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대적할 `위패드(WePad)` 나온다

- 독일 네오포니, 안드로이드 OS 태블릿PC 7월 출시
- 아이패드 겨냥해 이름 짓고 어도비 플래시 지원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애플 아이패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구글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태블릿PC가 나와 도전장을 던진다.

주인공은 바로 독일의 네오포니가 선보일 `위패드(WePad)`. 13일 미국 IT전문뉴스인 슬래시기어에 따르면, 네오포니는 오는 7월 이 제품을 449유로에 출시할 계획이다.

위패드는 공개적으로 아이패드에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이름부터 아이패드의 `I(나)`를 겨냥한 `We(우리)`를 선택했다. 아이패드가 지원하지 않는 어도비의 플래시 지원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어도비는 위패드를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을 정도다.
▲ 아이패드를 겨냥해 오는 7월 출시될 안드로이드 탑재 태블릿PC 위패드(사진=네오포니)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애플과 사이가 좋지 않은 어도비가 아이패드 외 다른 태블릿PC에서 플래시가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패드는 넷북에 흔히 쓰이는 아톰 N450 프로세서와 16GB 플래시 메모리를 장착했고 블루투스 2.1과 1.3 메가픽셀 카메라를 제공한다. 3G와 GPS도 사용할 수 있는 상위 모델은 569유로에 판매될 예정이다.

또 11.6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하고 있으며, 배터리는 6시간 지속된다. 위패드는 오는 4월27일 독일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해 7월께 시판에 돌입할 예정이다. 8월에는 세계 시장에 수출될 전망이다.


쏟아지는 안드로이드폰, 스마트폰 전쟁 '2라운드' 돌입

팬택 시리우스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스마트폰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한다.

지난해 11월 국내 진입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아이폰과 최대 경쟁작으로 꼽혔던 삼성 옴니아시리즈의 경쟁이 국내 스마트폰 전쟁의 1막을 열었다면 유력 국내외 안드로이드폰과 기타 플랫폼 진영의 다크호스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이달부터 경쟁의 2막이 열리는 셈이다.

특히 올해만 400만대로 예상되는 스마트폰 시장의 초기 주도권 잡기위한 혈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가 거세다. 팬택이 14일 첫 안드로이드폰 '시리우스'를 공개하면서 첫 포문을 열었다. 3.7인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에 국내 처음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를 갖췄으며 영상통화와 지상파DMB를 포함한 최고사양으로 삼성전자의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 '아처'와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내주말께 출시될 예정인 삼성 아처(SHW-M100s)는 3.7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2.1 플랫폼과 800MHz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당초 이르면 2월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삼성의 독자 UI를 가다듬고 내부 메모리를 4배이상인 600MB까지 끌어올리는 등 국내 첫 삼성 안드로이드폰에 걸맞는 공을 들여왔다.

두 제품 모두 SK텔레콤 전용으로 출시되면서 KT의 아이폰을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LG전자 역시 새 안드로이드폰인 '이클립스'(LU2300)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이 제품은 3.5인치 WVGA급 AMOLED에 1GHz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안드로이드2.1 플랫폼을 탑재했다. 특히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인 안드로-1과 같이 쿼티 키패드외에 트랙볼, 스팬패드 등 다양한 입력방식을 갖췄다. LG텔레콤을 통해 상반기내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아처
구글의 독자 스마트폰인 넥서스원 제조사로 유명한 HTC도 넥서스원과 유사한 '디자이어'를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HTC는 윈도모바일의 구세주로 불리는 HD2 역시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는데 두 제품 모두 HTC 전매특허격인 센스UI와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 3.7인치 이상 대화면으로 무장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X10도 이르면 내달 국내에 첫 데뷔를 하는데 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에도 불구 구형 안드로이드 1.6버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르면 6월 출시될 삼성전자의 전략폰 '갤럭시S'도 4인치 슈퍼아몰레드(S-AMOLED ) 등 막강 하드웨어와 새로운 UI로 아이폰 열풍에 제동을 걸 후보로 꼽힌다.

비(非)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도 줄줄이 출격대기중이다.

