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내년 개교하는 두 특목고 이렇게 준비했다



■세종과학고 합격 김원재 군

수학 과학 상위 1~3% 유지

화학올림피아드 금상 수상

내년 개교하는 서울 세종과학고 올림피아드 특별전형에 합격한 김원재(15·서울 목동중 3) 군은 올해 9월 열린 한국화학올림피아드(KChO) 중등부 금상을 받았고 이 성적을 바탕으로 세종과학고 올림피아드 특별전형에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127명 가운데 23명이 합격해 5.5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김 군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수학과 과학 현상으로 풀어냈던 것이 합격의 비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김 군은 가령 친구가 콜라병을 땄을 때 “치이∼”하고 김빠지는 소리가 나면 “콜라 속에 녹아들어있던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바로 떠올렸다. 또 라면을 먹을 때 펄펄 끓는 물에 라면을 넣으면 물이 다시 안 끓게 되는 장면을 보고 “물의 비중이 줄어서 증기압이 줄어들어 안 끓게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식이다.

그만의 수학 공부 노하우도 있다. 일단 처음에는 남들보다 더 많은 문제를 풀어보면서 문제의 유형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다. 이해는 그 다음이다.

김 군은 “‘책을 백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보인다(·독서백편의자현)’는 말이 있는 것처럼 수학 문제도 풀고 또 풀다 보면 원리가 이해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 군은 수학 문제에 대한 집착력이 남들보다 뛰어나다. 과학고 입시가 코앞에 다가와 공부 시간이 부족해도 어려운 문제를 풀 때는 절대 해설과 답을 보지 않고 2, 3시간 붙잡았다.

그렇게 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그와 관련된 더 어려운 문제에 또다시 도전한다. 이렇게 하다보니 어떤 경우에는 대학 수준의 수학 문제에까지 도달한 적도 있다.

이번 세종과학고의 올림피아드 특별전형은 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받은 학생이 선발되고, 다음으로 금상을 받은 학생들이 선발됐다. 합격자들은 모두 김 군처럼 올림피아드에서 금상 이상을 받았다. 상이 같을 경우에는 수학과 과학의 내신을 비교해 선발한다.

김 군은 “국어는 전교 100등 밖으로 밀려난 적도 있을 정도로 자신 없지만, 수학과 과학 성적은 항상 상위 1∼3%안에 들었다”며 “다행히 세종과학고에서는 수학 과학 내신만을 평가하기 때문에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올림피아드에서 금상 밑으로 떨어지면 내신이 아무리 좋아도 합격하기 힘들다”며 “KChO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전문 학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군은 “세종과학고에 가면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훌륭한 선생님들과 좋아하는 수학 과학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서울국제고 합격 오세현 양

친구들과 매일 3, 4시간씩

찬반 토론하며 면접 준비

“친구들과 매일 다양한 시사적인 주제를 토론하고 역할을 바꿔가며 가상 면접을 한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됐어요.”

4일 발표된 서울국제고 특별전형에 합격한 서울 상신중 오세현(15) 양은 합격의 비결로 신문을 활용한 토론과 다양한 독서 경험 등을 꼽았다.

첫 신입생을 모집한 서울국제고 특별전형은 75명 모집에 263명이 지원해 3.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신 96.7%에 인성면접 성적 3.3%가 반영됐다.

중학교 내신이 상위 0.3% 수준이고 가중치가 있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는 거의 만점을 받은 오 양이었지만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지원할 것으로 예상해 반영비율은 낮지만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면접을 꼼꼼히 준비했다.

1개월 전부터 같은 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매일 3, 4시간씩 이라크 파병연장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다양한 주제를 놓고 찬반 토론을 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친구들의 주장을 경청하면서 그 주제에 대한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또 면접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꾸준하게 신문을 읽은 것도 큰 힘이 됐다. 대통령선거와 남북 정상회담, 환경문제, 북방한계선(NLL) 문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아프리카 빈곤문제 등 국내외 현안의 주요 내용과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영어 듣기는 전형 요소가 아니고 수학능력 여부만을 판단하는 기준이었지만 국제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공인 영어 성적은 iBT 101점.

그는 집에서는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와 간단한 일상 대화 정도는 영어로 하고 있다. 최신 해외 이슈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영어 공부도 하기 위해 타임과 같은 영자지를 활용했다.

평소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추리 소설이나 역사 서적을 즐겨 읽는다는 그는 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쉬운 영어 소설을 가깝게 두고 반복해 읽는 것이 영어실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중간 중간 어려운 단어가 나오기 때문에 한 번에 책의 내용을 100% 이해하기는 힘들죠. 하지만 반복해서 읽다보면 문맥 속에서 단어의 뜻이 이해될 때가 많아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고 당장 사전을 뒤져보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고교를 졸업하면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영어 실력이 좋아야 한다”며 “국제변호사가 돼서 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꼭 한번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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