행되는 동안 4 쌍의 결혼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19세기 를 전후한 영국 중산층의 결혼관과 가치관을 보여준다. 사람을 재산과 신분으로 평가하는 사회적 통념에 반대하는 여주인공 엘리자베쓰는 다아시의 '오만'에 편견을 보이다가, 사회 의 편견에 편견을 가졌음을 깨닫게 되고 재산과 신분과 무관하게 한사람의 가치를 평가하 는 법을 배우게 된다.작가의 아이러니칼한 서술이 재미를 더해주는 오스틴의 수작이다.(유명숙)

58. 디킨스, 『막대한 유산』

Dickens, Great Expectations

이 소설은 여러 사회적 요인에 의해서 인간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가를 문 학적으로 보여주는 한 고전적 작품이다. 천진무구한 소년이 막대한 유산상속의 기대 속에서 자신의 하천한 지위를 신사계급으로 향상시키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겪게 되는 도덕적 변모 과정이 청소년기의 독자들에게는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이상옥)

59. 브론테, 『폭풍의 언덕』

Bronte, Wuthering Heights

이 로맨스풍의 작품은 주제및 기법에 있어서 당대의 다른 많은 소설들과는 판이하게 다 르지만 소설의 역사에서 견고한 고유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주인공들의 열정이 행동을 통 해 표현되는 양상과 그것을 담고 있는 특이한 서술기법은 독자들로 하여금 희귀한 상상적 체험을 하게 하는 동시에 그들의 마음 속에 평생 잊히지 않을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이상옥)

60. 하디, 『테스』

Hardy, Tess of the D'Urbervilles

인간성, 인간의 운명 및 그것을 좌우하는 요인으로서의 사회적 세력에 대한 작가의 견해 가 감동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소설이다. 테스라는 한 젊은 여인이 비정한 인간사회에 던져 진 채 세파에 시달리며 겪어야 하는 일련의 고초는 독자들로 하여금 삶의 의미에 대한 원초 적 물음을 진지하게 던지지 않을 수 없게 한다.(이상옥)

61. 조이스, 『젊은 예술가의 초상』

Joyce,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영미문학에서는 비교적 희귀하다고 할 수 있는 성장기소설이요 아울러 예술가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주인공이 유아기에 첫 의식을 가지기 시작한 후 청년기에 작가로서의 소명의 식을 느끼기까지의 성장과정을 추적하면서, 그가 사회적 문제에 부닥쳐 어떻게 지적으로 대 응하고 정신적으로 변모하는지를 극명하게 그려 내고 있다.(이상옥)

62. 로렌스, 『사랑하는 여인들』

Lawrence, Women in Love

로렌스의 다른 소설 『무지개』의 후편이라 할 수 있지만, 한 편의 독립된 소설로도 읽 힐 수 있다. 두 쌍의 남녀 주인공들이 보이는 행태의 묘사를 통해 작가는 초기 현대사회의 성격과 그 속에서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 애정의 양식 및 인간관계의 성격 등을 규명하고 있다. 독자들이 살아있는 문학의 한 본보기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현대의 중요한 고전이다. (이상옥)

63. 호오손, 『주홍글씨』

Hawthorne, The Scarlet Letter

청교도 중심의 사회에서 벌을 범했을 때 이것이 그 당사자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죄를 지었음을 드러내는 헤스터 프린에게서 죄의 긍정적 효과, 이 를 숨기고 있는 딤 스테일 목사의 고뇌 속에서 그 암울한 결과를 그리면서, 상징과 정교한 구성을 통해 인류 보편의 주제를 감명 깊게 그린다. (변창구)

64. 제임스, 『여인의 초상』

James, The Portrait of a Lady

제임스는 주로 유럽을 배경으로 미국과 유럽 문화간의 대조를 통해 유럽 문화가 미국인 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그린다. 미국의 부유한 상속녀 이자벨 아쳐가 여러명의 구 애자들 가운데서 배우자를 선택하여 결혼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작가의 정교하고 섬세한 묘사와 기법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변창구)

65.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Twain,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톰소여의 모험』과 함께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미국의 대표적 소설이다. 미시시피강을 배경으로 한 허클베리 핀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주인공의 타고난 순수함과 선량함이 타락 한 사회와 벌이는 갈등을 보여준다. 죽음과 삶, 자유와 구속, 개인과 사회라는 명제를 재미 있으면서도 감명깊게 그리고 있다. (변창구)

66. 헤밍웨이, 『무기여 잘 있거라』

Hemingway, A Farewell to Arms

영화로 우리에게 친근한 이 작품은 전쟁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종교, 문화, 역사가 그 의미를 상실한 20세기 초 미국의 뿌리 잃은 세대의 비극적 삶을 다룬 헤밍웨이의 대표적 소설이다. 방향 감각을 잃은 이들의 삶은 부조리할 수 밖에 없고 용기를 가지고 인간의 위 엄을 지키며 이 부조리한 삶을 냉철하게 수용하는 길 밖에 없다고 작가는 암시한다. (변창구)

67. 포크너, 『음향과 분노』

Faulkner, The Sound and the Fury

미국 남부 콤슨가의 붕괴를 조이스의 의식의 흐름 수법의 영향을 받은 포크너 특유의 기 법으로 그린 소설이다. 콤슨가에 얽힌 과거가 그들의 현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를 그림 작품으로, 난해하지만 읽어낸 데에 대해 값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준다. (변창구)

68. 라블레, 『가르강뛰아와 팡타그뤼엘』

Rabelais, Gargantua et Pantagruel

『가르강뛰아』(1534)와 『팡타그리엘』(1532) 전 5권은 16세기 르네상스, 한 위마니스트 의 신념을 보여준다. 장난기 섞인 두 거인 父子의 <사육제적>인 이야기 뒤에서 작가는 중 세의 스콜라 철학과 소르본느파 신학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교육, 정치, 전쟁 등 시사 적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을 감싸고 있는 호탕하고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분위기는 바로 르네상스의 위대한 발견들과 더불어 형성될 새로운 사회의 이념을 암시하고 있다.(이동렬)

69. 몽테뉴, 『수상록』

Montaigne, Les Essais

전 3권 107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특정한 순서나 논리적 맥락없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 독서와 명상에 따라 거의 즉흥적으로 적어나간 수상들이지만 개인적인 삶과 경험의 이야기는 점차 확대되고 심화되어 보편적 인간의 진실에까지 이른다. 스토이즘, 에피큐리즘, 회의주의를 거쳐 인간적 예지에 이르게 되는 저자의 폭넓고 다양한 사상편력을 통해 독자는 인생과 자연을 신뢰한 르네상스의 생활철학과 더불어 보다 성숙되고 신중한 현실주의 모랄 을 만나게 된다.(이동렬)

70. 몰리에르, 『타르튀프』 外

Moli re, Tartuffe

몰리에르의 대표작인 5막의 운문희극. 풍속희극의 단초를 제시하고 성격희극을 완성했다 고 평가받는 이 작품에서 몰리에르는 위선의 문제를 그 사회적 정황과의 관련하에서 고찰하 는 동시에, 인간본성의 문제를 형상화함으로써 고전희극의 모범으로 남으면서도 개인과 사 회의 갈등이라는 현대적 문제를 선구적으로 제시하고 있다.(이동렬)

71. 라신느, 『페드르』 外

Racine, Ph dre

프랑스 고전 비극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라신느의 작품 중 단연 백미라 할 수 있는 『페드르』는, 한 인간의 정열이 그 자체의 논리적 필연에 의해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떻게 최후의 폭발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밀도와 집중 그리고 엄밀한 구성 이라는 프랑스 순수비극의 이상을 보여준다.(이동렬)

72. 루소, 『고백록』

Rousseau, Les Confessions

볼테르를 비롯한 적들의 공격과 비난에 대하여 자신을 변호하고 정당화할 목적으로 쓴 자서전이다. 이 저작은 계몽사상가이며 낭만주의의 선구적 작가인 루소의 전 생애에 대한 성실한 기록인 동시에, 위대성과 약점을 아울러 지닌 인간의 영혼과 복잡한 심리에 대한 섬 세한 증언이다. 문학적 향취에 넘치는 이 작품은 현대적 의미로서의 자서전 문학의 효시로 서 후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이동렬)

73. 볼테르, 『깡디드』, 外 철학적 꽁트

Voltaire, Candide

볼테르는 자신의 철학적 입장을 개진하고 계몽적 투쟁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수단 으로 일련의 철학적 꽁트를 남겼는데, 『깡디드』는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라이프니츠류의 안이한 낙관주의를 공박하기 위해 순진한 한 젊은 주인공을 내세워 각가지 불행한 모험을 겪게함으로써 세상의 부조리와 삶의 비극성을 부각시킨 후, 합리적이고 실천적인 삶의 방책 을 제시한다. 풍자와 아이러니에 가득찬 볼테르 문학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하 다.(이동렬)

74. 발자크, 『잃어버린 환상』

Balzac, Illusions perdues

90여편에 달하는 발자크의 거대한 작품군인 『인간희극』 중 대표적인 소설의 하나. 뤼 시엥 드 뤼방프레라는 나약한 성격의 젊은 주인공의 삶의 궤적을 통하여 한 인간상을 인상 깊게 부각시키는 동시에, 이미 자본주의 초기에 접어든 프랑스 왕정복고기의 사회상을 파노 라마처럼 펼쳐 보이는 풍속소설의 걸작이다.(이동렬)

75. 스탕달, 『적과 흑』

Stendhal, Le Rouge et le Noir

<1830년의 연대기>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대혁명 이후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변화에 대 한 미세한 묘사와 날카로운 분석을 담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의 한 인간의 삶의 역정을 형상화하고 있는 소설이다. 강렬한 개성과 독특한 감성을 지닌 주인공 쥘리엥 소렐의 야망의 드라마를 통하여 하나의 인간상이 인상 깊게 제시되고 있으며, 인간과 사회 에 대한 깊은 통찰과 많은 반성적 논거를 제시하는 작품이다.(이동렬)

76. 플로베르, 『보바리 부인』

Flaubert, Madame Bovary

낭만적인 환상에 빠진 한 여인이 남편 아닌 남자와 사랑을 하다 결국 파멸하고 자살에 이른다는 진부하기조차 한 소재로 플로베르는 당대의 부르조아 사회와 그 사회가 양산해 낸 인간 유형을 일체의 '로마네스크'한 요소를 제거하고 너무도 '산문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작가 자신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사실주의 소설의 한 전범으로 간주되고 있다. 더 나아가 독자는 한갖 사회면 기사에 지나지 않을 소재의 소설이 어떻게 '예술작품'의 경지에 이르게 되며, 또 그때 그 작품이 스스로 발하게 되는 아름다움의 광채를 경험하게 될 것이 다.(이동렬)

77. 보들레르, 『악의 꽃』

Baudelaire, Les Fleurs du Mal

현대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이 시집은 1857년 발표 당시 미풍양속을 해친 다는 이유로 재판에 회부되었다. 보들레르가 자신의 악, 희망, 좌절에 대해 <절대적인 솔직 함>으로 독자에게 하는 고백은 존재가 지닌 가능성을 극한까지 이끌어가고자 했던 예외적 일만큼 복합적인, 한 <인간적 혼>의 절규이며 천국과 지옥의 두 가지 청원 사이에서 끝없 이 갈등하는 인간존재에 대한 증언이다.(이동렬)

78.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Proust, A la recherche du temps perdu

7부로 구성되어 있는 대하소설로서 20세기 불문학이 산출해낸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작 품이다. 자신의 지나간 삶 전체를 재구성하려는 거대한 시도를 프루스트는 섬세하고 시적인 독특한 문체로 수행하고 있다. 인간 영혼의 가장 미세하고 은밀한 움직임까지를 포함하여 인간과 삶의 모든 측면이 풍부하고 아름답게 형상화되어 있는 현대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 다.(이동렬)

79. 사르트르, 『구토』

Sartre, La Nause

로깡땡이라는 역사 연구가의 일기 형식을 빌어 주인공이 존재의 無償性을 자각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형이상학적 소설은 사르트르 초기 실존주의의 단초를 보여준다. 철 학자, 극작가, 시사 평론가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사르트르의 소설가로서의 면 모가 가장 완결된 형태로 구현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이동렬)

80. 카뮈, 『 페스트』

Camus, La Peste

이 소설에서 까뮈는 하나의 상황-갑자기 한 도시를 덮친 페스트, 도시는 폐쇄되고 시민 들은 고립된다-을 설정하고 그 속에서 각 인물들이 취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발표 당시(1947년) 페스트는 독일 점령 상황을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이는 인간이 만 들어내는 모든 재앙을 상징한다 하겠다. 재앙 앞에서 드러나는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를 그리는 동시에 작가는 페스트에 맞서 온 힘을 다해 싸우는 주인공 리유를 통해 <부조리>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인간적인 선택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이동렬)

81. 괴테, 『파우스트』(제1부)

Goethe, Faust (I)

주인공 파우스트는 억제할 수 없는 생의 충동에 쫓기어 악마 메피스토와 계약을 맺고, 학자로서 얻지 못한 인식을 활동에 의하여 체험적으로 얻고자 한다. 인식과 활동의 불일치 를 고뇌하는 현대인의 전형이며, 순수한 인식을 얻지 못한 것에 절망한다. 격렬한 인식욕과 활동욕을 가진 파우스트는 유럽적 인간의 원형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박환덕)

82. 쉴러, 『도적들』

Schiller, Die R uber

<압제에 저항하여>라는 부제가 보여주고 있듯이 이 희곡에는 많은 小國으로 분단되어 전제군주의 압제하에 있던 봉건적 독일의 상황에 대한 작가의 청년다운 항의의 자세가 깃들 어 있다. 주인공은 불법적인 행위에 의하여 법을 바로 잡겠다고 행한 자신의 혁명적인 수단 을 마지막에는 반성하고, 상처 입은 질서에 대하여 보상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自由의 理念이 관통하고 있는 쉴러의 드라마.(박환덕)

83. 노발리스, 『하인리히 폰 오프더딩엔』

Novalis, Heinrich von Ofterdingen

주인공 하인리히는 꿈에서 푸른꽃(푸른 꽃은 낭만파의 <무한의 동경>의 대상을 상징)을 본다. 다가서자 꽃은 모습을 바꾸어 상냥한 얼굴로 변한다. 그 푸른 꽃 속에서 떠오른 모습을 마틸데에게서 찾는다. 그러나 꿈 속에서 다시 그녀는 푸른 강물에 빠지며, 꿈은 다시 현실이 되어 마틸데는 죽는다. 그 죽음은 주인공을 詩人으로 만드는 결정적인 체험이 된다. 푸른 꽃 은 <詩>, <사랑> 혹은 <神과 人間과 自然과의 조화>의 상징이다. 독일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작.(박환덕)

84. 하이네, 『노래의 책』

Heine, Buch der Lieder

젊은 시절 특히 대학 시절의 정신적인 동요와 분열에서 태어난 작품으로, 젊은이의 정열 과 고뇌와 비통 등이 훌륭히 표출되어 있다. 낭만주의 시인 하이네의 詩心이 민요적이고 서 민적인 표현으로 개화되어 있는, 구원의 젊음을 토로한 청춘의 시집이다.(박환덕)

85. 켈러, 『녹색 옷을 입은 하인리히』

Keller, Der gr ne Heinrich

스위스의 괴테로 일컬어지는 켈러의 자전적 장편소설. 산과 호수의 아름다운 대자연을 배경으로 주인공 하인리히는 인간 수업의 제1보를 내딛는다. 소년기에서 탈피해나가는 하 인리히는 연상의 유디트와 같은 나이의 안나에 의하여 두 개의 사랑 -정신적 사랑과 관능 적 사랑-을 경험한다. 수채 화가에 의하여 새로운 회화기법을 몸에 익힌 하인리히는, 안나 가 병사하고 유디트가 아메리카로 떠나자,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도시에서의 파국적 인 빈곤으로 붓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온 하인리히는 의외의 이해자를 만난다. 실재와 가상, 순수와 불순 등이 정신화 된 유모어에 의하여 묘사되고 있는 독일 대표적 교양 소설의 하 나.(박환덕)

86. 토마스 만, 『마의 산』

Th. Mann, Der Zauberberg

주인공이 방문하는 산상의 요양소는 속세의 일상생활의 분위기와는 다르다. <마의 산> 즉 生과 死의 중간에 존재하는 폐쇄된 , 그러나 가능성과 인식의 세계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여기에서 여러 특이한 인물과 만나게 된다. 서구의 낙관적 진보주의를 신봉하는 인문주의자, 공산주의적 신의 도래를 주창하는 금욕적 예수이트 수도승, 원초적 사랑을 가르쳐주는 러시 아 출신의 부인, 본능적 감정으로 살아가는 걸물, 정신분석에다 심령술. 이러한 분위기 안에 서 주인공은 정신적 성장을 이룬다. 가장 전통적인 독일 교양소설의 하나.(박환덕)