먼저 노키아가 지난해 11월 익스프레스 뮤직에 이어 신모델인 X6를 KT를 통해 조만간 선보인다. 노키아첫 정전식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으로 제품사양을 감안하면 중저가 보급형모델로 판매될 전망이다. 그러나 심비안 마니아층의 수요와 안정적 플랫폼에대한 평가를 반영하면 적지않은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RIM도 내달 SK텔레콤을 통해 신제품인 블랙베리 볼드9700을 선보이는데 국내 시장에서 미미한 블랙베리의 인기를 반전시킬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독자플랫폼 바다기반 첫 스마트폰인 '웨이브'(M120S)도 6월 데뷔해 국내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게 된다.

[관련기사]

HTC 디자이어










노키아 X6

블랙베리 볼드9700

기대주 10년차 전자책, 올해는 다르다


국내외 전자책(e-book) 시장이 분주하다. 해외는 아마존 킨들과 애플 아이패드가 차세대 전자책 패권을 두고 한판 붙을 기세다. 국내는 물밑 작업이 한창으로 여름방학을 전후해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1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전자책. 과연 올해는 꽃을 피울 수 있을까?
■ ‘매미의 꿈’, 10년을 기다린 전자책
전자책의 화두인 아마존닷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

전자책이라는 화두가 뜨겁다. 정확히는 전자책 단말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자책은 10여 년 전부터 ‘주목할 만한 IT 산업 분야’로 꼽혔지만 몇 해가 지나도 답보 상태였다.

실제로 전자책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이 출시한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 시리즈의 성공 이후였다. 이전까지 전자책은 PDA에서 PMP로 다시 휴대폰으로 플랫폼을 옮겨 다니며 시장이 커지기만 기다려야 했다.

전자책 단말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독서에 특화된 기기이기 때문이다. 기존 멀티미디어 기기로도 활용은 가능하지만 ‘읽는 맛’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가독성, 배터리 성능, 무게도 전자책 단말기에 비하면 열세다.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많은 이점을 가졌다. 온라인으로 내려 받으면 되니 책 한 권 사려고 서점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배송을 기다리지도 않아도 된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제작과 유통 비용을 줄이고 재고 부담도 없어 전자책 시장의 성장이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인터넷 전용선과 무선 인터넷 속도도 빨라져 최근까지 전자책 시장 성장을 가로 막았던 대부분의 장벽이 사라졌다.
초기 전자책은 주로 PDA를 통해 읽는 게 대부분이었다.

전자책 단말기의 핵심은 전자잉크
전자잉크의 원리는 흑백 캡슐의 전자적 반응이다.

전자잉크(e-ink)는 유아용 자석놀이 그림판과 같은 원리다. 1997년 MIT 미디어 연구소에서 처음 개발한 전자잉크는 흑백분말이 들어 있는 수백만 개의 마이크로캡슐로 화면을 표시한다. 자석놀이 그림판 속 철가루가 자석에 달라붙어 그림을 그리듯 전기를 가하면 흑색이나 백색 분말이 화면 위로 올라와 글자를 표현한다.

전자책 단말기에 전자잉크를 쓰는 이유는 LCD나 LED 액정과 달리 전력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충전으로 수십 시간을 쓸 수 있는데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야외에서도 가독성이 좋다. 단 컬러 전자잉크가 개발 중이라 흑백화면만 지원한다는 문제가 있다.
■ 해외에서 먼저 일어난 전자책 붐
전자책의 가능성은 인터넷 서점업체인 아마존닷컴에서 내놓은 킨들이 성공을 하면서 증명해 보였다. 2007년 첫 선을 보인 킨들은 이후 킨들 2와 킨들 DX로 이어지면서 아마존닷컴을 전자책의 선두주자로 만들었다. 아마존닷컴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에 팔린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많았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휘어지는 전자잉크도 머지않아 상용화될 전망이다.

아마존닷컴은 첫 번째 킨들 시리즈를 내놓으며 25만 권에 달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덕분에 초기 출시 가격이 360달러(약 50만 원대)에 달하는데도 100만 대 이상을 팔았다.

책값이 기존 종이책의 절반, 혹은 그 이상으로 저렴해 부담도 적고 무엇보다 PC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주요했다. 기존 멀티미디어 기기들은 대부분 PC를 거쳐 전자책을 다운로드하는 방식이라 번거로웠다.

킨들 DX는 이동통신망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원하는 책을 살 수 있다. 처음 등록만 해두면 신문이나 잡지는 물론 블로그나 RSS처럼 PC 기반 서비스도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니 PC가 필요치 않다.

