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댕의 『인간 현상』
『인간 현상』의 핵심 내용 |
1. 이른 생명
먼저 『이른 생명』의 장에서는 우주의 바탕, 사물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물질, 기리고 지구의 탄생까지가 언급되어 있다. 우주는 『수없이 많은 여럿』이 하나의 『조직』을 이룬 것이다. 모든 물질을 수없이 쪼개다 보면, 계속 작은 알갱이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쪼개고 나눌수록 물질은 『원래 하나』임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원래 하나』인 수많은 개체가 상호 작용에 의해 연결되어 조직화된 것이 우주이다. 결국,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기초는 『여럿』, 『하나』 그리고 그것들을 조직화시켜 주는 『에너지』, 이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2. 생 명
『여럿이 하나 됨』이라는 것은 샤르댕의 진화 사상을 구성하는 큰 줄기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무기물 덩어리였던 지구에 수분이 생성되고 점차로 유기체들 즉, 『생명』이 탄생된다. 『생명』은 인간 존재의 전제가 된다. 생명이라는 것에는 굳이 다른 변화의 의미가 포함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인간의 진화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샤르댕은 이러한 진화적 생명을 『본다는 것』으로 함축하고 있다. 진화라는 것은 달리 표현하면 『더욱 진보된 하나 됨』인데, 『하나 됨』은 의식의 증가를 통하여 증가되고 의식의 증가는 곧 『본다는 것』의 증가를 의미하게 된다. 더 많이 더 확실히 보고자 하는 노력이 인간의 발달을 이룬 원동력이자 진화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3. 생각과 다음 생명
본다는 것의 또 다른 모습은 『생각』이다. 바라보는 것이 의식의 증가를 가져오는 것이라 할 때는 『생각』과 구별되지 않는 듯이 보이나, 생각하는 것은 반성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인 것이고 『생각』이 등장한 이후에 비로소 생명이 생명을 비판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이 세상에 가져다주었다. 반성하는 이성이 출현한 이후 인류는 그 존재로서 새로운 대지에 설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이성과 지각이 더욱 충실한 하나 됨을 가져다주는 세계인 『얼누리』가 펼쳐진 것이다. 현대 세계의 본질은 얼누리에 있다. 사실 진화를 인식한 것도 얼누리가 펼쳐진 이후요, 더 나아가서는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 것도 이러한 기반 위에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샤르댕은 얼 에너지의 물질 에너지에 대한 우위를 인정했다. 인류 속에 들어 있는 물질적 기계적인 힘을 점차 얼로 다스려 참된 문명을 이룩하는 길, 그것은 사람됨의 과정이며 거기에 오메가 포인트가 있다. 오메가 포인트란, 흩어진 여럿이 하나로 되는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모든 원소, 개체, 개인이 모인다. 그러나 이 하나 됨은 개체가 전체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체성이 더욱 뚜렷해지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오메가 포인트는 인류가 가야 할 미래이다. 결국, 진화의 마지막은 『얼의 힘』을 통해 찾을 것이고, 반성하는 이성의 힘, 얼의 힘만이 인류를 진화의 종착점인 오메가 포인트로 안내할 것이다.
4. 정신과 물질의 양면성
샤르댕은 『인간 현상』 전체를 통해 사물의 의식의 결합, 조화를 시도한다. 그는 과학에서의 물질주의와 정신주의, 결정론자와 목적론자 사이의 대립을 무의미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대립의 원인으로 조화를 이루려 하지 않는 학자들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각각의 과점이 현상학이나 일반 물리학을 통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고 하여 보편적 사고와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양자 합치적, 일원적 사고방식은 그의 저서 전체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눈에 보이는 우주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분석해서 적는 단순하면서도 진실 된 그의 과학관이며 방법론이다.
『인간 현상』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이 책에 대해 혼란을 갖게 될 것이다. 과학의 내용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형이상학이나 신학에 가까운 내용들이 서술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 자신이 염려하며 서두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과학책이다. 존재에 관한 물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사실을 관찰하고 늘어놓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사실들의 상호 관계와 뜻을 찾으려 노력하여 자신만의 세계관을 그려 나아가고 있을 따름이다. 모든 사물이 물질과 정신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인간, 생명, 우주 등으로 귀착되는, 근본적인 존재에 대한 물음 역시 이를 반영하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다. 오늘날은 바야흐로 사물의 내면과 외면을 동시에 다루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것이 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는 저자가 말한 얼누리의 단적인 모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물질과학의 범주를 넘어 내면과 의식을 바라보며 정신세계를 자연 과학과 별개로 하지 않고 과학을 통해 정신세계를 마련하려 한 샤르댕의 사상은 그 가치가 빛난다고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프랑스가 자랑하는 금세기의 저명한 지질학자요, 고생물학자이고 또한 예수회 신부이기도 하였던 『삐에르 떼이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hard de chardin ; 1881~1955)』은 1881년 오베르뉴 지방의 오르니크 마을에서 출생하였다.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지질학에 관심이 있는 부모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샤르댕은 11세가 되면서 부모의 가정교육을 벗어나 예수회가 운영하는 노트르담 학교에 진학하게 되는데, 이 시절부터 그는 자연과 만물의 존재에 신비를 느끼고 지질학에 몰두하면서 그만의 독창적인 진화 신학의 바탕을 쌓아 가게 된다. 18세가 되면서 예수회에 입단, 수련 수사가 된 샤르댕은 1904년 예수회가 프랑스에서 추방당하자 샤넬 섬에서 신학, 철학 등을 계속 공부하였고, 이듬해인 1905년에는 24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카이로의 예수회 대학에서 철학 등을 가르치게 된다. 사제로 서품을 받은 뒤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기로한 그는, 1912년에 귀국하여 프랑스 국립 박물관에서 저명한 고생물학자인 마르셀렝 블러에게 수학하면서 학문적인 영역을 넓혀 나갔고 1919년부터는, 파리의 가톨릭 대학에서 지질학 교수로서 생활하였다. 그 뒤 1923년, 고생물학과 지질학을 연구하기 위해 몽골로 첫 번째 파견을 나간 이후 그는 극동 지방과 만주, 시베리아 등의 아시아에서 고고학을 연구해 많은 성과를 거두게 된다. 고생물학자로서 샤르댕은 아시아 포유류 화석을 연구하여 화석의 연대 측정, 퇴적물과 단층 사이의 상호 관계 등에 관한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특히 그가 참여한 북경 원인의 발굴은 20세기의 고생물학에 가장 큰 성과로 인정될 만큼 위대한 업적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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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대성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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