87. 릴케, 『말테의 수기』

Rilke, Die Aufzeichnungen des Malte Laurids Brigge

이 수기는 65편의 파라그라프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재는 파리에서의 주인공의 생활, 유 년 시절의 추억, 독서에 대한 기억 등 3부로 되어 있는 일기체 산문이다. 민감한 청년 말테는 고향 덴마크를 떠나 시인으로서 살기 위하여 파리에 온다. 조실부모한 천애의 고아이다. 그 의 눈에 비치는 것은 인생의 흉측스럽고 비참한 이면 뿐이다. 그러나 그는 시인이었다. 그는 보는 법을 배운다. 그는 어려서부터 자주 열병에 걸려 환각상태에 빠지곤 하는 병약한 체 질이었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이 기질은 남아 있었다. 의사로부터 전기치료를 받도록 권해질 정도로 파리의 말테는 불안에 시달린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인적이 드문 곳에 별장을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는 특별난 연애관을 갖고 있다. 세속적인 의미에서의 사랑을 버림으로서, 비로소 사랑을 지속할 수가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19세기의 사실주의적 소설과 확연히 구별되는 대표적 현대소설의 하나.(박환덕)

88.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Hesse, Unterm Rad

주인공 한스는 남독 슈바벤의 소도시에서 공부에만 쫓기며 자란다. 재주 있는 이 소년을 엘리트 코스로 진입시키려는 것이 아버지를 위시하여 목사와 교사들의 희망이었다. 제1관 문인 州 선발시험에 합격하여 마울부론 신학교에 입학한다. 한스는 수도원의 기숙사학교에 서 엄격한 규율과 고독을 끝내 참아내지 못하고 퇴교한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기계수리 견 습공으로 고된 나날을 보내다, 어느 일요일 야유회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서 서서히 물에 빠 져 익사한다. 학교와 사회의 수레바퀴에 깔려 서서히 죽어가는 소년의 모습을 통하여, 작가 는 학교제도를 비판하고 개인의 창조적인 개성에 대해서는 자리가 주어져 있지 않음을 폭로 한 대표적인 학교소설.(박환덕)

89. 카프카, 『성』

Kafka, Das Schlo

주인공 K는 어느 날 城을 위하여 측량사로서 일을 하기 위하여 성 아래 마을에 도착한 다. 城의 관청은 측량사로서의 그의 임명과 의무에 대하여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K는 체류허가를 얻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한다. 관리들은 K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한다. 측 량사로서 채용되기 위한 K의 모든 노력은 오직 제자리를 맴돌 뿐 아무런 진전이 없다. 현 대 사회의 소외와 부조리를 통하여 인간존재의 참 모습을 모사(模寫)하고 있는 대표적 현대 소설.(박환덕)

90. 브레히트, 『세 푼짜리 오페라』

Brecht, Die Dreigroschenoper

죤 게이의 영문 『거지 오페라』를 소재로 하여 쓴 작품으로서, 쿠르트 바일의 명작곡의 도움도 입어 초연(1928, 베를린)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은 대표적 드라마의 하나. 작중의 많 은 송(song)은, 예를 들어 매키 메써의 모리타트(살인을 주제로 한 노래), 솔로몬 송, 해적 제니, 포주의 발라드 등은 독립적인 가치도 지니고 있으며, 소외효과의 기능도 갖고 있다. 브레히트의 대표적인 서사극의 하나.(박환덕)

91. 그라스, 『양철북』

Grass, Die Blechtrommel

이 작품에서 작가는 난쟁이라는 [탈사회적 존재]의 눈[意識]을 통하여 어느 한 개체에 의 해서는 형성될 수 없고 오직 단체에 의해서만 형성이 가능한 세계, 특히 악의 세계를 밑바 닥의 시각에서 관찰하고 있다. 주인공은, 자발적으로 나치의 토대가 된 소시민 계층의 부패 한 모습과 정치적 무의식을 고발하고, 다른 한편 과거의 죄악을 의도적으로 망각하려는 전 후 서독사회의 몰역사적, 기회주의적 태도에 저항한다. 20세기 전반기의 독일 소시민 계층의 몰락과정과 나치의 과거를 극복하지 못한 전후 서독사회를 형상화한, 전후의 위대한 시대소 설의 하나이다.(박환덕)

92.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Cervantes, Don Quijote

17세기 스페인 문학의 백미인 이 작품은 소설의 효시로 일컬어진다. 중세 기사도의 영광 을 재현하려는 시대착오적 편력기사의 모험과 좌절이 그려져 있다.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하 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초래된 가치 질서의 위기와 변화에 대응하는 작가의 문제의식을 찾 아 볼 수 있다. 돈키호테의 모험과 좌절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체험하는 인문주의적 인간 의 자기 발견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김춘진)

93. 마르께즈, 『백년 동안의 고독』

Marquez, Cien A os de Soledad

1967년의 이 소설은 라틴 아메리카의 복합적인 인종, 문화, 역사적 전통과 현실을 배경으 로 한 작품이다. 흔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고 말하는 라틴 아메리카의 특수한 사회구 조를 신화적 구성을 통해 환상적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다. 마술적 리얼리즘의 기법을 통해 소설 언어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한편, 외세의 영향 아래 고질적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자기 정체성을 진지하게 탐색하고 있다.(김춘진)

94. 입센, 『인형의 집』, 『유령』

Ibsen, Et Dukkehjem, Gengangere

사실주의 대가인 입센은 여성 문제, 유전, 신분상의 갈등 등 19세기 후반 유럽사회의 첨 예한 문제를 주요 주제로 한다. 인간과 환경이 사건의 전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과정과, 예전과는 달리 산문으로 된 사실적 대사의 사용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갈등을 자연스럽고 박 진감 있게 극화한다. (변창구)

95. 스트린드베리, 『미스 줄리』, 『아버지』

Strindberg, Fr ken Julie, Fadren

입센과 함께 서양 희곡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스트린드베리는 우위를 점하기 위해 투쟁 하는 남녀의 갈등을, 졸라처럼 외면에 치중하지 않고, 인간의 비이성적 내면에 초점을 두어 그린다. 남녀의 두 의지가 어떻게 투쟁하며 얼마나 극단적일 수 있는가를 극화함으로써, 인 간이 유전과 환경의 산물이며,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비이성적 힘의 희생물임을 보여준 다. (변창구)

96.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 형제들』

이 작품은 육욕적인 아버지 표도르와 그의 세 아들인, 드미트리, 이반, 알료사 그리고 사 생아 스메르쟈코프를 중심으로 하여 부친살해라는 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과, 고난을 통 한 인간 영혼의 구원이라는 문제를 유례없는 깊이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나 이반과 알료사 사이에 벌어지는 '대심문관' 논쟁은 이 소설의 압권을 이룬다.(권철근)

97.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상류사회의 정숙한 부인이던 안나가 기병사관 브론스키를 만나 빠지게 되는 애정행각을 기본 줄거리로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은, 결국 안나가 철로에 몸을 던지게 됨으로써 끝을 맺 게 되지만, 이러한 그녀의 선택이 지니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의미를 독자로 하여금 깊이 따져보기를 요구한다. 아울러서 이 작품은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한 풍속도를 여실하게 보 여주는 사실주의 소설의 걸작이다.(권철근)

98. 투르게네프,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 세대 간의 차이와 갈등은 어느 나라, 어느 세대에나 있는 것이지만, 이 작 품에서는 1860년대 러시아라는 시대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니힐리스트인 신세대 주인 공과 구세대 간의 가치관의 충돌을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품 속에서 이 충돌은 화해 에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그 화해를 모색해 보는 것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권철근)

99. 고리키, 『어머니』

1907년에 발표되어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효시로 평가되는 이 작품은 한 청년 노동자의 어머니가 점차 의식적인 노동운동에 헌신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의식의 각 성이 단선적이고 투박하게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인 차원까지 아우르며 설득력 있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의 강점인데, 소비에트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을 이해 하는 데 있어 반드시 읽고 넘어가야 할 작품이다. (권철근)

100. 체호프,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단편집)

중년의 남자가 휴양지 얄타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젊은 부인 안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 게 된다. 이들은 서로의 불행한 결혼 생활 때문에, 각자의 생활로 복귀한 뒤에도 잊지 못하 고 다시 만나게 되는데, 이러한 이중생활은 현실적인 고뇌를 동반한다. 가정이냐 사랑이냐를 두고 망설이는 주인공들을 작가는 특유의, 우수에 깃든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권철근)


 

동양 사상편

 


1. 원 효, 『대승기신론소』

元 曉, 『大乘起信論疏』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논서인 마명의 대승기신론을 주석한 것으로 한국적 불교사상 전개 의 단초가 되는 책이다. 원효는 대승기신론을 주석하면서 기존의 현학적인 주석에서 벗어나 모든 인간의 내면에 불성이 내재해있다는 여래장(如來藏)사상의 본 정신을 잘 살리고 있다. 우리는 불교종파간의 갈등해소와 대중불교의 전개라는 이론적,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자 한 원효의 정신을 이 책을 통하여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허남진)

2. 일 연, 『삼국유사』

一 然, 『三國遺事』

한국 고대의 역사 지리 문학 종교 언어 민속 사상 미술 등의 문화유산을 종합적으로 담 고 있는 책이다. 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2권은 고조선부터 신라말까지의 역사를 싣고 있고, 3-5권은 한국불교사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신화 설화 등을 풍부하게 전해줌으로써 한국 고대문화 이해를 위한 가장 중요한 문헌으로서 평가받고 있으며, 또한 13세기 고려사 회의 시대상황을 반영한 일연의 역사의식이 드러나 있다.(최병헌)

3. 지 눌, 『원돈성불론』

知 訥, 『圓頓成佛論』

중생의 마음이 바로 부처라는 깨달음을 온전히 하기 위해서는 깨달은 뒤에도 소를 길들 이듯 수행을 계속해야한다는 돈오점수론(頓悟漸修論)의 요지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이통현 의 화엄론에서 禪의 이론적 기초를 구함으로써 선교일치를 추구하고 돈오점수론으로 당시의 선풍을 개혁하고자 한 지눌의 사상을 잘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불교의 주류를 이루 고 있는 禪의 이해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허남진)

4. 김시습, 『매월당집』

金時習, 『梅月堂集』

세조의 찬탈에 반대하고 방외인의 삶을 살아간 김시습의 고민과 사상을 담은 책으로 조 선초기의 문학사와 철학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정치 한 성리학 이론의 전개와 문학적 재미를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不義의 시대를 만난 지식 인의 고민과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도 함께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허남진)

5. 서경덕, 『화담집』

徐敬德, 『花潭集』

조선중기 기철학의 완성자인 서경덕의 성리학설과 시문을 그의 제자들이 편집한 책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중국 성리학의 단순한 수용이 아닌 한국 성리학의 독자적인 이해 과정과 정치한 철학적 사유의 백미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며 담담하게 살아 가는 철학자의 삶의 모습도 아울러 볼 수 있다.(허남진)

6. 이 황, 『성학십도』

李 滉, 『聖學十圖』

조선의 대표적 성리학자인 퇴계가 만년에 쓴 글로 수신이 정치의 근본이 됨과 수신의 방 법, 그 철학적 근거를 밝히고 군주의 도덕적 수양을 당부하고 있다. 퇴계는 성리학의 요체를 열 개의 도식으로 나타낸 다음 자신의 해설을 덧붙이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성리학적 사 유의 핵심과 도덕적 명분의 확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대하는 퇴계의 진지한 태도를 아울러 볼 수 있을 것이다.(허남진)

7. 이 이, 『성학집요』

李 珥, 『聖學輯要』

퇴계의 『성학십도』에 대응되는 율곡의 저작으로 성리학의 과제와 얼개를 밝힌 후 학문 의 기초가 되는 수기의 방법에서부터 위정자의 자세까지 조목조목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 자체로도 성리학의 대강과 한국성리학의 특징을 잘 볼 수 있지만 퇴계의 『성학십 도』와 비교하면서 보면 주리(主理),주기(主氣)라는 한국성리학의 두 흐름이 지닌 미묘한 차 이까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허남진)

8. 유성룡, 『징비록』

柳成龍, 『懲毖錄』

유성룡은 宣祖代에 활약한 문신으로 정치적으로는 南人에 속하였다. 임진왜란이 발발하 자 그는 병조판서, 영의정 등의 직책에 있으면서 도체찰사를 겸임하여 군사를 총지휘하였다. 『징비록』은 왜란 과정의 手記와 왕에게 올린 글 및 각종 문서를 모은 것이다. 전란 전의 대일관계, 전쟁의 진행 상황, 향후의 대비책 등을 포괄적으로 개진하고 있어서, 그의 문집인 『西厓集』과 함께 임진왜란사 연구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자료이다.(이태진)

9. 휴 정, 『선가귀감』

休 靜, 『禪家龜鑑』

조선중기의 고승 휴정이 불교 특히 선불교의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뽑아 자신의 주 석을 달고 평과 송(頌)을 덧붙인 불교 입문자를 위한 지침서이다. 여기서 휴정은 선은 말없 는 데서 말없는 데로 들어가고 교는 말있는 데서 말없는 데로 들어간다고 말하여 선의 교에 대한 우월성을 분명히 하고, 그 중에서도 돈오를 강조하는 임제선풍의 탁월함을 강조하고 있어 보조선과는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허남진)

10. 이 익, 『성호사설』

李 瀷, 『星湖僿說』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 가운데 한사람인 이익이 40여년간에 걸쳐 생각이 미친 바를 그때그때 적어 모은 백과사전적인 저술이다. 이 책은 천지, 만물, 경사, 인사, 시문의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유학, 시문 등 전통적으로 탐구되던 분야는 물론 역사, 지리의 고증, 새로 도입되기 시작한 서양학문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 당시 실학자들의 관심 방향과 성리학에서 근대적 사유로 전이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허남진)

11. 이중환, 『택리지』

李重煥, 『擇里志』

조선후기 실학자인 이중환에 의해 쓰여진 지리서이다. 이 책은 현지답사를 기초로 저술 되었는데, 내용은 크게 사민총론(四民總論) 팔도총론(八道總論) 복거총론(卜居總論)으로 이 루어져 있다. 종전의 군현 별로 쓰여진 백과사전식 地誌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를 인문지리적 방법을 통해 총체적으로 다룬 새로운 지리서의 효시로서, 지리서이기는 하나 그 내용이 역 사 경제사회 교통 등 인접 분야도 폭넓게 다루고 있어, 당시 사대부들의 사회 문화의식을 담고 있다.(정옥자)

12. 정 조, 『일득록』

正 祖, 『日得錄』

조선조의 哲人王 정조의 언행을 기주(記注)의 법에 따라 기록하여 반성의 자료로 삼고자 한 책이다. 수양론에서부터 인물평, 역사, 서학가지를 포함하는 당시의 학문경향, 군주와 사 대부의 사명 등에 대한 정조와 당시 사대부들간의 의견교환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정조의 해박함과 더불어 당시 위정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무엇인지,그리고 그들의 정치에 임하는 태 도가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허남진)

13. 정약용, 『목민심서』

丁若鏞, 『牧民心書』

『欽欽新書』,『經世遺表』와 함께 다산 정약용의 3대저작의 하나로서 총 12편으로 구성되 어 있다. 任官 律己 奉公 愛民 吏典 戶典 禮典 兵典 刑典 工典 陳荒 解官의 12편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지방관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자세 및 실천해야 할 정책의 내용을 서술하였다. 지방사회의 폐단을 개혁하기 위한 수령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 저술이다.(정옥자)


 

14. 박제가, 『북학의』

朴齊家, 『北學議』

조선후기의 문장가이자 개혁 사상가였던 박제가의 북학사상을 담은 책이다.박제가는 이 책에서 조선후기 사회의 제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리학적 명분론과 도덕 지상주의에 서 벗어나 선진적인 청의 문물제도를 과감히 받아들이고 상공업을 진흥하여야 한다고 역설 하였다. 이러한 박제가의 사상은 성호학파의 토지경제사상과는 또 다른 실학의 면모를 보 여주고 있다.(허남진)

15. 홍대용, 『의산문답』

洪大容, 『醫山問答』

새로이 수용된 서구의 과학적 세계관과 전통적인 성리학적 세계관이 어떻게 접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저술이다. 전통적 세계관을 고집하는 성리학자 허옹과 서구의 실증적인 과학을 받아들이는 실학자 실옹의 대화로 전개되는 이 책은 당시의 과학사, 철학사을 연구 하는 데 중요할 뿐 아니라 『호질』의 선구가 되는 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한 작품이다.(허남진)

16. 최한기, 『기학』

崔漢綺, 『氣學』

전통철학의 개념인 기를 중심개념으로 하여 유학, 불교, 도교는 물론 새로 수용된 서양의 과학, 천주교까지도 아우르는 방대한 철학체계를 구상하고 있었던 최한기는 이 책에서 서구 의 자연과학과 유교적 강상윤리를 동시에 근거지울 수 있는 철학적 기초로 기론을 제시하였 다. 동도서기론의 사상적 선취로 평가되는 최한기의 기학은 오늘날 서구사상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를 다시 한번 반성하게 한다.(허남진)