아마존닷컴은 킨들 출시 후 1년 만에 매출액 67억 달러, 순이익 2억 2,500만 달러를 거둔다. 이 수치는 투자 전문가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아마존닷컴은 최근 킨들 DX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북미는 물론 아시아 지역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킨들 DX의 성공은 국내 전자책 단말기 제조사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 킨들의 성공, 전자책 시장에 불이 붙다
아마존닷컴의 킨들 시리즈는 2007년 첫 시리즈 이후 세 번째 모델인 킨들 DX가 나올 때까지 이렇다 할 견제 없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전자책도 처음 25만 권에서 3년 만에 6배 이상 늘어난 180만 권이 됐다. 킨들 구매를 망설이게 한 이유 중 하나였던 PDF 리더와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능도 강화됐다.

아마존닷컴의 성공은 다른 제조사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미국 최대의 오프라인 서점인 반스앤드노블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지난해 10월 나온 누크(Nook)는 6인치 전자잉크 디스플레이와 별도로 3.5인치 컬러 LCD를 달았다.

책을 읽으면서 LCD 창으로 찾고자 하는 책을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는 구조다.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얹고 와이파이도 달아 무료 콘텐츠를 간단하게 내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출시 후 킨들의 복제품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실제로 출시 후에도 킨들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반스앤드노블이 내놓은 누크. 듀얼 화면으로 독서와 정보 검색을 동시에 할 수 있다.

킨들과 누크가 싸우는 동안 휴대용 기기 전문 업체인 소니에서 ‘소니 리더 데일리 에디션’이라는 전자책 단말기를 출시했다. 399달러에 출시한 소니 리더는 인터넷으로 공공도서관 정보를 검색해 인접한 도서관 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을 위해 AT&T의 3G 모듈을 달았다. 7인치 터치스크린 액정과 1.6GB 메모리를 단 소니 리더는 PDF나 MS 워드 문서도 읽을 수 있고 AAC와 MP3 오디오 파일도 듣는다. 전자책은 3G 통신망을 통해 소니의 e북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점차 심화되는 경쟁 양상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10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전시회에서 출품된 전자책이 30여 종이 넘었었는데 각 업체들은 킨들보다 나은 성능과 값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소니의 리더 데일리 에디션.

수많은 제조사들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애플이다. 4월초 출시를 앞둔 아이패드는 3월 중순부터 사전 주문을 접수해 첫날 12만 대를 기록했다. 첫날 오전에만 시간당 2만 5,000대를 판 셈. 아이패드는 킨들과 달리 LCD를 써서 총천연색으로 전자책을 읽는다.

그간 한계로 꼽힌 흑백화면 일색의 전자책과 정반대다. 와이파이는 물론 3G 통신까지 가능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자책을 살 수 있다. 아이패드의 전자책 서점인 아이북스토어가 앱스토어만큼만 성장한다면 킨들의 점유율도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 의견이다.

미니노트북과 전자책 시장을 동시에 노리는 아이패드는 얼마나 팔릴까?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패드용 IPS 패널을 90% 전담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에서 가늠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올해 애플은 아이패드 생산물량을 1,300만 대로 잡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이 중에서 1,000만 대의 IPS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물론 이 모든 물량이 팔릴 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전자잉크 방식 제품보다 통신 환경이 뛰어나고 멀티태스킹 기능까지 갖춰 투자 대비 활용도가 뛰어나다는 점만 보면 기존 전자책 제조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전자책 분야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하자.
■ 기지개켜는 대한민국 전자책 시장
해외에서 전자책 시장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동안 국내에서도 대형 서점과 제조사가 전자책 단말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은 10여 년 전 PDA 보급과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비싼 단말기 값과 어려운 설정법 등이 걸림돌이었다.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전자책 리더가 없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교보문고가 제휴를 맺고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전자책 단말기 ‘SNE-50’은 당시까지 연간 2,100억 원 규모의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교보문고는 국내 전자책 시장이 2010년 1조 600억 원, 2012년에 2조 3,8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NE-50은 5인치 전자잉크 패널을 달고, 펜으로 화면에 글씨를 쓸 때 종이와 같은 감촉을 느끼도록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메모도 적는 즉시 자동 저장되는 방식이고 달력을 보면서 일정 관리도 가능해 전자수첩의 역할도 했다.

512MB 메모리를 달아 전자책 표준 포맷인 ePub 확장자 기준으로 400여 권의 책이나 메모 8,000장을 저장한다. 무게는 200g, 두께는 9mm로 휴대성도 고려했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4,230장을 연속으로 보고 TXT, MS 오피스 파일(PPT, DOC, 엑셀), PDF 파일을 BMP 그림파일로 변환해 읽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국내 전자책 시장이 경직되어 있는 탓이었는지 SNE-50K는 큰 이슈를 일으키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전자책 단말기, SNE-50.

SNE-50의 단점은 지난 2월 나온 SNE-60에서 대부분 보완했다. 1인치 커진 6인치(15.2cm) 전자잉크 패널을 달았고 메모리도 기존 512MB보다 4배 늘어난 2GB를 얹었다. 저장할 수 있는 책 분량도 400권에서 1,400권으로 늘었다.

60에서는 전자사전, MP3 재생, 독서 중 메모 기능 등을 더했다. 와이파이 기능을 실어 교보문고의 전자책 콘텐츠를 시중가의 50~60% 수준으로 구입할 수 있다. 주요 신문사와 제휴를 맺어 신문을 구독하면 아침마다 자동으로 뉴스를 다운로드한다.

한편 삼성전자에서 SNE 시리즈를 내놓는 동안 휴대기기 전문회사인 아이리버도 지난해 9월 교보문고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다. 석달 뒤인 11월 모습을 드러낸 아이리버의 전자책 ‘스토리’는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초기 물량 2,000대를 모두 팔아 화제가 됐다.

아이리버 스토리는 6인치 전자잉크 화면에 2GB 저장용량을 갖췄다. 전자책의 주요 포맷인 PDF와 ePub는 물론, txt, doc, ppt, xls, hwp 등 일반적인 문서 파일도 포맷을 바꾸지 않고 알아챈다. MP3 플레이어 기능도 갖춰 mp3 파일 외에도 wma나 ogg와 같은 무손실 압축도 인식한다. 전자수첩처럼 메모와 음성녹음 기능도 빠트리지 않았다.

SNE-50의 단점을 보완해 용량과 쓰임새를 늘린 SNE-60.

별도의 변환 없이 다양한 문서포맷을 알아채는 아이리버의 스토리.
■ 제조사, 이통사-서점 간 제휴로 콘텐츠와 통신 문제 극복
사실 전자책의 기능은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핵심은 ‘어떻게 콘텐츠를 공급할 것인가’이다. 미국처럼 대형서점에서 직접 단말기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면 제아무리 단말기가 좋아도 써먹을 콘텐츠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국내는 삼성전자, 아이리버와 교보문고의 제휴처럼 제조사-서점이 힘을 합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중소기업은 인터넷 서점이나 전자책 전문 업체와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SNE-60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북큐브네트웍스의 전자책 단말기 ‘북큐브 B-612’는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와 제휴로 3만여 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읽을 수 있다. 6인치 전자잉크 패널을 썼으며 와이파이 기능을 갖췄다.

플래시 메모리 2GB를 얹고 두산동아의 프라임 영한/한영/국어사전을 담았다. MP3 플레이어 기능도 빼먹지 않았다. B-612를 통해 구입한 전자책은 추가 결제 없이 PC에서도 읽을 수 있다.

현재 북큐브와 북토피아는 현재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대우건설 등 전국 1,000여 기관에 전자책 도서관을 구축 중이다. B-612 구매자가 이 중 한 곳의 도서관에 등록만 되어 있어도 다른 전자책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북큐브네트웍스의 전자책 단말기 ‘B-612’는 3만여 권의 전자책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제조사-대형서점 형태의 제휴와 달리 대형서점-이동통신사와 제휴로 나온 전자책 단말기도 있다. 3월 말 판매를 시작하는 ‘비스킷’은 인터파크INT와 LG텔레콤이 합작해 만든 전자책 단말기다.

관심 끄는 전자책, 콘텐츠 확보가 관건
아마존 전자책, 매킨토시에서도 본다
비스킷은 30만 원대 후반에 팔릴 것으로 예상되며 6인치 전자잉크 화면에 3,000여 권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1회 충전으로 일주일 정도 쓸 수 있어 효율성과 편리함을 강조했다. 이밖에 MP3 플레이어, 전자사전, 신문 서비스 기능 등 기본적으로 전자책이 갖춰야 할 조건은 다 갖췄다.