17. 최제우, 『동경대전』

崔濟愚, 『東經大典』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가 지은 동학의 경전으로 <布德文>, <論學文>, <修德文>, <不 然其然>의 네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시의 천주교 잠입과 서세동점을 직시한 최제우는 이 책에서 인내천(人乃天)으로 표방되는 동양의 전통적 인도주의와 서교에서 영향받은 종교적 요소를 적절히 조화하여 서학에 대비되는 동학의 교리와 사상 전반을 압축하여 서술하고 있 다.(허남진)

18. 황 현, 『매천야록』

黃 玹, 『梅泉野錄』

황현이 지은 책으로 한말 위정자의 비리와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고, 우리 민족의 끈질긴 저항 등을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1864년(고종1)부터 1910년까지 저자가 경험하거나, 남으 로부터 들은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을 수록하고 있다. 정식 사서가 아니라 사실 자체가 잘못 전달된 것도 있지만 격동기에 일어난 여러 사건들의 이면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이다. 당시 지식인의 고민과 좌절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책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권태억)

19. 박은식, 『한국통사』

朴殷植, 『韓國痛史』

임시정부 요인 박은식이 지은 것으로 1915년 출판되었다. 우리 역사에 전반에 대한 간략 한 개요와 대원군의 개혁정치, 민씨정권의 문호개방에서 비롯된 일제의 침략사와 갑신정변, 동학농민전쟁, 1911년 105인 사건에 이르는 독립운동사를 서술하였다. "한 나라의 혼을 담은 國敎와 國史가 없어지지 않는 한 나라도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신념하에 독립운동 의 한 방편으로서 쓰여진 책으로서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해 한국 근대사를 최초로 종합적으 로 서술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권태억)

20. 신채호, 『조선상고사』

申采浩, 『朝鮮上古史』

신채호가 1931년부터 <조선일보> 학예란에 연재하였던 것으로, 1948년에 단행본으로 간 행되었다. 신채호는 이 책에서 과거 유학자들의 역사서술과 일제의 식민사관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하여 단군시대로부터 백제멸망과 그 부흥운동까지의 한국 고 대사를 "我와 非我의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20세기 전반기의 민족주의사학을 대표하는 저술이다.(권태억)

21. 『주역』

『周易』

『주역』은 원래 중국 고대 주(周,기원전 11-9세기)시대이래 점치는 데 쓰인 책이다. 그 최초의 체계인 『역경』(易經)은 기원전 11세기경에 기본 틀을 갖추었다. 그리고 기원전 3세 기 한(漢)초에 10편의 주석서[十翼]가 마련되면서, 『역전』(易傳)으로 확정되었다. 우주와 사회변화의 총원리인 <태극>(太極)과 그것을 움직여나가는 상보대립적인 두 계기: 양(陽,蝡) 과 음(陰,--)의 조합과 배열의 순서에 의하여 자연세계와 인간세계의 변화를 설명하는 『역 전』은 바로 중국적 사유체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책이다.(송영배)

22. 공 자, 『논어』

孔 子, 『論語』

『논어』는 공자(孔子,기원전 551-479)와 제자들과의 대화, 그리고 공자 자신및 소수 제자들의 어록모읍집으로, 공자의 사상을 실제로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문헌이다. 주희(朱熹,1130-1200)가 과거 문인들의 필독서로 『사서』(四書: 論語,孟子,中庸,大學)를 펴내 고 그것이 원(元,1279- 1367)대 이래 과거시험의 기본교재로 채택됨에 따라 동양의 정신문 화세계에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고전 중의 하나이다. 『논어』 속의 공자의 모습에서 언제나 가까운 '지식인의 참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송영배)

23. 맹 자, 『맹자』

孟 子, 『孟子』

맹가(孟軻,기원전 약372-289),『孟子』(7편). 맹자는 당시의 극심한 사회변화 속에서 절대 군주 중심의 강력한 국가공리주의를 배격하고, 성선(性善)설에 기초하여, 지식인들의 자율적 인 도덕원리에 입각한 인정(仁政)론과 왕도(王道)사상을 피력하였다. 『맹자』에는 이와 같 은 맹자사상의 전모가 주로 그의 제자, 또는 당시 군주들과의 대화 속에 생생한 필치로 전 개되고 있다.(송영배)

24. 『대학』

『大學』

『대학』은 '대인(大人,성년 남자)의 학(學,교육)'을 줄인 말이다. 원래 『예기』(禮記,기 원전3.-2.세기 秦漢초에 편집 완성)에 수록된 한편이었던 것을 주희(朱熹,1130- 1200)가 그 중요성을 인정하여 지식인 필독서인 『사서』(四書: 論語,孟子,中庸,大學)의 하나로 편찬한 때부터 널리 읽히게 되었다. 성인들의 교육의 목적(明德,新民,至善)과 8 과제(格物,致知,誠意, 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조리있게 설명되어 있다. 이를테면, 동양고전문화의 교육헌장 인 셈이다.(송영배)

25. 『중용』

『中庸』

『중용』 역시 원래 『예기』(禮記,기원전3-2세기 秦漢초에 편집 완성)에 수록된 한편이 었던 것을 주희(朱熹,1130- 1200)가 그 중요성을 인정하여 지식인 필독서인 『사서』(四書, 論語,孟子,中庸,大學)의 하나로 편찬한 때부터 널리 읽히게 되었다. 『중용』에는 '성'(誠), 즉 도덕성을 우주와 인륜의 존재론적 기초로 설명하는 도덕형이상학이 뚜렷히 각인되어 있 어 송명(宋明,10세기)이래 신유학의 철학적 기초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문헌이다.(송영배)

26. 노 자, 『도덕경』

老 子, 『道德經』

이 책의 저자가 '노자'(老子,기원전 6세기 또는 4세기,異說양립)이므로, 『도덕경』은 보 통 『노자』로 불린다. 유가 및 제자백가를 비판하고 있는 도가사상의 원전인 『도덕경』에 는 우주 만상의 변화 발전의 총원리로서의 '도'(道)개념과 개개체의 원리인 '덕'(德)개념이 분명히 제시되어 있다. 서술방식이 대화체나 서술체인 일반적인 중국고전과는 달리, 이 『도 덕경』은 5000여자로 된 짧은 철학 시집이고, [덕](德)편과 [도](道)편의 2부로 구성되었다. (송영배)

27. 장 자, 『장자』

莊 子, 『莊子』

장주(莊周,기원전 약369-286), 『莊子』(현존33편). 모든 인식이란 인식 주체의 '생활 크기나 인습적 요소'에 매여있다고 보고, 실제이런 '주관적 선 이해'를 넘어선 객관적이고 '절 대적' 진리 인식을 거부함으로써, 장주(와 그 학파)는 당시의 극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일 체의 전체주의적 권위와 이념적 독단론을 부정하고, 더 나아가 인륜도덕이나 문명의 발전보다는, 무한한 우주의 변화 속에서 개성의 해방과 자유 추구를 예술적 경지에서 찾고 있다. (송영배)

28. 순 자, 『순자』

荀 子, 『荀子』

순황(荀況,기원전313-238), 『荀子』(32편). 순황에 의하면, 인간이란 근원적으로 사회적 동물이다. 그는 사회적 분업 원리를 통한 엘리트(君子)중심의 군주국가체제를 옹호했으며, 인간에 의한 자연의 이용과 지배를 정당화하고, 교육과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설파함으로써, 제자백가의 사상을 비판 종합하여 진한(秦漢,기원전 221년)이후 중국에서 중앙집권적 관료국가의 성립 출현에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런 순황의 사상을 『순자』에서 만날 수 있다.(송영배)

29. 한비자, 『한비자』

韓非子, 『韓非子』

한비자(韓非子,기원전 280-233), 『韓非子』(55편). 크고 작은 모든 사회적 갈등(예 범죄, 전쟁 등)의 궁극적 해소를 위하여, 한비자는 '절대국가의 공권력'의 창출을 요청하였다. 주 관성(사적 이해관계)이 개입될 소지가 있는 온정적 인물정치를 극력 배격하고, 특히 '관료주의에 의한 국가권력의 농단'의 가능성에 주목하여, 군주에 의한 관료들의 통제술(즉 법술 (術))을 천착하고, 객관적 법도에 의한 엄격한 법치(法)를 통한 군주의 절대공권력(勢)의 확 보를 말하는, <기계적/전체주의적 국가공리주의>의 전형을 우리는, 『한비자』에서, 만나게 된다.(송영배)

30. 『바가바드 기타』,

Bhagavad-gita

『바가바드 기타』(지존자의 노래)는 원래 인도의 유명한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Mahabharata)의 제6권의 일부이나, 그 내용상 독립된 문헌으로 읽혀져 왔다. 왕권 찬탈을 노리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싸워야 하는 무사의 삶의 육체적 고통을 통해 마련되는 성스러운 죽음의 의미, 즉 영혼의 해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우리는 『바가바드 기타』에서 만나게 된다.(송영배)

31. 용 수, 『중론』

龍 樹, 『中論』

용수(龍樹,Nagarjuna,2세기),『中論』(또는 『中觀論』, Madhayamika- sastra). 이 책은 용수의 초기작품으로, '모든 것은 어떤 다른 것과의 연관 속에서 유(有)로든 무(無)로든 파악될 수 있다는 '중관론'(中觀論)을 제시해주고 있다. 즉 '공'(空)과 '연기'(緣起)의 문제를 단적으로 "유" 또는 "무"로 단정하지 않는 부정(否定)의 부정(否定)이라는 "중론"(中論)의 방 법을 통해 설명해 주고 있다. 이것은 인도의 중관(中觀)학파 및 중국 삼론종(三論宗)의 근본 입장이다.(송영배)

32. 『법구경』

『法句經』

『法句經』(Dhamma-pada,원본은 발리어). 『담마-파다』는 '진리의 말씀'이라는 뜻으 로, 전체 423편의 게(偈)로 구성되었다. 이 게들은 모두 인생에 대하여 깊고도 구체적인 통 찰력을 담고 있다. 이들은 초기 불경인 『십이부경』(十二部經), 『사아함』(四阿含: 長阿含 經,中阿含經,雜阿含經과 增一阿含經)에 실려있던 게(偈)를 뽑아 편집한 것으로, 옛날 인도에 서는 가장 좋은 불교의 입문서로 간주되었다.(송영배)

33. 혜 능, 『육조단경』

慧 能, 『六祖壇經』

혜능(慧能,638-713), 『六祖壇經』(또는 『壇經』으로 약칭됨). 『단경』은, 중국남방 선 종(禪宗)의 창시자인 제6대 대선사 혜능의 문인들이 그의 말씀과 행적을 엮어 펴낸 것으로, 중국인의 저술로 유일하게 불경으로 받들어지고 있다. 그 『단경』에는, "모든 존재에는 다 부처님이 될 바탕"이 있다는 '일체중생 개유불성'(一切衆生, 皆有佛性)의 도리와 "명심견성" (明心見性), "견성성불"(見性成佛) 등의 이치, 그리고 일상에서의 생활 속에서도 "돌연히 깨달을 수 있다"는 돈오(頓悟)의 도리 등과 같은, 인도식 불교와는 상당히 다른, 중국 불교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송영배)

34. 사마천, 『사기열전』

司馬遷, 『史記列傳』

중국의 전통적인 역사서술방법인 紀傳體 史書의 효시가 된 『史記』 중에서 사마천의 역사관, 세계관, 인간관이 잘 반영되어 있는 것이 바로 『列傳』이라 할 수 있다. 『列 傳』 저술의 목적을 '義를 돕고 결연히 나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천하에 功名을 세운 사람 을 위해 70편의 열전을 짓는다.'고 사마천 자신이 밝히고 있다. 인간과 인간을 둘러싸고 벌 어지는 제반 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쓰여진 『史記列傳』은 역사서이자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비판서이기도 하다.(박한제)

35. 주 희, 『근사록』

朱 熹, 『近思錄』

중국의 성리학 집대성자인 주희가 그의 친구 여동래(呂東來)와 함께 성리학을 공부하는 데 긴요한 622대목을 발췌하여 분류, 편찬한 책이다. 1권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본질에 관해 설명하고 있고 2권에서는 유학적 삶의 태도에 관한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예로부터 성리학 입문서로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고 조선성리학의 형성에 미친 영향도 크다.(허남진)

36. 왕수인, 『전습록』

王守仁, 『傳習錄』

송대 성리학의 주지주의와 명분 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윤리의 주관적 내재성과 실천성을 강조한 명대 양명학의 단초가 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강조되는 치양지 (致良知), 지행합일 (知行合一) 사상은 중국의 봉건적 체제가 붕괴되기 시작하는 명대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반 영하는 것으로 개인주의,자유주의라는 근대사상의 맹아를 품고 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허남진)

37. 황종희, 『명이대방록』

黃宗羲, 『明夷待訪錄』

賢君이 나타나서 賢者에게 治道에 관해 묻는다면 治道를 설명하겠다는 뜻을 가진 『명이대방록』은 孟子의 民本主義와 明代 지식인 결사인 東林派와 復社의 현실비판정신에 입각 하여 明末의 현실정치에 대한 비판과 時弊에 대한 施政策을 제시하였다. 군주론, 신하론, 법 제론, 재상론, 관리선발론, 재정론 등 治國에 관련된 政策論이 이 책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 전제군주제하에서 군주권을 억제하고, 민권을 중시하는 한편 '學校'의 議政機關化, 지식인의 정치운동의 용인 등을 주장했다는 점이 탁월하다.(박한제)

38. 강유위, 『대동서』

康有爲 『大同書』

무술개혁운동(무술변법)으로 정치적, 사회적 개혁을 추진하고자 했던 康有爲가 孔子의 『春秋』와 六經에 나타난 孔子의 근본 정신을 되살려 새로운 이상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다. 『大同書』는 그러한 이상사회에 관한 글이다. 제국주의의 침략과 내부적 경직성으로 붕괴 위기에 처한 중국의 현실을 타개할 방향으로 대동세계를 제시했던 것이다. 청말 개혁파의 거두였던 康有爲가 亡國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어떠한 방안을 모색했던가를 엿볼 수 있는 글이다.(박한제)

39. 손 문, 『삼민주의』

孫 文, 『三民主義』

<民族主義>, <民權主義>, <民生主義>로 구성된 이 책은 중화인민공화국과 대만에서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손문의 三民主義思想이 집대성된 저술이다. 손문이 제창한 三民主義는 중국혁명과정에서 혁명사상으로 기능했을 뿐 아니라 중국국민당의 사상적 지주로서 현재까지도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민족, 민권, 민생주의가 통일된 하나의 사상체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되기도 하나 『삼민주의』의 내용은 '정치적 강령'으로서의 성격도 농후하다.(박한제)

40. 모택동, 『실천론』

毛澤東, 『實踐論』

『모순론』과 함께 모택동 사상의 인식론적 기초가 되는 주요한 저작으로 변증법적 유물론의 입장에서 인식의 발전단계와 실천의 의미를 규명하였다. 중국공산당에서는 마르크스주 의와 중국혁명의 경험을 총결하여 이 글을 저술했다고 평가한다. 『실천론』은 사회적 실천 을 기초로 인식과 실천이 통일원칙을 견지하면서 인식의 원천, 발전과정, 목적, 진리의 표준에 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1937년 抗日戰爭이 진행되고 있던 시점에서 쓰여진 이 글은 그 당시 중국공산당내의 '좌경적' 혹은 '우경적' 노선을 비판하려는 정치적 목적도 갖고 있었다.(박한제)

서양 사상편

 


41. 헤로도토스, 『역사』

Herodotus, Historia

기원전 5세기 초반의 페르시아 전쟁을 그린 이 책은 서유럽 최초의 역사서이면서 동시에 동방과 서양 사이의 만남을 그리고 있는 서양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페르시아에 대한 희랍동맹군의 승리를 폭군의 통치에 대한 법의 통치의 승리로 특징지운 헤로도토스의 이 저 술에서 우리는 동방 대국의 침략을 물리친 그리스인의 자부심과 유럽적 자기의식이 형성되 기 시작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인간의 사소한 동기를 통해 사건들을 설명하면서도 뛰어나 게 사건들의 정치적 함축을 이끌어 내는 그의 시각은 2500년 전의 이 책에 오늘날도 낡지않 는 생생함과 인간의 삶을 성찰하도록 하는 힘을 부여하고 있다.(김남두)

42. 플라톤, 『국가』

Plato, Politeia

쇠퇴해가는 조국 아테네를 어떻게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실천적 주제의식 아래 기원전 5세기를 무대로 플라톤에 의해 씌어진 이 책은 정치공동체에서 인간의 삶이 가능하 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들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철인왕에 의해 통치되는 정의로운 국가 가 그려지는 이 책에서 우리는 이후 서구 학문들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기본 개념들과 생각 들이 생생한 대화를 통해 형성되고 있는 현장을 만나 볼 수 있다.(김남두)

43.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Aristoteles, Politica

정치학이 학문으로서의 독립된 이름을 얻고 체계를 갖춘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저작 에서이다. 정치공동체로서의 국가의 기원과 본질, 민주정, 귀족정, 군주정 등 정치체제의 성 격과 장단, 가장 좋은 나라의 체제, 당시 국가체제들의 비판, 그리고 그 이외의 서양정치학 의 초석이 되는 기본개념과 문제들이 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정치란 무엇이냐가 문제될 때 항상 다시 논의되고 조회되는 서양 정치철학의 고전이다.(김남두)

44. 키케로, 『의무론』

Cicero, De officiis

키케로는 희랍정신에 강하게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비교적 독창적인 사유를 한 로마철학 자로 알려져 있다. 여러 저술을 통하여 키케로가 의도하였던 바는 다양한 분야를 잘 융합하 는 하나의 정돈된 체계를 세우려고 하였던 것이라기 보다는 철학적 견해와 입장의 풍부함과 다양함을 로마의 시민들에게 제시해 보려는 것이었다. B.C. 44년에 나온 『의무론』은 스토아 철학의 원리에 입각하여 실천윤리의 문제를 다룬 저서이다.(김효명)

45. 타키투스, 『게르마니아』

Tacitus, Germania

고대 게르만족에 관한 사료 가운데 가장 충실한 것이며 기원후 98년에 쓰여졌다. 비록 현지를 방문한 적은 없지만, 당대의 증언을 광범위하게 채록하여 자료로 이용하였다. 당시의 로마를 비판하기 위한 의도에서 '야만인들'의 활력에 넘치는 건강한 삶, 특히 그들의 투박한 촌락 생활과 군사적 덕성을 강조한다. 로마공화정에 대한 저자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최갑 수)

46.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Augustinus, Confessiones

중세 유럽이 기독교적인 사상의 틀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사람이 아우구스티 누스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릴 적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19세에 키케로의 저서를 접하 고서부터 철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일종의 유물론적인 이원론을 신봉하였다. 그 후 28 세때 로마로 가 신플라톤주의자들과 사상적 교류를 한 후부터는 신의 존재 문제나 악의 문 제에 대한 해결책을 신플라톤의 사상에서 찾으려 하였다. 그리고 나이 서른살이 넘어서 기 독교로 개종하였다. 『고백록』은 이러한 그의 젊은 날의 지적 방황과 종교적 개종을 기록 한 책이다.(김효명)

47. 마키아벨리, 『군주론』

Machiavelli, Il Principe

이 책은 르네상스의 중심지로서 번영하였던 중부 이탈리아의 도시국가 피렌체가 조락하 기 시작한 시대적 위기에 대응하여 이탈리아의 구원과 갱신을 담당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 의 국가를 창건할 정치지도자(군주)에게 요구되는 정치기술을 논하고 있다. 이 책은 베일 속 에 가려져 있었던 정치적인 것의 본질을 드러냄으로써 정치를 완전히 '세속적인 세계이해' 에 기초하여 파악한 최초의 근대적인 정치이론서로서 평가된다.(김세균)

48. 모어, 『유토피아』

More, Utopia.

유토피아 문학의 실질적인 시작이고 모델인 이 작품에서 모어는 모든 문학행위의 기본적 충동이기도 한 이상세계에 대한 지향과 현실세계에 대한 비판을 구조적 원칙으로 삼아 그 둘이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유토피 아적 비젼"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격동기였던 16세기 유럽에서 활동하던 한 휴머니스트 가 보여주는 새로운 국가형태와 종교, 새로운 인간상과 가치체계의 구체적인 청사진으로서 후대의 개혁사상에도 창조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이종숙)

49. 그로티우스, 『전쟁과 평화의 법』

Hugo Grotius, De jure belli ac pacis libri tres

30년전쟁이 있은 시국하에서 新成 국제사회의 법규를 모범적으로 제시하려고 저술되었 다. 그리스-로마의 고전과 기독교 문헌 등 광범위한 소재를 탁월한 인문주의적 博覽强記함 으로써 구사하여 중세적 신학적 기반에서 해방된 합리적 理性法의 체계를 최초로 수립 함으로써 근대자연법론과 국제법의 開祖로서의 그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그 내용은 비단 국제법에 한하지 않고 법의 전분야 걸쳐 있다.(최병조)

50. 갈릴레오, 『두 우주구조에 대한 대화』

Galileo, Dialogo sopra i due massimi sistemi del mondo

지구 중심의 아리스토텔레스-프톨레마이오스 우주구조와 태양 중심의 코페르니쿠스 우 주구조의 장단점을 토론하는 대화 형식의 책. 두 우주구조가 모두 가설적인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코페르니쿠스 구조의 장점을 누구나 인식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급기야 갈릴레오 자 신과 코페르니쿠스 이론에 대한 교회 당국의 탄압이 있게 했다.(김영식)

51. 베이컨, 『신논리학』

Bacon, Novum Organum

고대 이래의 철학과 지식의 폐단을 통감한 베이컨이 이를 비판하고 자신의 새로운 방법 론을 개진한 책. 당시까지의 지식의 폐단을 "종족", "동굴", "시장", "극장"의 이른바 "네개의 우상"으로 분석, 정리하였으며, 근대과학의 실험적 방법의 기초가 된 자신의 새로운 방법은 "귀납법"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Organum 에 대해 새롭다는 의미 에서 이같은 제목을 부쳤다.(김영식)

52. 데카르트, 『방법서설』

Descartes, Discours de la M thode

<이성의 올바른 인도를 위한 방법서설>이라는 긴 제목의 이 책은 방법을 통해 인간의 이성이 독자적으로 진리에 이를 수 있다고 선언하면서 신의 우산 아래에서 벗어난 계몽된 근대인의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사유를 기본 특성으로 하는 정신과 연장을 특성으로 하는 물질을 선명히 구분하면서 '주체' 개념에 기초한 근대인의 자기이해와 그에 의해 파악된 기계적 세계의 모습이 지적 모험을 기록하는 일인칭 서술로 명증하게 기술되어 있다.(김남두)

53. 홉스, 『리바이어던』

Hobbes, Leviathan

영국에서 절대주의 국가가 근대적 시민국가로 이행할 무렵에 쓰여진 이 책은 자연상태 속에서의 개인들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를 극복하고 모두의 생명보존을 위한 평 화상태를 창출하기 위해 국가를 성립시킨다는 점을 논증하고 있다. 이 책에서 홉스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적 개인들의 이성적 판단 속에서 그들 모두로부터 분리된 (근대적) 국가 성립의 원인을 찾고 있는 사회계약론적인 국가이론을 최초로 제시하고 있다.(김세균)

54. 뉴튼, 프린키피아

Newton, 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흔히 16,17세기 과학혁명을 완성했다고 이야기하는 뉴튼의 근대 역학 체계를 기술한 책. 어려운 기하학 기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모든 물체 사이에 존재하는 보편중력(만유인력)을 가정하고 세 개의 운동법칙에 바탕하여 수학적인 추론을 통해 천체의 운동을 성공적으로 기 술함으로써 당시 유럽 사상계 전체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김영식)

55. 로크, 『정부론』

Locke, Two Treatises of Government

로크가 시민혁명의 정당성을 옹호하기 위해 작성한 이 책은 정치사회의 성립이 각자의 ' 생명, 자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개인들의 상호합의적인 사회계약에 기초한다는 점을 논 증하고 있다. 이 책에 개진되어 있는 로크의 정치이론은 최초의 본격적인 근대유산자적 정 치이론으로서, 그리고 법치국가성, 대의제민주주의, 권력분립, 입법권의 우위, 저항권 등을 주창하고 있는 현대 자유민주주의이론의 선구적 시도로서 의의를 지닌다.(김세균)

56. 비코, 『신학문의 원리』

Vico, Principi di una Scienza Nuova d'intorno alla commune natura delle nazioni

근세초기 데카르트의 수학에 입각한 학문의 이념에 대해 동시대의 이태리인 비코는 역사 의 내적 법칙의 인식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역사과학의 확립을 제창하고 있다. 인간과 각 민 족들의 정신이 구조적인 친연성을 가진다는 가정에 입각하여 역사의 이해와 그 해석에 관한 이론을 제시하는 이 책은 고대 수사학 전통의 근대적 부활이며, 이후 크로체나 독일 낭만주 의를 거쳐 현대의 가다머에 이어지는 인문학 이론의 전통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있다.(김남두)

57. 몽테스큐, 『법의 정신』

Montesquieu, De l'esprit des lois

『법의 정신, 혹은 諸法이 각 政體의 헌법 습속 풍토 종교 상업들의 사이에 가질 관계 그리고 상속에 관한 로마법과 프랑스법 및 봉건법에 관한 신연구』라는 제목이 보여주듯이, 당시의 합리주의적 방법에 반대하여 경험주의적 실증적 방법을 채택하여 법률제도와 시대 환경의 관계를 논하고, 특히 그 방법을 국가론에 응용하여 政體를 구별하고 자유보장책으로 권력분립을 주장하여 근대적 헌법의 지침이 되게 하였다.(최병조)

58. 루소, 『사회계약론』

Rousseau, Du contrat social

프랑스대혁명의 여명기에 쓴 이 책 속에서 루소는 '일반의지'의 관철을 통해 개인들 간 의 사회적 결합이 동시에 각인의 사회적 자유와 평등 실현의 가장 직접적인 보증책이 되는 정치체제를 탐구한다. 이 책은 근대 초기의 시민정치이론에서 발전된 '인민주권론'을 직접민 주제구현의 문제로까지 끌어올린 저술로서 이후의 급진민주주의운동 및 정치를 전유하려 는 밑에서의 인민운동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김세균)

59. 베카리아, 『범죄와 형벌』

Beccaria, Dei delitti e delle pene

몽테스큐와 루소의 영향을 받은 계몽주의 정신의 소산으로, 범죄를 사회계약 위반으로 보는 기본 관념에서 출발하여 예방 수단으로서의 교육, 형의 확정, 신속, 비례, 평등 및 완화 등 다방면으로 근대적 형사제도의 확립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1760년대의 형사법 제도의 현 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비밀소추, 여자의 증언, 함정신문, 중범죄의 입 증 등에 관한 그의 중대한 오류가 지적되기도 한다.(최병조)

60. 스미스, 『국부론』

Smith,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사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행위가 가격과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에 의해 사 회 전체의 목표인 국부의 증진과 어떻게 조화할 수 있는가를 분석한 경제학의 고전이다. 시 장 기구가 원활히 작동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분권화되고 경제적이며 민주적인 사회 질서 가 정착되어야 함을 강조하였으며, 경제현상을 역사, 문화, 정치, 사회의 측명에서 고찰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정운찬)

61. 칸트, 『형이상학 서설』

Kant, Prolegomena

계몽시대의 대표적 철학자였던 칸트는 1781년에 『순수 이성비판』을 내놓음으로써 철 학적 사유의 발전에 새로운 장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순수이성비판』에 대한 당시의 비평 은 별로 호의적인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저작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제거하기 위하여 같은 주제를 재구성하여 새로 쓴 저작이 『형이상학 서설』이다. 이 책에서 칸트는 인간의 인식 능력에 대한 반성 없이 구성된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을 비판하고 새로운 형이상학을 위한 인식론적 기초를 마련하였다.(김효명)

62. 헤겔, 『역사철학 강의』

Hegel, Vorlesungen ber Geschichte der Philosophie

계몽주의 정신을 이어받은 헤겔은 인간정신의 본성이 자유라는 명제로부터 역사의 진보 사상을 이끌어 내어 그 이후의 사상, 특히 마르크스의 사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역사철학 강의』에서 헤겔은 인간 개개인의 생각이 발전하는 것처럼 인간정신의 구체적인 구현인 역사도 자유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김효명)

63. 토끄빌, 『미국의 민주주의』

Tocqueville, De la d mocratie en Am rique

근대시민혁명의 산물인 민주주의와 자유의 관계를 미국의 사례와 관련시켜 규명하고 있 는 이 책은 근대민주주의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가장 깊이 있게 분석한 자유주의의 현대적 고 전에 속한다. 이 책에서 토끄빌은 민주주의가 오히려 '다수에 의한 전제'를 가져와 '개인적 자유'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새로운 민주적 자유체제의 수립 가능성 을 미국사회에 대한 분석과 관련시켜 모색하고 있다.(김세균)

64. 꽁트, 『실증철학 강의』

Comte, Cours de philosophie positive

불란서 실증주의의 창시자인 꽁트는 불란서 뿐만 아니라 19세기 전유럽의 사상형성에 지 대한 영향을 끼쳤다. 과학의 실증성을 강조한 꽁트는 특히 사회학을 인간들간의 사회적 관 계를 연구하고 이러한 관계가 어떻게 역사의 과정 속에서 변해가는지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규정함으로써 사회학이 새로운 학으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실증철학 강의』에서 그는 각 역사적 단계에서의 인간정신, 즉 과학이 그 이전의 단계에 의존하여 진 보하고 있음을 증명해보이고자 하였다.(김효명)

65.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

Jhering, Der Kampf ums Recht

법의 목표인 평화를 위해서는 각자가 투철한 법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 실현 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인권선언적 연설이다. 아직도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이 법학자의 인 격주의적 윤리관, 진보적 역사관, 참을성 있는 낙관주의를 전체로서 파악하지 않는 한, 이 연 설에 반영된 인간학적 출발점으로서의 이기주의, 자연법 이념에 대한 비판, 唯名論的인 사상 경향 등은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다.(최병조)

66. 다윈, 『종의 기원』

Darwin,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주장하는 다윈이론이 담긴 책. 젊은 시절 비글호 항해 이래 오 랜 기간 동안을 통한 지질학, 생물학 연구를 통해 얻어진 수많은 증거들을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데 다윈이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보는 것이 흥미 있으며, 생물학에서의 뉴턴을 표 방했던 그의 과학 방법론도 엿볼 수 있다. (김영식)

67. 밀, 『자유론』

Mill, on Liberty

밀은 사회주의적 자유주의체제를 옹호한 최초의 자유주의 이론가이다. 그는 자유주의의 민주적 개혁 및 노동자 소유기업에 기초한 경쟁적 경제체제로서의 사회주의에 찬성하지만, 그가 자유에의 위협이라고 본 '순수한 다수지배'에는 반대한다. 자유를 자연법적 원리가 아 니라 공리주의적 원리에 의거해 정초 지우고 있는 이 책은 자유주의에서 발전된 자유의 가치 를 가장 웅변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저술에 속한다.(김세균)

68. 메인, 『고대법』

Maine, Ancient Law

인도 유럽법을 주된 소재로 하여 인류 전체를 통한 법의 발전 법칙을 논했는데, 자연법론 의 비과학성과 분석 법학의 인간성 이해 부족을 비판하고, 원시사회에서 현대사회로의 추이 를 특히 신분에서 계약으로 라는 방식에 의해 설명했다. 그의 원시사회는 가부장적 사회였 다(Bachofen류의 母權사회이론에 대한 반대). 법인류학의 定礎者로서 특히 형식주의와 秘傳의 기반으로 특징 지워진 관습법의 구조적 원리들을 분석했다.(최병조)

69. 마르크스 『자본론』

Marx, Das Kapital

마르크스 경제이론의 결정체인 『자본론』은 근대 부르조아 사회의 생산, 유통과 분배를 지배하는 원리를 구명하고 이 생산양식의 내부 조직과 모순들을 지적함으로써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을 밝힌 역작이다. 상품에 대한 논의로부터 출발하여 노동가치, 잉여가치, 착취, 재 생산, 자본축척, 이윤율 하락, 산업 예비군, 공황이라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현대 자 본주의 분석의 체계적인 출발점을 제시하였다.(정운찬) 

70. 니이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Nietzsche, Also sprach Zarathustra

-만인을 위한 그리고 어느 누구도 위하지 않은 한 권의 책. 神의 죽음을 외치고, 이 니히리즘의 극복을 위하여 실존적 성실성을 갖고 모색한 니체의 저작. <신의 죽음>이란 종 래의 최고의 제가치, 특히 그리스도교의 도덕적 제가치가 그 효력을 상실하여 허무화 된 현 대의 니히리즘적 상황을 의미하며, 진짜 새로운 人間을 창조하려는 의지는 신의 죽음의 인 식에서 비로소 생겨난다고 본 니체는 신의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 그것을 <영원 회귀사상> 의 체험에 바탕을 둔 超人사상으로 結晶시킨 哲學的 散文詩.(박환덕)

71. 뒤르껭, 『자살론』

Durkheim, Le Suicide

1897년에 출판된 사회학의 고전적 저작으로서, 공식적 통계에 입각해 자살이라는 사회현 상을 연구 검토하고 있다. 자살이 사회적 원인들의 결과임을 밝힘으로써, 뒤르껭은 인간 개 인을 집단적 현실로 규정하면서 사회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이동렬)