비스킷의 특징은 3G 이동통신을 통해 전자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스킷을 구입해 인터파크 홈페이지에 단말기를 등록하면 바로 쓸 수 있으며 비스킷을 통해 전자책을 내려 받는 동안 드는 데이터 통화료도 무료다. 차후 인터파크는 LG텔레콤과 별도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얹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텔레콤이 인터파크와 제휴를 맺고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자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전자책 관련 사업 준비로 분주해졌다. KT는 그간 구축해 온 ‘3W 네트워크’(WCDMA, Wi-Fi, Wibro)를 바탕으로 하는 모바일브로드밴드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곧 무선통신, 전자책, 태블릿 PC를 중점을 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기반으로 휴대폰이나 PC에 휴대기기를 연결해 무선 인터넷을 쓰게 하는 테더링 기술과 한 사람이 여러 개의 휴대기기를 하나의 요금제로 쓰는 스마트 셰어링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이를 기반으로 전자책 온라인 플랫폼을 내놓고 콘텐츠 제작과 유통까지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사업이 활성화되면 PC, 스마트폰, 전자책 단말기, 태블릿 PC 등에서 전자책 콘텐츠를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달리 SK텔레콤은 전자책 콘텐츠 업체들에게 이동통신망을 임대해 주는 형태로 사업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신 제품답게 다양한 기능을 두루 갖춘 인터파크의 전자책 단말기 ‘비스킷’의 예상 모습.
■ 실생활 속에 들어오는 전자책
아직까지 국내에서 전자책 단말기의 위치는 얼리어댑터들을 위한 디지털 기기로 인식된다. 그러나 전자책 콘텐츠 자체는 이미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전자책 콘텐츠 생산을 추진함에 따라 향후 전자책과 관련 단말기들이 풍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정부는 2010년 교과서 선진화 방안을 통해 향후 종이 교과서와 전자 교과서를 혼용해 쓰겠다고 발표했다. 교과서를 이해하고 공부하려고 따로 참고서를 사야 하는 문제가 가정에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고 교과서가 재미없는 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2011학년도 국어, 영어, 수학 과목부터 집에서 쓸 수 있는 전자 교과서를 CD로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전자출판협회도 연간 10만 종의 전자책이 출간될 수 있도록 관련 제반 사업을 시작해 최근의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전자책 제작과 유통’에 관한 교육을 통해 1인 출판사나 저자, 작가들이 직접 전자책 콘텐츠 사업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머지않아 전자책 단말기가 교과서를 대신 할 날이 올지 모른다.
■ 콘텐츠 수급은 당연, LCD 제품의 도전도 받아야
결국 전자책 단말기 성공의 관건은 읽을거리가 얼마나 풍성한가, 즉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가에 달렸다. 그러나 아직 국내 전자책 콘텐츠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가장 먼저 전자책 사업을 시작한 교보문고의 전자책 코너만 봐도 알 수 있다. 예컨대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종이책에 비해 형편없다.

3월 현재 교보문고 디지털북 코너의 주간판매량을 살펴보면 1위인 <덕혜옹주>만 신작이다. 2위인 <천년의 금서>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의 SNE-50이 나올 때 함께 출간된 책이다. 최근 베스트셀러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나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와 같은 책은 물론,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유명 소설도 팔지 않는다. 사정은 인터파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단말기 종류는 늘어 가는데 반해 콘텐츠가 빈약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할 지경이다. 심지어 전자잉크 무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자잉크가 LCD보다 가독성도 좋아 눈에 피로를 덜 주고 야외에서도 읽을 수 있지만 대중교통이나 실내에서 더 많이 쓰는 터라 굳이 전자잉크가 아니어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오히려 흑백 단말기보다 컬러 LCD 디스플레이를 단 모델이 활용도에서 더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코원과 아이스테이션에서는 LCD 패널을 쓴 전자책을 개발 중이다.

향후 전자책 시장은 전자잉크냐 LCD냐, 3G 통신과 와이파이를 지원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최신 콘텐츠를 수급하느냐에 따라 틀이 짜일 것이다. 그때가 되면 10년 동안 꽃이 피길 기다린 전자책 시장의 성패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건희 전 회장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속보]
이건희(68)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전격적으로 복귀했다.