72. 프로이트, 『꿈의 해석』

Freud, Die Traumdeutung

정신분석 이론의 수립, 정신분석적 치료 기법의 개발, 포괄적인 성격이론의 전개 등으로 프로이드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서구의 인간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위의 공헌들은 그 기반을 무의식의 탐구에 두고 있다. 프로이드는 꿈의 해석을 무의식의 이해에 이르게 하는 왕도라고 하였다. 따라서 프로이드의 이론을 이해하고, 정신 생활에서의 무의식의 역할에 관 한 그의 견해를 이해하는 데에는 그의 『꿈의 해석』이 필수적인 것이 된다.(조대경)

73. 베르그송, 『창조적 진화』

Bergson, L' volution cr atrice

베르그송의 철학이 갖는 역사적 의의는 정태적 존재를 위주로 하는 종래의 형이상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생성과 변화를 근원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역동적 형이상학을 제창하였다 는 데에 있다. 『창조적 진화』는 생명과 물질에 대한 실증적 사실을 토대로 하여 존재하는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관점에서 질서 지우려 한 저서이다.(김효명)

74.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L vi-Strauss, Tristes tropiques

현대 인류학에 지대한 영향을 남긴 레비-스트로스의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저작으로서, 철학에서 인류학으로 이행한 저자의 지적 여정이 기술되고 있다. 브라질 인 디언들의 풍속 연구를 직접적 제재로 다루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포괄적인 성찰을 담고 있는 동시에 현대 문명의 제반 문제에 대한 의미 깊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이동렬)

75. 우나무노, 『생의 비극적 감정』

Unamuno, El Sentimento Tragico de la Vida

이 에세이는 1898년 美西전쟁 이후 식민제국에서 몰락한 조국의 암담한 현실을 전향적으 로 극복하려는 당대 스페인 지성의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서구의 근대사에서 낙오한 스 페인의 지식인이 기독교 신앙과 신앙에 저항하는 실증주의적 이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 을 읽어 볼 수 있다. 우나무노는 불멸에의 생래적 갈증을 갖는 인간은 육적인 동시에 정신 적인 존재이며 신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기술하고 있다.(김춘진)

76. 소쉬르, 『일반 언어학 강의』

Saussure, Cours de Lingustique G n rale

1916년 간행된 소쉬르의 이 저작은, 인간언어의 본질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표방하는 일 반언어학을, 새로이 구성된 기호학의 조망 속에서, 20세기의 주요한 독립적인 인간과학의 하 나로 정립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이 저서는, 언어에 대한 과학적 연구 영역에서 필연적으로 조우하게 되는 일련의 기본적인 개념을 체계화하고 있는데, 역사 실증주의적 연 구와 단절을 이루는 그 내용은 현대 구조주의 언어학의 초석이 되었다.(홍재성)

77.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Weber, Die protestantische Ethik und der Geist des Kapitalismus

이 책은 청교도 신앙이 자본주의적 생활양식에 끼친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유물사관과는 다른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형성을 논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청교도의 직업관 및 윤리의 식이 영리추구행위를 정당화 시켜 서유럽 자본주의의 형성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고 주장하 였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확실한 기초 위에 서게 되면 그 형성의 뿌리였던 금욕적 신앙과 윤리의식은 소멸되며, 청교도주의가 결국은 재산분배의 불평등과 노동자에 대한 수탈을 합 리화 시킬 수 있음도 언급하였다.(정운찬)

78. 그람시, 『옥중수고』

Gramsci, Quaderni del carcere

그람시가 옥중에서 1929년부터 1935년 사이에 쓴 글들을 모은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적 사회 분석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가장 창의적인 마르크스주의적 저작의 하나이다. 이 책에서 그람시는 상부구조의 '상대적 자율성', 토대와 상부구조의 통일체로서의 '역사적 불록' 등 을 강조하며, 역사를 만드는 인간행위의 적극적, 구성적 역할에 주목하면서 노동자계급의 헤 게모니적 계급으로의 상승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김세균)

79.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Heidegger, Sein und Zeit

하이데거는 20세기 독일이 낳은 세계적 철학자 중의 한사람이다. 하이데거의 철학은 보 통 실존철학으로 분류되는데 그의 실존주의 사상은 철학은 물론 불트만이나 틸리히의 신학, 빈스방어로 대표되는 실존적 정신분석학에까지도 영향을 끼쳤다. 『존재와 시간』은 하이데 거의 주저로서 존재일반에 관한 탐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존재일반을 탐구하는 존 재는 인간 뿐이기에 인간존재에 대한 탐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김효명)

80. 블로크, 『중세사회』

Bloch, La Soci t f odale

봉건제를 주군과 봉신 간의 주종관계로 보는 법제사적 해석, 지방분권적인 통치조직으로 보는 정치사적 해석을 넘어서서 하나의 총체적인 사회형태로 제시한다. 집단 심성을 사회적 토대 및 경제적, 인구학적 조건에 비추어 파악함으로써 유럽 중세인들의 삶을 역동성있게 드러내 준다. '아날학파'의 제1세대가 지녔던 전체사적인 전망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준다. (최갑수)

81. 피아제, 『아동지능의 근원』

Piaget, The origin of intelligence in child

저자인 피아제는 세계적인 아동심리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근원적인 관심은 <발생 적 인식론>에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우리의 인간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현상 과 대상들(예컨대, 꿈, 생명과 생명체, 해와 달, 물 나무, 산 땅 같은 것들)은 과연 무엇이며, 그 기원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 어린이들은 과연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가? 어린 이들도 성인과 같은 개념을 갖고 있는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가? 언제부터 성인과 같은 개념을 갖게 되는가? 하는 물음의 해답을 얻고자 철학적인 방법이 아닌, 심리학의 방법을 통해 탐색하고 있다.(서봉연)

82. 슘페터,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Schumpeter, 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

슘페터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그렇게 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소위 슘페터식의 자본주의 붕괴론으로 알려진 이 명제는 자본 주의 체제의 성공 자체가 자본주의를 보호, 유지하여 온 사회적 제도를 약화시킴으로써 사 회주의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는 자본주의의 후계 자로서의 사회주의 제도에 대한 분석을 행하며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슘페터의 논점 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정운찬)

83. 하예크, 『예종에의 길』

Hayek, The Road to Serfdom

이 책은 시장경제적 질서를 사회적 자유 실현의 절대불가결한 전제조건으로 보는 관점에 서 경제계획에의 유혹은, 의도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 극단적인 형태가 파시즘과 공산주의 와 같은 전체주의인, '예종에의 길'로 이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경제에 대한 국가적 조절 및 사회복지국가적 국가개입에 반대하는 '신자유주의자' 내지 '신보수주 의자'들의 고전이 되고 있다.(김세균)

84. 융, 『심리학과 종교』

Jung, Psychologie und Religion

종교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이 책은 두가지 점에서 종교의 실재성을 주장한다. 하 나는 무의식의 자율성을 종교의 근원적인 자리라고 이해하는 점이고, 또 하나는 그러한 경 험이 자연적 상징과 역사 속에서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종교에 대한 사변적 탐구나 교의적 고백만을 익혀 온 종교인들 또는 종교를 환상으로 여기는 소박한 지성인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성찰의 자료가 될 것이다.(정진홍)

85. 메를로-뽕티, 『지각의 현상학』

Merleau-Ponty, Ph nom nologie de la perception

메를로-뽕티는 20세기 불란서 현상학을 주도한 철학자이다. 훗설의 현상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어떤 특정의 문제에 관해선 훗설과 견해를 달리 하였다. 타인에 대한 앎이 어떻게 구성되는가하는 문제가 바로 그러한 문제이다. 메를로 뽕티는 이 문제에 대한 훗설의 이론을 거부하고 인간의 신체와 지각에 근거하여 타인의 앎을 설명하려는 새로운 이 론을 내세웠다. 『지각의 현상학』은 이러한 이론을 상세히 다루고 있는 메를로-뽕티의 대 표적인 저작이다.(김효명)

86. 슈뢰딩거, 『생명이란 무엇인가』

Schroedinger, What is life?

1940년대에 출판된 이 책은 생명체의 유전 물질이 어떻게 불변인 채로 유지되며 또 그 자체를 재생산해내는가 하는 물음과 생명은 스스로의 구조를 파괴하려는 경향에 대해 어떻 게 저항해 나가는가 하는 기본적인 물음을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특 히 젊은 물리학자들로 하여금 생명의 중심 문제에 관심을 돌리게 함으로써 생물학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현재에도 생명의 본질에 관한 많은 직관의 원천이 되고 있다.(장회익)

87.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성찰』

Wittgenstein, Philosophische Untersuchungen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현대 서양 철학의 큰 두 줄기를 형성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의 초기 저작 『논리철학논고』는 논리적 실증주의의 학설을 성격지우고 규정하 는데 중요한 초석 역할을 하였다면 『철학적 성찰』은 일상 언어 분석으로 대표되는 또 하 나의 학설이 형성되는데 그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그 철학적 방법과 내용을 규정하였다.(김효명)

88. 파노프스키, 『시각예술에서의 의미』

Panofsky, Meaning in the visual arts

'인문학으로서의 미술사'라는 첫 번째 장의 제목이 알려주듯 미술사를 인간과 역사의 탐 구라는 보다 넓은 지평에 자리잡게 함으로써 현대 미술사학의 고전적 위치에 오른 저술이 다. 미술작품이 보여주는 도상을 기술하는 도상학과 그것을 전체 정신사의 맥락에서 해석하 여 당시대 인간의 삶을 재구성하는 도상해석학의 방법을 통해 미술사를 미술형식의 연구를 넘어 당시대의 인간과 정신적 삶의 연구로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남두)

89. 샤르댕, 『인간현상』

Chardin, The Phenomenon of Man

고생물학자인 동시에 카톨릭 신부이기도 한 저자는 우주론적 진화론적 배경 아래 하나의 현상으로서의 인간을 대단히 포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 속에는 물질세계와 정신세계, 과거와 미래 그리고 다양성과 단일성이라고 하는 3중 종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20세기 전반 기에 집필된 이 책은 종합적인 세계관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오늘날에 이르러 더욱 많은 감흥과 새로운 직관을 제공해 준다.(장회익)

90. 켈젠, 『순수법학』

Kelsen, Reine Rechtslehre

칸트의 존재와 당위 이원론과 법의 강제성 이론을 바탕으로 실정법 그 자체의 구조를 냉 정하게 이론과학적으로 인식하려는 실정법의 이론을 수립하려 했고, 그 결과 법규의 단계구 조상 종국적 가설로서의 근본 규범을 설정했다. 민주주의와 직결된 가치상대주의 및 법의 技術性을 전제한 가치판단의 배제라는 점에서 나치스의 배경하에서 실천적 의의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법의 본질에 대한 영원한 문제제기이다.(최병조)

91. 가다머, 『진리와 방법』

Gadamer, Wahrheit und Methode

현대 해석학(Hermeneutik)의 고전으로 불리우는 이 책은 해석학을 단순한 문헌이해의 방법론에서 본격적인 존재론의 철학으로 한 단계 격상시킨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든 이해현상의 조건을 검토함으로써 근세 자연과학의 방법주의의 객관적 진리주장이 일면적임 을 밝히고 정신과학적 영향작용사의 보편성을 밝히려는 이 저술은 고대 이래 지속되어 온 철학과 수사학 사이의 논쟁에서 수사학 전통의 새로운 이론적 근거를 해박하고 정치한 논의 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김남두)

92. 톰슨,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

Thompson, The Making of the English Working Class

노동계급을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자동적인 산물로 보는 '천박한 맑스주의'나 자본주의체 제의 한 구성요소로 보는 기능주의적 접근을 비판하고 계급의 형성을 구조와 주체 간의 상 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본다. 1780년과 1832년 사이에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과정 을 노동자들의 전체적 경험을 통해 추적한다. 민중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드러낸 대 표적인 '아래로부터의 역사'이다.(최갑수)

93. 하버마스, 『인식과 관심』

Habermas, Erkenntnis und Interess

하버마스는 비판적 사회이론가로서 현대 독일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이다. 『인식과 관 심』에서 하버마스는 꽁트로부터 시작하여 20세기 논리 실증주의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인식 론을 주도한 소위 '실증적 인식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버마스에 의하면 실증적 인식 론의 문제점은 그것이 선진산업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의 일방적 기능화를 초래 하였다는 점이다. 그는 이 문제가 극복되기 위해선 자기 반성과 관심의 조화 속에서 지식이 추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김효명)

94.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Heisenberg, Der Teil und das Ganze

현대 양자역학 수립의 한 주역을 담당했던 저자가 학문을 해 나온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사람들과 대화와 토론의 과정들을 재현해내면서 창조적 학문 형성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양자이론은 과학에 대한 종래의 관념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깊은 인식론적 함의를 지닌 이론이어서 이 책을 통해 혁명적 과학의 창조과정 뿐 아니 라 양자역학을 둘러싼 철학적 논란의 핵심에 접해 볼 수 있다.(장회익)

95. 푸코, 『지식의 고고학』

Foucault, L'Archeolgie du savoir

『광기의 역사』, 『말과 사물』 등에서 전개된 고고학적 탐구를 체계화된 방법으로 발 전시켜 서술하는 『지식의 고고학』은 방법론 자체에 대한 연구서에 속한다. 현상학과 해석 학, 변증법과는 반대되는 관점에 서있는 푸코의 사유구조가 담론 형성 규칙에 대한 분석에 서 잘 드러나 있다. 역사 기술의 시각, 주체의 문제등 굵직한 문제들이 다루어진다.(이동렬)

96. 쿤, 『과학혁명의 구조』

Kuhn,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파라다임"(paradigm), "정상과학"(normal science) 등의 개념들로 특징지어지는 토마스 쿤의 과학관을 담고 있는 책. 과학상의 변화 또는 발전이 축적적이 아니라 혁명적이며, 그같 은 혁명적 변화인 과학혁명들 사이에 비혁명적이고 안정된 정상과학의 기간이 있고 이 기간 의 과학을 파라다임이 특징지어준다는 그의 이론이 실제과학의 역사상의 예들을 통해 설득 력있게 뒷받침되고 있다.(김영식)

97. 롤즈, 『정의론』

Rawls, A Theory of Justice

롤즈의 『정의론』은 현대 미국의 도덕철학과 정치철학에 새로운 시각과 방법을 제공한 저서로서 사회과학 내지 사회철학의 전 분야에서 이미 현대적 고전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사회계약론을 보다 일반화시키고 그 이론 속에 함축되어 있는 정의관의 중요한 구조적 특성 을 밝혀냄으로써 새로운 정의관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김효명)

98. 엘리아데 『성과 속』

Eliade, The sacred and the profane

루마니아 태생의 종교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삶이 경험하는 두 차원, 곧 성(聖)과 속(俗) 을 준거로 하여 문화를 재서술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종교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는 것이지 만 그의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모든 개념들, 이를테면 공간, 시간, 자연, 인간 등을 근원적으 로 되묻게하고 있다. 물음의 철저함과 이에 상응하는 상상력의 펼침이 우리를 새로운 세계 와 만나게 한다.(정진홍)

99.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Braudel, Civilisation mat rielle, conomie et capitalisme, XVe-XVIIIe si cle

서양 근대초의 경제적 삶을 물질문명/시장경제/자본주의의 3층구도 속에서 파악한다. 물 질문명은 자급자족의 하부경제이며, 그 위에 투명하고 규칙성을 지닌 교류의 장소인 '경제생활'이 있고, 맨 위에 불투명한 독점의 세계인 자본주의가 있다. 일상생활의 구조를 경제사 에 결합시키고 자본주의를 특이하게 '反시장'으로 보는 동시에 '세계경제'라는 총체적 시각 을 제공한다.(최갑수)

100. 요나스, 『책임의 원리』

Jonas, Das Prinzip Verantwortung

'기술문명에 대한 윤리학 시론'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인간 상호 간에 성립했던 책 임의 원리를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생태윤리학의 고전적 저술이다.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과 기술을 분석하고 근세인의 유토피아가 전제하는 진보의 신화를 비판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한계에 대한 인식위에 성립하는 책임의 윤리를 역설하고 있다.(김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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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의 『한비자』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1. 21세기와 지도자

역사 속에는 수많은 지도자들이 있다. 인(仁)의 정치를 실현한 군주가 있었는가 하면, 폭군으로 격하된 왕도 있었고, 복잡한 당대 현실 속에서 우유부단한 정치적 행보를 보인 통치자도 있었다. 또 인류사에서는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 독재자의 면모를 보여 준 지배자도 존재했다. 21세기에도 그러한 지도자는 세계 도처에 널려 있다. 사람들은 때때로 그들을 영웅으로 추앙하기도 했지만, 어떤 영웅은 역사의 냉철한 심판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지도자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며,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원하고 있을까?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하다고 할 때도 있고, 반대로 악하다고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지도자는 그들이 지닌 선악의 유무와 관계없이 역사 속에서 뭇사람들에 의해 평가를 받는다. 그 통치 행위가 21세기의 잣대로만 평가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박정희 전(前)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칭기스칸도 우리 입장에서는 침략자이지만, 몽골 사람들에겐 영웅이다. 호치민은 베트남 민중들에겐 ‘호’아저씨로 통하는 정치가이자 지도자이지만, 미국에게는 다시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의 화신일 것이다.