▲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연합뉴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부사장은 24일 “이건희 회장이 오늘 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에 따른 특검 수사로 2008년 4월22일 퇴진을 선언한 이후 23개월 만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지난 2월 17일과 24일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문제를 논의한 끝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복귀 요청 건의문을 작성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지난달 24일 이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은 한 달여간 고심한 끝에 어제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의 대표이사가 아닌 회장으로 복귀하는 만큼 별도의 주주총회 등의 공식적인 절차는 필요 없다”며 “취임식을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월 중순부터 도요타 사태를 지켜보며 사장단이 느낀 위기감이 상당했다”면서 “경영의 스피드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이 회장께 복귀를 요청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공식트위터(@samsungin)를 통해 복귀소감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다시 시작해야 된다.머뭇거릴 시간이 없다.앞만 보고 가자”고 말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사무실을 삼성전자 서초사옥 42층에 마련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 회장의 복귀에 맞춰 사장단 협의회 산하의 업무지원팀,법무팀,커뮤니케이션팀을 브랜드관리실과 윤리경영실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이 부사장은 “현재 검토 단계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그룹 핵심 CEO들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왔고,이 전 회장 본인도 경영 참여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9월 “전략적 포커스(집중)를 하려면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오너가 미래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전 회장의 복귀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그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회사 전체의 힘을 한 곳에 모아야 할 경우가 많지만 현 체제에선 불가능하다”며 과감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질 오너 경영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5일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장에서 “경영복귀에 대해 아직 생각 중”이라며 “회사가 약해지면 (복귀)할 것이며 참여한다는 게 아니고 도와줘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삼성 특검이 기소한 사건들에 대한 재판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에 따른 배임 혐의와 관련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및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 회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힘입어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단독 사면을 받아 경영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인용 부사장은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스마트폰시대 삐삐 찬 금융당국

서울신문 | 입력 2010.03.23 03:43

[서울신문]금융감독 당국이 시장과 상품, 마케팅 기법의 변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각종 문제점들에 대해 늑장대응, 뒷북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건전성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선의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2일 기업 인수·합병 때 인수자가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제공하는 풋백옵션 정보를 모든 투자자에게 즉각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투자자 보호대책을 내놓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때 FI들과 맺은 풋백옵션이 나중에 큰 문제가 되면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풋백옵션은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주 원인이지만 지금까지는 정기보고서에 첨부되는 감사보고서의 주석사항으로만 기재돼 투자자들이 모르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의의 소비자 피해사례 늘어

금융당국 관계자는 "의무공시가 아닌 자율공시인 탓에 풋백옵션 내용이 뒤늦게 알려져 투자자들이 이를 거의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미리 알고 있었다면 주가에 반영이 됐을 것이고 투자자들도 낮은 가격에서라도 팔고 빠져나갈 수 있었을 텐데 그로 인해 피해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풋백옵션 체결로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11월 이를 인지한 뒤 관계 기관과 4개월만에 대책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신용카드 포인트 선(先)지급 서비스(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을 살 때 미리 할인해 주는 대신 그 금액에 해당하는 만큼 카드 사용을 통해 갚는 것)에 대해서도 2006, 2007년 지도에 나섰으나 피해가 이어져 이달 초 지급 한도를 70만원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

보험회사 과장광고에 대한 때늦은 규제도 비슷한 사례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등 케이블TV 홈쇼핑 채널 등을 통한 보험회사들의 과장광고에 대해 당국은 마냥 손을 놓고 있다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야 과징금을 물리고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규제방안을 내놓았다. 조연행 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보험 광고 피해는 2000년대 초반부터 불거져 왔는데 당국에서 차단 장치 없이 방치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 반발에 신속대응 어려워"

금융시장 불안의 뇌관으로 지적되고 있는 저축은행 부실도 감독당국의 미온적 대응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부실화 우려가 계속 제기되어 왔지만 부분적인 대응책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축은행 문제는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는 어렵게 됐다."면서 "건설업체나 저축은행 부실 문제도 2~3년 전부터 제기됐는데 경제정책당국 전체가 실기(失機)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부 교수는 "보험 상품의 사업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지난 5~6년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2006년 금감원에서 상품별로 비교 공시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계약자가 상품별로 파악하기 어렵게 공시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후약방문 식의 감독이 계속되고 있는데 선진국처럼 일벌백계 식의 사후 규제가 어려울 바에는 사전 규제부터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가 한 건 발생할 때마다 즉각 규제에 들어가면 제도의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미리 다 신고하라고 하면 과도한 규제의 논란이 나온다."면서 "일선 금융기관의 반발도 신속히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바이오 의약 시장 무한팽창 중… 낙오땐 국가미래 '시름시름'
[의약 강국 코리아] <1> 왜 세계 무대로 가야 하나
글로벌 기업들 "황금알 잡아라" 총력전
일단 '시밀러' 분야 집중 경쟁력 키워야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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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제약 기업인 미국 화이자는 한 해 매출이 451억달러(약 51조8,600억원)에 이른다. 조선 분야 세계 최고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작년 매출액은 21조원. 딱 두 배다. 연간 연구 개발(R&D)에만 매출액의 17%인 76억달러(약 8조7,400억원)를 쓴다. 작년 현대건설 매출액(9조2,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한국에서는 이미 자동차 조선 철강 반도체 휴대폰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탄생했지만 유독 의약 산업에서는 내놓을 만한 기업들이 없다. 그간 제조업 분야에서는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 육성책을 내놓았고, 기업도 수익을 좇아 투자를 확대했지만 의약 분야에서는 여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의약 산업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전 세계적인 부의 증가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의약품 수요가 많아지면서 의약 산업 시장은 2004년 5,400억달러에서 2007년 7,700억달러로 커졌고, 2020년에는 1조3,00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세포나 단백질 등을 배양한 뒤 여기서 약효 성분을 추출ㆍ정제해 만드는 바이오 의약 분야는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 세계적 연구 기관들이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 기업들이 너도나도 바이오 의약 시장을 선점하려고 뛰어드는 이유다. 이미 화이자는 바이오텍을 인수했고,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 업체인 로슈는 바이오 암 치료제를 만드는 제네텍을 47억달러에 사들였다.

합성 신약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기업들이 바이오 의약 기업들을 인수하는 이유는 세계 시장의 판도 변화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예측한 대로 화학합성물질을 이용해 만드는 합성 신약은 거의 포화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97년 개발된 최초 합성 의약품인 아스피린 이래 화학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화학식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치료제는 대부분 개발됐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실제로 세계 10대 의약품 항목에서 차지하던 합성 의약품 개수는 2000년 절대 다수인 9개에서 2008년에는 절반으로 줄었고, 2014년에는 고작 3개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8년 1,080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2,00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곧바로 바이오 의약 산업에 뛰어들 수는 없다. 이정석 식품의약품안정청 바이오생약국장은 "바이오 시장은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 업체들이 오랜 기간 R&D를 통해 자리를 잡고 있다"며 "특히 이미 특허로 등록된 바이오 의약품이 많아 후발 주자인 한국 제약 업체들이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대규모 투자 비용이 문제다. 일반 합성 신약도 그렇지만 적어도 10년 이상 R&D에 몰두해야 한다. 많으면 1조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동아제약 한미약품 녹십자 등 국내 대형 기업들도 주저하는 이유다.

하지만 합성 의약품의 복제약(제네릭)과 유사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보건 당국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바이오시밀러란 바이오 신약을 베낀다는 점에서 제네릭과 같지만 생물체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라 원조 신약과 효능 면에서 똑같지 않다. 오히려 잘만 만들면 더 효능이 뛰어나 바이오베터 의약품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바이오 신약은 대부분 특허 상태였기 때문에 그간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이후부터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는 것이 많다.

김현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바이오 산업은 10년 앞으로 내다보고 선진국과의 경쟁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뛰어 넘기 전략이 필요하다"며 "그간 바이오 분야에서의 축적된 생산 역량을 활용한다면 우리에게 맞은 가장 유망한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오 의약품이란

주로 햄스터와 같은 포유류에서 떼낸 세포에 특정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등을 투입해 엄격히 통제된 연구 시설에서 배양한 뒤 이 중 치료에 쓰일 수 있는 물질을 추출ㆍ정제해 만드는 생물 의약품.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유방암 대장암 당뇨병 관절염 등에 치료 효과가 탁월해 고가로 팔린다

▦바이오시밀러란

합성 신약의 복제약(제네릭)과 같은 개념으로 바이오 신약의 제조 공정을 동일하게 따른다는 점에서 제네릭과 유사하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생물 의약품의 특성상 제조 환경에 따라 바이오 신약과 조금씩 다른 효능을 갖기 때문에 '유사하다'(Similar)는 뜻을 붙여 바이오시밀러로 부른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량해 더 나은 신약격으로 쓰이는 게 바이오 베터(Bio-better)다.



스티브 잡스도 '탈옥' 한다…'탈옥'이 뭐길래?