그렇게 보면 지도자의 절대적인 모델은 없는 것일까? 또한 과거의 지도자를 무조건 추앙하거나 매도하는 건 정당한 것인지, 또 우리가 추구하는 지도자의 전범(典範)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옛것을 연구하여 새로운 지식이나 도리를 찾아낸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처럼 한비와 마키아벨리는 현대에서도 주목할 만한 인물들이다. 한 사람은 그의 법가(法家)사상에서 동양의 군주론을 다른 한 사람은 그의 정치 사상을 ‘군주론’이라는 이름으로 역사 속에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작품을 통해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찾아보도록 하자.

2. 한비의 『한비자』

 (1) 한비는 누구인가?

한비는 법가 사상을 완성한 인물로 그가 태어난 해는 명확하지 않으며 기원전 233년 진나라의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사마천의 『사기』중『노자한비열전』의 기록에 그를 언급한 내용이 나오는데, 한비는 한나라의 귀족 공자 출신이며 형명(刑名) 및 법술(法術)의학, 다시 말하면 법가 사상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그러한 학문을 익혀 봉건 전제 정치의 체제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법가 이론을 집대성 했다.

한비는 일찍이 순자의 문하생이 되었는데, 귀족 출신이긴 했지만 다른 제자 백가의 사상가들과는 달라 언변이 서툴고 말을 더듬는 눌변가였다고 한다. 그는 박학다식한 학자로서 저물어가는 한나라를 되살리려고 끊임없이 부국강병을 주장했으나, 당시 한나라 왕인 안(安)은 그의 충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비는 조국의 앞날에 대한 걱정과 분노, 섭섭함 등을 글로 써 홀로 한탄한다는 내용의『고분(孤憤)』, 나라를 좀먹는 다섯 마리의 해충이라는 『오두(五?)』, 『설난』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그의 탁월함을 알아 본 것은 진시황이었다고 한다. 그는 한비의 글을 보고 “과인이 이 글을 지은 자와 만나 사귈 수 있다면 죽어도 한이 없겠구나.”라고 말하면서, 진나라의 재상이였던 이사(李斯 : 한비와 함께 순자의 문하생)가 세운 계략으로 한나라를 공격하게 되었다. 한 나라의 왕은 한비를 사신으로 보내 전쟁 중단을 꾀하였다. 그러나 이사의 질투와 음모에 걸린 한비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해 보았으나 진시황은 그들을 투옥하였고, 한비에게 약을보내 자살하게 였다. 그가 죽은 지 3년 후 한나라는 진나라에 의해 멸망되었다.

한비는 진시황에게 죽임을 당했으나, 그의 사상은 결국 진시황에 의해 실현되었다. 진시황이 취한 태도와 방법은 단 한 가지도 한비의 법술에 따르지 않았던 일이 없었다는 후대의 전언이 그것을 말해 준다. 결국, 한비의 이론은 춘추 전국 시대를 마감하게 하는 데 일조하였고, 그는 새로운 사회 조직을 만들어 내는 선도자의 역할을 한 셈이 되었다.

 (2)『한비자』는 어떤 책인가?

지금 우리에게 저해지고 있는 『한비자』는 총 20권 55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은 법가의 대표자인 한비의 사상이 집약되어 있는 법치술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비자』에는 역대의 수많은 인물, 역사적 사건, 우화 등이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고대 사회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의 일반적 성질은 타산적이고 악에 경도된 것으로 보고, 설령 친한 사이에 애정이 있다 해도 그것은 힘이 없는 것이기에 정치를 논할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세상에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과거의 정책이 반드시 현실에 적용되지는 않는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유가(儒家)나 묵가(墨家)의 주장은 공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군주는 현실에 대응하는 법을 펴고 측근, 신하, 학자, 백성들에게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인간의 본성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으며, 한비는 범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데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3) 한비의『한비자』와 법치 만능주의

한비가 주장하는 법가 사상의 핵심은 법(法), 술(術), 세(勢)이다. ‘법’은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원칙이며, ‘술’은 인간을 다루고 조종하는 방책이고, ‘세’는 ‘법’과 ‘술’을 발휘하는 배타적이고 유일한 권한을 뜻한다. 이 권한은 하늘이 부여한 것도 아니고 왕이기 때문에 부여받은 것도 아니며, 오로지 왕이 ‘군주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생각은 당연히 위에서 언급한 ‘법’을 근거로 통치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착된다. 법은 성인이나 옛날의 제도에 따라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한비는 중요한 것은 현재이고, 법은 그런 의미에서 객관적이고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법이 신분이나 직책에 구애되지 않고 적용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한비는 인간을 철두철미하게 이기적인 존재로 보았다. 다양한 이익이 상충하는 인간 사회에서 군주가 신하와 백성의 충성심만 기대한 채 정치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그에게 유가의 성선설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오히려 그는 그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순자의 성악설을 직접적으로 계승하였다. 그래서 한비는 신하와 백성을 다스리는 최선의 방법으로 ‘법’을 제시한다. 법을 바로 세워 잘 운용하면 질서가 자연히 확립될 것으로 보았다. 아울러 철저한 준법을 위해 형벌을 부과하여 두려움을 주고, 법을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하여 사사로움에 얽매이지 않으며, 어떠한 관용이나 정도 섞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을 빈틈없이 정비했다고 해도 결국 그것을 운용하는것은 인간이다. 군주 혼자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신하로 하여금 법을 운용하게 한다. 하지만 군주와 신하의 이익을 상충하게 마련이므로, 군주는 신하를 자기 마음대로 따라오게 잘 다스려야 한다. 여기서 ‘술’이 필요하다. 신하의 심리를 잘 조종하면 천하는 군주에 의해 잘 다스려진다. 군주는 신하의 모든 것을 알지만 신하는 임금의 정체를 전혀 모르게 하여 신하의 적나란한 모습을 살피고, 신하의 뜻대로 일을 맡기되 철저히 성과에 따라 상벌을 단행하는 것이 ‘술’의 주요 내용이다.

한비의 정치 이론은 도덕과인의를 기반으로 한 유가 사상과 배치된다. 그래서 한비의 입장에서 왕은 법에 의해 다스려지기 때문에 성인이나 구자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국가가 강해지려면 무엇보다도 왕권이 강해야 한다는 믿음은 버리지 않았다, 법도 강한 왕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도, 적용될 수도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한비의 법치는 군주를 위한 것이지 일반 백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한비자』에서는 강력하고 절대적인 왕권이 주창된다. 그래서 이 책이 까다로운 법을 만들어 백성들을 고통에 빠뜨렸던 진시황에 의해 악용된 측면이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한비는 노자의 ‘무위자연설’, 순자의 ‘성악설’, 상앙의 ‘법’과 신불해의 ‘술’, 신도의 ‘세’를 조화하여 법치 사상을 『한비자』에 집대성한 것이다. 그것은 공명 정대한 법치를 바탕으로 한 법률 만능주의였고, 궁극적으로 군주 통치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정치 사상서였으며, 결국 유가 사상을 넘보는 중국 역대 군주의 통치 지침서가 되었던 것이다.

『한비자』는 현실적이면서 실천적인 정치 이론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당대에 유가를 뛰어넘는 진보적 사상을 구현한 것이었으나, 인간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과 통치자의 경도된 사상 등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내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이 지니는 부조리나 권모술수에 경종을 울리고 있기 때문에 현대 민주주의의 법치주의와 비교하면서 다시금 그의 사상의 명암을 재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4) 21세기에 바라본 『한비자』의 의의

21세기의 시각에서 보면 한비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인간의 마음을 믿지 말라. 인간이 행한 공과만 따져라.”라고 주장한 한비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통치자 위주의 사고 방식으로 구결되며, 그의 사상은 한 쪽으로 치우친다. 즉, 현비의 법치는 전적으로 군주를 위한 것이지 백성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한비의 법은 절대 왕권에 대한 복종이고 백성에 대한 폭정이었다.

“군주의 재난은 사람을 믿는 데서 그릇된다. 군주가 자신의 아들이나 부인을 지나치게 신뢰한다면 간식들을 태자나 그 분인을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할 것이다. 무릇 아내처럼 가까운 사람과 자식도 신뢰할 수 없거 늘 그 밖의 사람을 믿을 수 있겠는가. (중략) 의사가 환자의 고름을 빨아 내기 위해 상처를 빨아서 나쁜 피를 입 안에 머금는 것은 그 환자와 골육의 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익을 얻기 위해서이다.”

『한비자』에 따르면 사회나 국가도 철저한 ‘권력 추구’, ‘이익 추구’의 장인데, 이것은 군신 관계나 부부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위에서 인용된 내용은 21세기에 그릇되게 벌어지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지적하는 것 같아 내심 마음이 불편하기까지 하다. 이런 현실이 과거나 현재에도 존재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인의의 정치’, 혹은 ‘예의 정치’로 논할 수 없는 것은, 현실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는 냉철한 인식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러한 인식 태도 이면에 깔린 의식 태도의 볼온함이 가져다주는 불편함을 극복할 필요성도 있다. 세상은 위와 같은 양상과 현실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한 한비의 한계를 우리는 좀더 진지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법은 냉정하지만, 따뜻한 가슴이 없기 때문이다

3. 마키아벨리와『군주론』

 (1) 마키아벨리는 누구인가?

1469년에 출생하여 1527년에 사망한 마키아벨리는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 역사학자이자 정치 이론가였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가난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498년부터 피렌체의 내정과 군사를 담당했다. 1512년 메디치 가(家)가 피렌체로 복귀하게 되자, 한때 음모죄로 체포된 후 관직에서 물러났으며, 이 때 실의 속에서 독서와 저술 활동에 전념했다. 주요 저서로는 『군주론』과 『로마사론』이 있다.

그는 서양에서 현실주의적인 정치 사상가였고, 한비와 마찬가지로 도덕주의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냉혹하기 그지없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수많은 학자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으며, ‘권력의 화신’으로도 유명했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군주론』은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근대 정치 사상의 기원이 된 책이다. 이 책은 군주의 자세를 논하는 형태로서 정치는 도덕으로부터 구별된 고유의 영역이라는 것을 주장했고, 더 나아가 이탈리아가 강력한 군주 밑에서 프랑스 및 에스파냐 등 강대국과 대항하여 통일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2) 마키아벨리의『군주론』과 마키아벨리즘

『군주론』은 마키아벨 리가 군주에게 바치는 군주 통치에 관한 지침서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쓰면서 외양상의 수사나 인위적인 기교를 일체 사용하지 않았으며, 권력의 획득, 유치, 팽창에 대해 모든 종교적 가치나 윤리적 고려를 배제한 채 책을 서술했다. 그러나 그 내용에 대해 비난이 거세지자 1559년 교황 파울루스 4세에 의해서 교황청의 금서 목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이상적인 군주의 모델을 제시했다. 『군주론』에서 강조하는 가장 근본적인 주장은 ‘군주는 만약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 악행을 저지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마키아벨리는 당대 사회 불안의 해결책을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통치자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단지 자기의 권력과 세력을 팽창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아무 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도덕성·종교심·논리성을 저버리며, 오로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사상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해석 방식은 흔히 마키아벨리즘이라 불리는 해석 방식으로서, 마키아벨리의 사상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왜냐 하면, 『군주론』은 15세기 이탈리아의 시대적 상황을 함축하고 있으며 분명 통치자의 정치 행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는 군주가 결과보다는 동기를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마키아벨리는 군주란 수단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현재까지 고전의 지위를 잃지 않고 논쟁거리가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키아벨리 이전까지의 정치는 윤리와 동질적인 것으로 여겨졌고, 소크라테스 때부터 절대적으로 선하고 윤리 적인 정치가 추구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가 현실적으로 그렇게 순수하고 정의로운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혼란한 당대 이탈리아의 분열을 보면 그의 주장이 갖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실적 타당성을 획득할 수 있지는 않을까?

수단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은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마키아벨 리가 악덕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고 하더라도 덕을 완전히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공인의 덕과 사인의 덕은 서로 다른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위한 쪽을 선택할 것을 권했을 뿐이다. 더구나 같은 악덕이라도 덜 악한 것을 선택하라고 한다. 내실보다 외양을 중시한 것도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 때문이다. 그도 군주가 군주로서 갖춰야 할 덕을 모두 갖추는 것은 ‘좋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덕을 갖춘 척이라도 하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군주는 항상 백성을 생각하고 백성의 지지를 놓치지 말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그가 오늘날 우리와 같은 공화주의자의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부분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은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 가치가 있는 것이다.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와 법률을 도입해야 할 때,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충고했다.

“새로운 형태의 정부 수립을 주도하는 행위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 터 이익을 얻던 모든 사람들이 혁신적 인물에게 반대하는 한편,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얻게 될 사람들은 기껏 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변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혁신자를 고격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온 힘을 다하여 공격하는 데에 반해서, 그 지지자들은 반신반의하며 행동하는 데에 그친다. 따라서 혁신자와 그 지지자는 커다란 위험에 처하게 마련이다.”


“인간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받는 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덜 주저한다. 왜냐면, 사랑이란 일종의 의무감에 의해서 유지되는데, 인간은 지나치게 이해 타산적이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자신을 사랑한 자를 팽개쳐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로써 유지되며 항상 효과적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하여 여우와 같은 간사한 지혜와 사자와 같은 힘을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신의가 두텁고 종교심도 많으며 인격이 고결한 사람처럼 보여야 하지만, 실제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하였다.

그가 그렇게 주장한 것은 고대 로마인이 가진 역량과 생각을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인들의 마음 속에서 다시금 불러일으켜야 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탈리아에 새로운 정치적·사회적 질서를 수립하려는 그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낡은 도덕 이나 종교를 타파하고 그에 구속되지 않는 강력한 지배자를 탄생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정치는 일체의 도덕이나 종교에서 독립된 존재이므로, 일정한 정치 목적을 위한 수단이 도덕과 종교에 반하더라도 목적 달성이라는 결과에 따라서 수단의 반(反)도덕성, 반(反)종교성은 정당화된다는 정치적 사고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이말이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책도 허용된다.’는 뜻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리고 그의 참뜻이 이해되지 않고, 도덕과 종교의 부정이라는 일면만이 강조되어 그의 사상 전체가 비난을 받게 된 셈이다.

마키아벨리의 정치 사상이 사악하다는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은 종교 개혁과 종교 전쟁이라는 시대 상황과 밀접한관련이 있다. 당신에는 종교적·도덕적 대의와 명분을 앞세우며 상대방의 부도덕성을 비난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마키아벨리즘은 정치 선전을 위한 좋은 표적이 되었다. 그래서 군주 측은 자신들의 정책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내심 환영했으나, 그들과 다른 이익 관계를 가진 교황과 귀족 층은 마키아벨리의 부도덕성을 내세워 군주를 비난했던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사고 방식에 의하여 행동하는 사람을 모두 ‘마키아벨리스트’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고가 반드시 마키아벨리의 사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마키아벨리즘을 사악한 것으로 비난하는 최초의 글을 남기 인물은 영국의 추기경 폴(Pole)이었다. 그는 마키아벨리를 인류의 적으로 비난하고, 『군주론』은 진정한 신앙심을 말살하고 사회 생활을 파괴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였는데, 이것을 계기로 사악한 마키아벨리상이 최초로 제시되었다.

이와 같은 일방적인 비난으로 인해 마키아벨리는 ‘정치가는 그의 정치 목정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떠한 수단을 사용하여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처럼 일반인에게 인식되었고, 그러한 생각이 마키아벨리즘을 낳게 되었다. 그리하여 역사상의 모든 음흉하고 비열한 행위는 모두 마키아 벨리즘의 실천이라고 간주되었으며, 마키아벨리 자신이 마치 무슨 음모가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이는 어떤 인간의 사상이 그 인간의 참다운 의도를 떠나서 세상 사람들에게 단편적으로만 이해되고 비난받는 것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이 그의 사후에 이와 같은 운명에 처해진 것을 빗대어서 ‘마키아벨리의 이생은 그의 사후에 새로 시작되었다.’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3) 국가의 통합 및 부국강병을 위한선택과 『군주론』

사악한 마키아벨리의 이미지는 점점 확대되어 갔으나 군주와 정치가들은 그것에 대한 일반적인 도덕적 비난 속에서도 여전히 그 유용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 결과 마키아벨리즘은 다른 모습으로 변용되어 나타나게 된다. 16세기 말에서부터 약 1세기 간 정치 저술들은 ‘국가 이성’ 과 ‘국가 기밀’의 개념을 통해 마키아벨리즘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피함과 동시에 그것이 지닌 정치적 이점을 획득하고자 하였다. 이 두 가지 개념도 이미 고전 ·고대 시대부터 전해 왔던 것들이지만, 이 시기에 등장한 이것들은 마키아벨리즘과 마찬가지로 이전과 다른 개념을 내포한 것이었다.

‘국가 이성’ 이란 넓은 의미에서 국가를 보존하고 그 힘을 증대시키기 위해 정치가가 반드시 따라야 할 통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치가가 무엇보다도 국가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때, 그의 국가 이성은 마키아벨리즘과 동일시 된다. 그러나 도덕적 명분이 중시되던 종교 전쟁 시대에 나타난 국가 이성론은 그리스도교적 국가 이성과 사악하고 허위적인 국가 이성, 즉 마키아벨리적 국가 이성으로 양분하였다. 이로써 국가 이성론은 종교적 대의를 옹호하는 도덕적 입장을 받아들이면서도 국가 이성의 현실적 유용성을 확보하려한 점에서 마키아벨리즘과는 구별된다. 이는 세속 정치의 논리적 근거로 작용한 국가 이성을 마키아벨리의 부도덕성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시도였다.
국가 이성에 대한 이론적인 정의가 무엇이든지 간에 마키아벨리의 정치 격언들은 군주들 사이에서 관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는데, 문제는 사악한 그의 주장을 선한 군주의 정치 속에 어떻게 용해시킬까 하는 것이었다. 국가 기밀론 역시 군주가 어떻게 국가를 획득하여 그것을 보존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중점을 둠으로써 본질적으로는 국가 이성론인 마키아벨리즘과 동일한 것이었다.

이상의 두 가지 논의는 절대 군주정으로 대별되는 근대 국가의 정치 체제가 요구하는 마키아벨리즘과 종교와 도덕을 내세워 그런 경향을 비난하던 반(反)마키아벨리즘 사이에서 야기되는 상호 모순을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해결하려는 시도로서 나타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논의들은 30년 전쟁을 고비로 서서히 쇠퇴하였는데, 그것은 종교 전쟁의 마감으로 마키아벨리즘에 대한 논의의 첨예성이 무뎌졌기 때문이지 마키아벨리즘의 필요성이 현실적으로 상실되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마키아벨리즘은 개인보다 국가를 위하고 국가 지도자의 통치의 효율성 등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질 때, 더불어 한 공동체의 발전이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시되고 그것이 곧 절대적인 선으로 기능한다고 판단할 때 등장할 수 있는 ‘필요악’ 이라는 시각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이 한 국가의 동력을 진작시키는 힘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마키아베리즘은 사회가 혼란하거나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공동체에서 종종 유행처럼 회자되는 사상이기도 하다. 한편, 이 사상은 지도자의 리더십을 지나치게 계급적 우위로 판단할 때 등장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4. 통치자를 위한 이데올로기

군주는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며, 군주 한 사람으로 인해 그 나라의 우명이 좌우된다. 따라서 나라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군주는 인간의 악함이라는 본성을 잘 보여 주는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그들은 믿음보다는 의심으로 사람을 쓰고 관대함보다는 잔인함으로 사람을 다스린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는 군주와 신하 또는 백성 사이의 이해 관계에서는 너무나 사사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신하는 군주를 위해서 일하기보다 는 군주를 돕는 일이 결국엔 자신의 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충심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고, 백성은 군주가 자신들을 보호하는 데 힘쓰기 때문에 충성한다. 이런 점에서 한비와 마키아벨리는 의식의 동일성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 따른 자신들의 사상을 확립해 나갔다고 할 수 있다.

한비나 마키아벨리는 그들의 저서에서 어떻게 함으로써 구주가 강해지고, 위기 상황에서도 그 권력을 통해 절대적인 국가를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것은 인간을 법에 따라 심판하는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통치 체계를 주름잡은 사람으로서, 인간을 조종하거나 비도덕적인 면이 지도자가 갖춘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었다는 것은 당대의 정치 현실을 고려한다면 통치자로서의 적합한 성격이 악함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결론을 유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점은 절대적인 선이 아니다.

신하나 부하, 백성들을 다스리고 그들을 활용할 때, 통치자의 입장에서 만약 자신이 조금이라도 해를 끼친 사람이라면 그들은 법의 논리로 혹은 국가의 논리로 얼마든지 제거될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한비와 마키아벨리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인간에 대한 선함을 기대하기보다 사악함에 초점을 맞춘 두 사상가의 입장에서 백성과 도덕은 사치스러운 존재이자 가치였을 것이다. 그러한 사상의 바탕은 그것이 백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통치자를 위한 이데올로기였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비와 마키아벨리 역시 21세기의 시각에서는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을지 모른다.

21세기 민주 국가에서도 한비의 사상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일방적으로 매도되지 않는다. 그러나 21세기의 지도자론, 통치론, 리더십이 무엇인가라는 반문했을 때, 한비와 마키아벨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두 고전이 지니는 가치는 결코 폄하되지 않는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는 인간의 이기심이 존재하는데, 그 이기심을 제어하고 공통의 선을 추구하는 길로 가기 위해 사람들은 다양한 가치를 고전에서 찾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현실적으로 훌륭한 지도자를 열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 훌륭한 지도자는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공화주의에 기반한 민주주의가 형성된 지금의 이데올로기에서는 더욱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정치 현실이 가져다주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와 실망이 때로는 과거의 정치 사상의 흔적 속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도 승화되길 바라는 것은 우리의 소박한 바람인지 아니면 고전에 대한 애착인지 모를 일이다.

생각해 볼 문제

1. 한비의 『한비자』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2. 두 고전의 내용 속에서 21세기의 지도자가 취할 가능성이 있는 요건을 찾아보고, 그 내용이 지니는 위험성을 민주공화주의의 입장에서 비판해 보자.
3. 인간의 이기심이 낳을 수 있는 해악이 곧 국가의 해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예와 그렇지 않은 예를 열거해 보고, 바람직한 21세기 지도자라면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자료출처-대성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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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댕의 『인간 현상』

『인간 현상』의 핵심 내용

샤르댕은 폭넓은 지질학, 고생물학적 지식과 신학 사상에 바탕을 둔 진화 사상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러한 그의 정신세계에 관한 저서가 『인간 현상(Le Phenomene huimain)』이다. 『인간 현상』은 그의 저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1938에서 1940년 사이에 쓴 것인데 이 책에서 그는 구체적인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인류가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밝히고 있으며 과학은 물론, 신학과 철학, 심지어는 종교마저도 자유로이 넘나드는 그의 논지는 한 시대를 이끌어 나간 사상가로서의 명성이 조금 부족함이 없다.

『인간 현상』은 『이른 생명』, 『생명』, 『생각』, 『다음 생명』의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진화의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하고 있는데, 1장과 2장 즉, 『이른 생명』과 『생명』의 부분에서는 과학적인 사실에 입각하여 진화의 진행 과정을 보여 주며, 나머지 두 장에서는 진화에 대한 그의 철학적 사상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물리, 화학 등 과학에 근거하여 진화를 서술하는 1, 2장에도 역시 진화에 대한 그의 철학적 시각이 뚜렷이 나타나 있다. 그가 말하는 진화는 완성되지 않은 하나의 과정이며, 사람과 기타의 모든 존재는 진화의 과정상에 있는 현상이다. 그는 글 전체를 통해 이를 강조하면서, 인간의 완성되지 않음과 마지막 정신적 통일체(오메가 포인트)로의 논력을 역설하고 있다.


1. 이른 생명

먼저 『이른 생명』의 장에서는 우주의 바탕, 사물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물질, 기리고 지구의 탄생까지가 언급되어 있다. 우주는 『수없이 많은 여럿』이 하나의 『조직』을 이룬 것이다. 모든 물질을 수없이 쪼개다 보면, 계속 작은 알갱이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쪼개고 나눌수록 물질은 『원래 하나』임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원래 하나』인 수많은 개체가 상호 작용에 의해 연결되어 조직화된 것이 우주이다. 결국,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기초는 『여럿』, 『하나』 그리고 그것들을 조직화시켜 주는 『에너지』, 이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2. 생 명

『여럿이 하나 됨』이라는 것은 샤르댕의 진화 사상을 구성하는 큰 줄기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무기물 덩어리였던 지구에 수분이 생성되고 점차로 유기체들 즉, 『생명』이 탄생된다. 『생명』은 인간 존재의 전제가 된다. 생명이라는 것에는 굳이 다른 변화의 의미가 포함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인간의 진화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샤르댕은 이러한 진화적 생명을 『본다는 것』으로 함축하고 있다. 진화라는 것은 달리 표현하면 『더욱 진보된 하나 됨』인데, 『하나 됨』은 의식의 증가를 통하여 증가되고 의식의 증가는 곧 『본다는 것』의 증가를 의미하게 된다. 더 많이 더 확실히 보고자 하는 노력이 인간의 발달을 이룬 원동력이자 진화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3. 생각과 다음 생명

본다는 것의 또 다른 모습은 『생각』이다. 바라보는 것이 의식의 증가를 가져오는 것이라 할 때는 『생각』과 구별되지 않는 듯이 보이나, 생각하는 것은 반성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인 것이고 『생각』이 등장한 이후에 비로소 생명이 생명을 비판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이 세상에 가져다주었다. 반성하는 이성이 출현한 이후 인류는 그 존재로서 새로운 대지에 설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이성과 지각이 더욱 충실한 하나 됨을 가져다주는 세계인 『얼누리』가 펼쳐진 것이다. 현대 세계의 본질은 얼누리에 있다. 사실 진화를 인식한 것도 얼누리가 펼쳐진 이후요, 더 나아가서는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 것도 이러한 기반 위에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샤르댕은 얼 에너지의 물질 에너지에 대한 우위를 인정했다. 인류 속에 들어 있는 물질적 기계적인 힘을 점차 얼로 다스려 참된 문명을 이룩하는 길, 그것은 사람됨의 과정이며 거기에 오메가 포인트가 있다. 오메가 포인트란, 흩어진 여럿이 하나로 되는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모든 원소, 개체, 개인이 모인다. 그러나 이 하나 됨은 개체가 전체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체성이 더욱 뚜렷해지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오메가 포인트는 인류가 가야 할 미래이다. 결국, 진화의 마지막은 『얼의 힘』을 통해 찾을 것이고, 반성하는 이성의 힘, 얼의 힘만이 인류를 진화의 종착점인 오메가 포인트로 안내할 것이다.

4. 정신과 물질의 양면성

샤르댕은 『인간 현상』 전체를 통해 사물의 의식의 결합, 조화를 시도한다. 그는 과학에서의 물질주의와 정신주의, 결정론자와 목적론자 사이의 대립을 무의미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대립의 원인으로 조화를 이루려 하지 않는 학자들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각각의 과점이 현상학이나 일반 물리학을 통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고 하여 보편적 사고와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양자 합치적, 일원적 사고방식은 그의 저서 전체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눈에 보이는 우주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분석해서 적는 단순하면서도 진실 된 그의 과학관이며 방법론이다.

『인간 현상』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이 책에 대해 혼란을 갖게 될 것이다. 과학의 내용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형이상학이나 신학에 가까운 내용들이 서술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 자신이 염려하며 서두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과학책이다. 존재에 관한 물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사실을 관찰하고 늘어놓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사실들의 상호 관계와 뜻을 찾으려 노력하여 자신만의 세계관을 그려 나아가고 있을 따름이다. 모든 사물이 물질과 정신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인간, 생명, 우주 등으로 귀착되는, 근본적인 존재에 대한 물음 역시 이를 반영하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다. 오늘날은 바야흐로 사물의 내면과 외면을 동시에 다루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것이 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는 저자가 말한 얼누리의 단적인 모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물질과학의 범주를 넘어 내면과 의식을 바라보며 정신세계를 자연 과학과 별개로 하지 않고 과학을 통해 정신세계를 마련하려 한 샤르댕의 사상은 그 가치가 빛난다고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프랑스가 자랑하는 금세기의 저명한 지질학자요, 고생물학자이고 또한 예수회 신부이기도 하였던 『삐에르 떼이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hard de chardin ; 1881~1955)』은 1881년 오베르뉴 지방의 오르니크 마을에서 출생하였다.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지질학에 관심이 있는 부모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샤르댕은 11세가 되면서 부모의 가정교육을 벗어나 예수회가 운영하는 노트르담 학교에 진학하게 되는데, 이 시절부터 그는 자연과 만물의 존재에 신비를 느끼고 지질학에 몰두하면서 그만의 독창적인 진화 신학의 바탕을 쌓아 가게 된다. 18세가 되면서 예수회에 입단, 수련 수사가 된 샤르댕은 1904년 예수회가 프랑스에서 추방당하자 샤넬 섬에서 신학, 철학 등을 계속 공부하였고, 이듬해인 1905년에는 24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카이로의 예수회 대학에서 철학 등을 가르치게 된다. 사제로 서품을 받은 뒤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기로한 그는, 1912년에 귀국하여 프랑스 국립 박물관에서 저명한 고생물학자인 마르셀렝 블러에게 수학하면서 학문적인 영역을 넓혀 나갔고 1919년부터는, 파리의 가톨릭 대학에서 지질학 교수로서 생활하였다. 그 뒤 1923년, 고생물학과 지질학을 연구하기 위해 몽골로 첫 번째 파견을 나간 이후 그는 극동 지방과 만주, 시베리아 등의 아시아에서 고고학을 연구해 많은 성과를 거두게 된다. 고생물학자로서 샤르댕은 아시아 포유류 화석을 연구하여 화석의 연대 측정, 퇴적물과 단층 사이의 상호 관계 등에 관한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특히 그가 참여한 북경 원인의 발굴은 20세기의 고생물학에 가장 큰 성과로 인정될 만큼 위대한 업적이 있었다.

생각해 볼 문제

1. 샤르댕의 진화 사상과 다윈의 진화론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해 보자.
2. 샤르댕은 인류 진화의 종착점(오메가 포인트)을 얼 에너지가 물질 에너지보다 우위를 점령하고, 참된 문명 을 이룩하여 사람됨을 이룩하는데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을 유물론의 시각에서 비판해 보고, 정신과 물질의 관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어떠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자료출처-대성학원]

출처 : 대학입시수능정보(재수,점수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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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부분과 전체』의 핵심 내용

이 책은 하이젠베르크 자신이 살았던 최근 50년간에 발전해 온 원자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이다. 양자 역학 분야의 권위자로서 라이프치히 대학, 베를린 대학 등에서 이론 물리학 교수를 역임한 그는, 이 책에서 원자 물리학 분야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화된 지식을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배움의 길에 들어선 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성찰의 자세가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전문적 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이고 복잡한 수학적 관계에 대한 내용을 토론의 주제로 다루는 일화들을 인용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현대 원자 물리학 분야와는 거의 관련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의 생성 과정-그 중에서도 원자 물리학 분야의 탄생과 그 발전의 역사에 수반되었던 사고 활동에 관한 인상-을 분명하게 기술함으로써 다양한 사고의 틀을 형성하는 것이 결국에는 학문적 의미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1. 자연 과학과 종교의 가치 기반

하이젠베르크는 이 책, ‘부분과 전체(Der Teil und das Ganze)’를 통하여, 자연 과학이란 실험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바로 그 실험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실험의 의미에 관해서 서로 겸손하게 숙고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성과를 얻게 된다는 교훈을 다양한 일화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1920년 고등학교 시절, 몇몇 친구들과의 도보 여행 중에 가진 원자 세계에 대한 첫 대화로부터 시작된 원자론에 대한 그의 관심은 뮌헨 대학에서의 이론 물리학 분야로의 입문, 이후 원자 물리학 분야에서의 연구 결과에 대한 무수히 많은 토론 과정으로 이어졌으며,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 책에서는 대화체 형식으로 기술되고 있다. 1927년 솔베이 회의에 참석차 모인 폴 디랙, 볼프강 등과의 모임에서는 자연 과학(객관적인 실재에 대한 올바른 진술)과 종교(가치의 세계)에 대한 대화의 내용을 토론의 주제로 삼고 있다. 여기서 하이젠베르크는 자연 과학에서는 옳으냐, 그르냐가 문제되고 종교에서는 선이냐 악이냐, 또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가 된다. 또한 자연 과학은 기술적으로 합목적적인 행동에 대한 기반이고 종교는 윤리의 기반이 된다는 플랑크의 주장을 인용함으로써 세계의 객관적인 면과 주관적인 면이 훌륭하게 분리되어 있음을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면으로는 그 자신이 지식과 신앙이 날카롭게 분열되어 있는 인간 공동체 속에서 언제까지나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1929년 시카고 대학의 젊은 실험 물리학자인 버튼과의 토론에서는, 물리학자는 이론가이지만 교량을 건설해야 하는 기술자와 같이 단순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사고방식에 대한 버튼의 주장과는 달리 뉴턴의 역학으로부터 상대론적 역학 또는 양자 역학으로의 이행에서 나타나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술자의 개량과 동렬에다 두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힘으로써, 실용주의적 사고방식과 원자 물리학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2. 과학(양자 역학)과 철학(인과론)의 관계

하이젠베르크는 양자 역학과 칸트 철학의 관계에서 다시 한 번 과학과 철학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칸트 철학의 사고방식 속에서 성장한 그레테 헤르만은, 칸트에 의해서 주어진 인과율이라는 형식이 흔들릴 수 없다는 것을 근대 수학에서 요구되는 정도의 엄밀성을 가지고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또한, 인과율이란 경험에 의하여 기초가 설정되거나 반증될 수 있는 그러한 경험적 주장이 아니라 반대로 모든 경험을 위한 전체이며, 모든 자연 과학은 객관적인 경험을 취급하므로 인과율을 전제해야 하고, 이로부터 인과율이 성립하는 한도에서 자연 과학이 성립될 수 있다는 결론이 불가피함을 주장한다. 하이젠베르크는 이러한 인과율을 다음의 예를 통해 부정한다.