[지디넷코리아]언젠부턴가 IT업계에서 ‘해킹’이외에 ‘탈옥’이라는 용어가 하나 더 사용되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우리나라를 강타한 지난해 말부터다. 얼핏 보면 그냥 해킹 같은데 왜 구태여 탈옥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일까. 안 그래도 알쏭달쏭한 IT 용어에 머리가 아픈 기성 세대들에게는 재앙이 아닐 수 없다.

 

탈옥은 해외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제일 브레이킹(Jail Breaking)’이라는 말을 그대로 직접 가져온 신조어다. 말 그대로 감옥을 탈출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탈옥’ 혹은 ‘탈옥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감옥이 무엇인지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감옥이란 제조사가 여러 이유로 제품의 기능을 일부러 제한한 조치를 말한다. 쉽게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A라는 카메라가 있는데 이는 1초에 3장의 연사가 가능한 제품이다. 그러나 내장된 소프트웨어만 간단히 변경해주면 1초에 5장 연사가 가능하다. 이때 이용자는 제조사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벗어나 ‘탈옥’을 감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탈옥’을 하게 되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여러 이점이 많다. 우선 자신이 돈을 주고 구입한 물건의 제 성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안 그래도 ‘가격대 성능비’를 외치며 1천원이라도 싼 가격에 실제로는 분간하기조차 어려운 수치를 따지는 얼리어답터 들에게 ‘탈옥’은 본전을 찾을 수 있는 필수 코스다.

 

아이폰만 해도 그렇다. ‘탈옥’을 하게 되면 애플이 허용하지 않는 각종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용자 입맛에 맞게 화면을 예쁘게 꾸밀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시 말해 애플이 제공한 밋밋한 화면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 탈옥은 자신이 소유한 제품의 보안을 무력화 한다는 점에서 해킹과는 다르다.

이밖에도 아이폰에서 탈옥을 할 경우 활용도는 거의 무한대로 확대된다. 이용자가 많은 만큼 탈옥에 대한 연구도 상당 부분 진척된 까닭이다. 멀티태스킹을 가능하게 함으로서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실행시키거나 수많은 아이콘을 폴더별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도 있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잡스도 탈옥된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와 같은 높은 활용도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조사들은 왜 이렇듯 해당 제품의 기능을 일부러 제한하고 있는 것일까. 이용자들이 손쉽게 기능제한을 풀 수 있는 것이라면 애당초 제조사들도 이를 모를리 없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같은 라인업의 제품을 구분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막아놓는 경우도 있고 제품의 안정적인 구동과 사후관리 때문일 수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의 멀티태스킹을 막아 놓은 이유도 이와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과연 탈옥은 불법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탈옥은 단순히 기능 제한을 넘어 해당 제품의 보안조치까지도 무력화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탈옥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의미의 해킹과도 다르지 않다. 유료로 구입해야하는 애플리케이션 마저 돈을 내지 않고 사용함으로서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조사들은 정책적으로 이러한 탈옥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후관리(AS) 거부 이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 탈옥 그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해킹이라는 말 대신 탈옥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게 된 이유다. 이미 소유권이 자신에게로 넘어온 제품을 어떻게 개조해서 쓰던지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일 뿐이다. 이는 ‘타인의 시스템에 침입해 흔적을 남긴다’는 해킹의 사전적 의미와 맞지 않다. 탈옥을 하는 제품이 타인의 시스템도 아닐 뿐더러 어떠한 피해도 입히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해킹’이라고 한다면 다시 말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단계는 탈옥을 통해 무력해진 제품에 유료로 판매되는 저작물을 공짜로 사용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 이 역시 해킹이라기 보다는 저작권 침해 등과 같은 말이 보다 어울린다. 게다가 해킹을 저지른 장본인은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추출한 당사자 뿐이다. 그리고 탈옥을 한 사용자가 이를 받아 자신의 아이폰에 사용하는 것은 해킹이 아니라 불법을 저지르는 것일 뿐이다.

 

현재는 탈옥이 개인의 재산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결코 나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그에 대한 책임 역시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실제로 아이폰의 경우 탈옥을 할 경우 보안이 취약해져 개인정보가 새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또한 아예 제품이 먹통이 될 수도 있다. AS를 해주지 않는 것은 구입시 동의한 약관 조항에 써 있는 만큼 결국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따라서 탈옥을 하고 안하고는 어디까지나 이용자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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