우리는 조만간 라듐B 원자는 어떤 방향에서 전자 하나를 방출하고, 라듐C라는 원자로 이행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꼭 반시간 후에는 대략 절반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인과율의 어떤 붕괴를 보게 됩니다. 즉, 개체적인 라듐B 원자가 나중이나 이전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방향 에서 전자를 방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원인도 지적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우리는 많은 다른 근거로부터 그와 같은 원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하이젠베르크의 설명은 어떤 명확한 결과에 대하여 아무런 원인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통해, 원인 그 자체가 없다는 결론을 유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헤르만의 주장과 대립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토론의 장을 통해서 결국에는 칸트주의자뿐 아니라, 그 자신까지도 칸트 철학과 현대의 자연 과학에 대한 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현대 물리학에서의 ‘이해’라는 개념에 대한 파울리 볼프강과의 폭넓은 철학적, 역사적, 물리적 지식에 입각한 대화와 그의 나이 20세밖에 되지 않은 해에, 4학기 째로 접어든 학부 학생의 신분으로 닐스 보어를 상대로 원자론에서의 보어의 이론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과감하게 제기했던 일은 그의 학문적 발전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이젠베르크는 1926년 봄, 물리학의 아성인 베를린 대학의 물리학 토론회에서 양자 역학에 관하여 보고하도록 초청을 받게 된다. 강연이 끝난 후, 아인슈타인과 가진 자연 법칙과 이론의 철학적 기초들에 대한 토론과 1926년 뮌헨의 세미나에서 슈뢰딩거의 파동 역학의 수학적 원리를 통한 물리학 해석에 대한 토론, 그 밖에도 다양한 일화를 통하여 여러 모로 서로 다른 분야 및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공동체가 결국에 가서는 학문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고의 영역을 넓히는 데에도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비록 당시로서는 그 안전성에 대한 이해를 곤란하게 하고 있었던 다양한 난점과 내부적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원자 물리학 분야의 전반에 걸쳐 산적해 있었음이 분명하지만, 하이젠베르크는 단순히 학자로서의 자신의 역할만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예로서 그는 청년 운동이라는 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여 새롭고 올바른 가치 기준을 세우려고 노력하였으며, 건축 연구소, 민중 학교, 고전 음악의 장려 등과 같이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이바지하였다.

3. 부분과 전체

글의 머리말에서처럼 토론과 대화에서 원자 물리학이 항상 주연만을 맡아 온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이는 비단 원자 물리학뿐만 아니라 자연 과학 자체가 이와 같은 일반적인 문제들과 분리되어서는 성립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한 예로서, 1922년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학회에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보고 강연에 참석한 그는, ‘상대성 이론이란, 독일의 본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유대인 신문들의 과대 선전에 의해서 부당하게 과대평가되어 있는 아주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사변(思辨)을 취급하고 있다.’는 내용이 인쇄된 종이쪽지를 받게 된다. 또한 이러한 유인물의 주동자가 실험상 중요한 연구 업적을 남겨 높이 평가되고 있던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학문적인 생활도 악의 있는 정치적 격정에 의하여 오염되고 일그러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부분과 전체』라는 표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이젠베르크는 전문화되고 더욱 구체화된 문제를 정확하게 처리해 나감으로써, 이로부터 얻어진 결론에 대해서는 이론 전체 또는 실험 전체의 상황에서의 각각의 부문들과의 총체적인 관련성을 재검토하여 전체성 속에서 부분적인 질서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급격한 과학 기술 및 정보량의 유출은 오늘날에 와서는 사회의 각 분야를 더욱 세분화, 전문화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개개의 부분적인 질서와 함께 전체를 바라보는 태도와의 관련성이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하나의 예로서, 시대착오적인 발상인 나치즘에 대한 비판을 통해 인류라는 전체성을 잊어버린 채 그릇된 부분적 질서에만 집착함으로써 유발되는 폭력성과 같은 사상적 편견의 위험성을, 히틀러 유겐트의 지도자인 한 청년과의 대화를 통하여 기술함으로써 비단 정치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지성인들과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다양한 사상적 편견에 대하여 경고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로써 하이젠베르크는 전체성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적인 질서에 대해 충실했을 때 유발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원자 물리학 이외에도 정치, 경제, 종교, 철학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역사적 상황에 대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사고의 영역을 넓혀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의 혁명과 그에 따른 이민, 파괴의 혼란과 개개인의 고립화와 상호간의 이해가 점점 더 어려워져 가는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이젠베르크에게는 협소한 유럽, 강압적인 나치 정권하에서 탈피하여 자연 과학의 커다란 비약과 준비된 조건 속에서 물리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그러나 그는, 전쟁 후 독일의 과학을 재건하고자 그의 주위에 모인 뜻 있는 젊은이들과 자신의 조국을 개인의 이익만을 위하여 저버리지는 않았다. 나치즘의 강압에 의해 위험한 과학적 발전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기존의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원자 폭탄을 제작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라는 전체성을 염두에 둔 하이젠베르크는 원자력 무기로서 개발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원자 물리학자로서의 역할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구성원으로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음을 이 책 어디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인간적이면서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 속에서도 ‘진리 추구’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용왕매진(勇往邁進)했던 하이젠베르크의 고뇌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끊임없는 사색의 흔적이 진리의 상아탑을 쌓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토론의 장도 마련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저자 소개

『베르네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1901~1976)』는 당대 최고의 석학인 조모펠트, 막스 본과 닐스 보어의 지도를 받았으며, 원자 또는 분자의 미시적 구조는 물론 화합물들 사이의 반응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게 이용되는 입자―파동 이중성을 바탕으로 한 양자 역학의 이론적 기초를 이루고 있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표하여 193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보어의 원자 구조 이론에 협력하고 현대 양자 역학의 최초의 착상을 발표하였으며, 그 이론과 슈뢰딩거의 파동 역학에 의한 양자 역학의 기초를 확립하는 데에도 이바지하였다.

생각해 볼 문제

1. 하이젠베르크는 자연 과학과 종교에 대한 기반을 각기 객관적인 면과 주관적인 면으로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부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같은 구분의 타당성 여부를 생각해 보자,

2.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인과론적 세계관(인과율)을 부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하이젠베르크는 인과율을 부정하는 설명으로, ‘어떤 명확한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원인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라는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논지의 예로 ‘라듐B 원자’의 이행을 들고 있는데, 우리의 주변 생활에서 이러한 예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자료출처-대성학원]

출처 : 대학입시수능정보(재수,점수공개)
글쓴이 : 교육길라잡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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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부분과 전체』의 핵심 내용

이 책은 하이젠베르크 자신이 살았던 최근 50년간에 발전해 온 원자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이다. 양자 역학 분야의 권위자로서 라이프치히 대학, 베를린 대학 등에서 이론 물리학 교수를 역임한 그는, 이 책에서 원자 물리학 분야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화된 지식을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배움의 길에 들어선 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성찰의 자세가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전문적 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이고 복잡한 수학적 관계에 대한 내용을 토론의 주제로 다루는 일화들을 인용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현대 원자 물리학 분야와는 거의 관련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의 생성 과정-그 중에서도 원자 물리학 분야의 탄생과 그 발전의 역사에 수반되었던 사고 활동에 관한 인상-을 분명하게 기술함으로써 다양한 사고의 틀을 형성하는 것이 결국에는 학문적 의미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1. 자연 과학과 종교의 가치 기반

하이젠베르크는 이 책, ‘부분과 전체(Der Teil und das Ganze)’를 통하여, 자연 과학이란 실험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바로 그 실험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실험의 의미에 관해서 서로 겸손하게 숙고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성과를 얻게 된다는 교훈을 다양한 일화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1920년 고등학교 시절, 몇몇 친구들과의 도보 여행 중에 가진 원자 세계에 대한 첫 대화로부터 시작된 원자론에 대한 그의 관심은 뮌헨 대학에서의 이론 물리학 분야로의 입문, 이후 원자 물리학 분야에서의 연구 결과에 대한 무수히 많은 토론 과정으로 이어졌으며,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 책에서는 대화체 형식으로 기술되고 있다. 1927년 솔베이 회의에 참석차 모인 폴 디랙, 볼프강 등과의 모임에서는 자연 과학(객관적인 실재에 대한 올바른 진술)과 종교(가치의 세계)에 대한 대화의 내용을 토론의 주제로 삼고 있다. 여기서 하이젠베르크는 자연 과학에서는 옳으냐, 그르냐가 문제되고 종교에서는 선이냐 악이냐, 또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가 된다. 또한 자연 과학은 기술적으로 합목적적인 행동에 대한 기반이고 종교는 윤리의 기반이 된다는 플랑크의 주장을 인용함으로써 세계의 객관적인 면과 주관적인 면이 훌륭하게 분리되어 있음을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면으로는 그 자신이 지식과 신앙이 날카롭게 분열되어 있는 인간 공동체 속에서 언제까지나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1929년 시카고 대학의 젊은 실험 물리학자인 버튼과의 토론에서는, 물리학자는 이론가이지만 교량을 건설해야 하는 기술자와 같이 단순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사고방식에 대한 버튼의 주장과는 달리 뉴턴의 역학으로부터 상대론적 역학 또는 양자 역학으로의 이행에서 나타나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술자의 개량과 동렬에다 두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힘으로써, 실용주의적 사고방식과 원자 물리학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2. 과학(양자 역학)과 철학(인과론)의 관계

하이젠베르크는 양자 역학과 칸트 철학의 관계에서 다시 한 번 과학과 철학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칸트 철학의 사고방식 속에서 성장한 그레테 헤르만은, 칸트에 의해서 주어진 인과율이라는 형식이 흔들릴 수 없다는 것을 근대 수학에서 요구되는 정도의 엄밀성을 가지고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또한, 인과율이란 경험에 의하여 기초가 설정되거나 반증될 수 있는 그러한 경험적 주장이 아니라 반대로 모든 경험을 위한 전체이며, 모든 자연 과학은 객관적인 경험을 취급하므로 인과율을 전제해야 하고, 이로부터 인과율이 성립하는 한도에서 자연 과학이 성립될 수 있다는 결론이 불가피함을 주장한다. 하이젠베르크는 이러한 인과율을 다음의 예를 통해 부정한다.

우리는 조만간 라듐B 원자는 어떤 방향에서 전자 하나를 방출하고, 라듐C라는 원자로 이행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꼭 반시간 후에는 대략 절반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인과율의 어떤 붕괴를 보게 됩니다. 즉, 개체적인 라듐B 원자가 나중이나 이전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방향 에서 전자를 방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원인도 지적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우리는 많은 다른 근거로부터 그와 같은 원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하이젠베르크의 설명은 어떤 명확한 결과에 대하여 아무런 원인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통해, 원인 그 자체가 없다는 결론을 유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헤르만의 주장과 대립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토론의 장을 통해서 결국에는 칸트주의자뿐 아니라, 그 자신까지도 칸트 철학과 현대의 자연 과학에 대한 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현대 물리학에서의 ‘이해’라는 개념에 대한 파울리 볼프강과의 폭넓은 철학적, 역사적, 물리적 지식에 입각한 대화와 그의 나이 20세밖에 되지 않은 해에, 4학기 째로 접어든 학부 학생의 신분으로 닐스 보어를 상대로 원자론에서의 보어의 이론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과감하게 제기했던 일은 그의 학문적 발전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이젠베르크는 1926년 봄, 물리학의 아성인 베를린 대학의 물리학 토론회에서 양자 역학에 관하여 보고하도록 초청을 받게 된다. 강연이 끝난 후, 아인슈타인과 가진 자연 법칙과 이론의 철학적 기초들에 대한 토론과 1926년 뮌헨의 세미나에서 슈뢰딩거의 파동 역학의 수학적 원리를 통한 물리학 해석에 대한 토론, 그 밖에도 다양한 일화를 통하여 여러 모로 서로 다른 분야 및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공동체가 결국에 가서는 학문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고의 영역을 넓히는 데에도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비록 당시로서는 그 안전성에 대한 이해를 곤란하게 하고 있었던 다양한 난점과 내부적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원자 물리학 분야의 전반에 걸쳐 산적해 있었음이 분명하지만, 하이젠베르크는 단순히 학자로서의 자신의 역할만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예로서 그는 청년 운동이라는 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여 새롭고 올바른 가치 기준을 세우려고 노력하였으며, 건축 연구소, 민중 학교, 고전 음악의 장려 등과 같이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이바지하였다.

3. 부분과 전체

글의 머리말에서처럼 토론과 대화에서 원자 물리학이 항상 주연만을 맡아 온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이는 비단 원자 물리학뿐만 아니라 자연 과학 자체가 이와 같은 일반적인 문제들과 분리되어서는 성립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한 예로서, 1922년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학회에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보고 강연에 참석한 그는, ‘상대성 이론이란, 독일의 본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유대인 신문들의 과대 선전에 의해서 부당하게 과대평가되어 있는 아주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사변(思辨)을 취급하고 있다.’는 내용이 인쇄된 종이쪽지를 받게 된다. 또한 이러한 유인물의 주동자가 실험상 중요한 연구 업적을 남겨 높이 평가되고 있던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학문적인 생활도 악의 있는 정치적 격정에 의하여 오염되고 일그러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부분과 전체』라는 표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이젠베르크는 전문화되고 더욱 구체화된 문제를 정확하게 처리해 나감으로써, 이로부터 얻어진 결론에 대해서는 이론 전체 또는 실험 전체의 상황에서의 각각의 부문들과의 총체적인 관련성을 재검토하여 전체성 속에서 부분적인 질서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급격한 과학 기술 및 정보량의 유출은 오늘날에 와서는 사회의 각 분야를 더욱 세분화, 전문화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개개의 부분적인 질서와 함께 전체를 바라보는 태도와의 관련성이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하나의 예로서, 시대착오적인 발상인 나치즘에 대한 비판을 통해 인류라는 전체성을 잊어버린 채 그릇된 부분적 질서에만 집착함으로써 유발되는 폭력성과 같은 사상적 편견의 위험성을, 히틀러 유겐트의 지도자인 한 청년과의 대화를 통하여 기술함으로써 비단 정치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지성인들과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다양한 사상적 편견에 대하여 경고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로써 하이젠베르크는 전체성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적인 질서에 대해 충실했을 때 유발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원자 물리학 이외에도 정치, 경제, 종교, 철학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역사적 상황에 대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사고의 영역을 넓혀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의 혁명과 그에 따른 이민, 파괴의 혼란과 개개인의 고립화와 상호간의 이해가 점점 더 어려워져 가는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이젠베르크에게는 협소한 유럽, 강압적인 나치 정권하에서 탈피하여 자연 과학의 커다란 비약과 준비된 조건 속에서 물리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그러나 그는, 전쟁 후 독일의 과학을 재건하고자 그의 주위에 모인 뜻 있는 젊은이들과 자신의 조국을 개인의 이익만을 위하여 저버리지는 않았다. 나치즘의 강압에 의해 위험한 과학적 발전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기존의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원자 폭탄을 제작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라는 전체성을 염두에 둔 하이젠베르크는 원자력 무기로서 개발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원자 물리학자로서의 역할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구성원으로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음을 이 책 어디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인간적이면서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 속에서도 ‘진리 추구’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용왕매진(勇往邁進)했던 하이젠베르크의 고뇌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끊임없는 사색의 흔적이 진리의 상아탑을 쌓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토론의 장도 마련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저자 소개

『베르네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1901~1976)』는 당대 최고의 석학인 조모펠트, 막스 본과 닐스 보어의 지도를 받았으며, 원자 또는 분자의 미시적 구조는 물론 화합물들 사이의 반응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게 이용되는 입자―파동 이중성을 바탕으로 한 양자 역학의 이론적 기초를 이루고 있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표하여 193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보어의 원자 구조 이론에 협력하고 현대 양자 역학의 최초의 착상을 발표하였으며, 그 이론과 슈뢰딩거의 파동 역학에 의한 양자 역학의 기초를 확립하는 데에도 이바지하였다.

생각해 볼 문제

1. 하이젠베르크는 자연 과학과 종교에 대한 기반을 각기 객관적인 면과 주관적인 면으로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부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같은 구분의 타당성 여부를 생각해 보자,

2.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인과론적 세계관(인과율)을 부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하이젠베르크는 인과율을 부정하는 설명으로, ‘어떤 명확한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원인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라는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논지의 예로 ‘라듐B 원자’의 이행을 들고 있는데, 우리의 주변 생활에서 이러한 예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자료출처-대성학원]

출처 : 대학입시수능정보(재수,점수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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