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두, 월30만원 셋방→ELW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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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사장은 지난 해 8월 주가지수가 몇달 뒤 급락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문했고, 김 씨는 이에 따라 당시 코스피(KOSPI)200 풋 워런트(Put Warrant)를 매입했다. 윤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고 김씨의 종잣돈 300만원은 3개월여 만에 1억2000만원이 되어 돌아왔다.
김 씨는 JD인베스트먼트의 유료회원이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이 회사는 김씨같은 유료회원 500여명을 상대로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투자자문을 해 준다. 이 회사가 김씨 같은 회원들로부터 투자자문을 의뢰받아 ELW 시장에서 굴리는 돈은 하루평균 800억원에 이른다. ELW시장 총 거래대금이 3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JD인베스트먼트는 ELW 시장의 '큰 손'인 셈이다.
◆ 30만원짜리 월셋방 신세서 ELW '큰 손'으로
윤 사장은 국내 증권사 실전투자 대회에서 6차례나 우승한 주식매매 베테랑이다. 2007년 7월 대우증권이 개최한 실전투자대회에서는 ELW를 바탕으로 불과 2개월 동안 7681%라는 믿기 힘든 수익률을 올리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수익률은 공식적인 실전매매 대회를 통틀어 국내 최고 기록이다.
이처럼 엄청난 수익률을 내는 비법을 윤 사장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인 장세에서 변곡점을 이용해 ELW에 투자한 뒤 급등 또는 급락장세를 기다려 높은 프리미엄(가격)을 받고 팔면 된다는 것. 과감한 손절매 원칙도 빼놓지 않았다. 윤 사장은 기초자산 매입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무조건 손절매에 나선다.
윤 사장의 어린시절은 가난했다. 대학에 갈 돈이 없어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곧바로 군(軍)에 자원 입대했다. 그러나 제대한 이후에도 집안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원양어선을 타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만 듣고 선원 교육까지 받았다. 이런 와중에 윤 사장이 어떻게 주식시장에 뛰어든 것일까.
"1988년쯤 '프로스펙스'라는 스포츠 브랜드가 우리 동네에서 아주 유명했습니다. 프로스펙스 운동화를 한 켤레 갖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였죠.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헌 책방에서 기업연감을 보게 됐는데 프로스펙스를 만들던 국제상사가 부실기업을 일컫는 '관리종목'이라는 거에요. 제게는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그래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공부하고, 주식투자에 발을 내딛게 됐어요"
윤 사장은 이때부터 하루종일 주식투자에만 매달리는 이른바 전업투자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를 계기로 비제도권 애널리스트로 불리는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인터넷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2년에는 마침내 인터넷상에 유료투자자문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가 JD인베스트먼트의 모태가 됐다.
주식투자를 하던 윤 사장이 ELW 투자 고수로 이름을 알려진 때는 2005년 12월. 국내 증권시장에 ELW 시장이 개장되면서 부터다. 주식매매에 정통했던 그는 단지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싶었다며 투자동기를 말했다.
"초창기에 ELW는 아주 매력적인 투자처였어요. 잘만 활용하면 상승장뿐 아니라 하락장, 박스권 횡보 구간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더라구요. 첫 투자상품은 삼성중공업 콜 워런트였어요"
윤 사장은 2007년 상반기 활황장세 속에서 가장 큰 돈을 벌었었다. 해운, 조선, 철강 등의 주도업종을 잘 선택한 덕분에 ELW 매매를 통해 6개월 만에 30배 가까운 고수익을 올렸다는 것. 이 때 벌어 들인 돈만 30억원이 넘는다. 윤 사장은 현재 건물이나 땅 등 부동산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주식계좌 잔고를 포함한 개인자산은 백억원 가까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7년 7월 목표로 하던 지수2000을 돌파했는데도 불구하고 추가 수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윤 사장이 투자했던 ELW 투자금액은 지수급락과 함께 하반기 동안 50% 이상 손실을 보게됐다. 그는 "커다란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경험하면서 더욱 차분하게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됐다"고 당시를 돌이켜 보았다.
◆ ELW는 공부한 만큼 돈 벌 수 있는 곳
"한국에서 ELW 시장은 벌써 5년째 운영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ELW 시장을 지켜보다 보면 정말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성격을 표현할 때 '냄비근성'이라고 하죠. 금방 끓었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그런 성격 때문에 적은 금액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만 듣고 기초상식도 없이 ELW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윤 사장은 ELW에 투자해 돈 버는 방법은 오로지 공부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투자에 앞서 기초적인 기술적 분석이나 수급, 모멘텀, 기업가치, 재무제표 등의 분석은 빼놓지 않고 공부하면서 왜 ELW에 대한 공부는 하지 않고 상품부터 투자하는 지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ELW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기초자산)를 미래의 특정 시점(만기일 혹은 행사기간)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사거나(Call) 팔(Put)수 있는 권리를 갖는 유가증권이다.
다시 말해 옵션을 유가증권의 형태로 발행해 일반 주식 거래를 위한 위탁계좌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유가증권으로 개발한 금융파생상품이다.
현재 기초자산은 코스피100,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종목, 코스피지수, 일본니케이225, 홍콩항셍지수 등이 있다.
"쉽게 말해 ELW는 주식 자체를 사는 게 아니라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것이에요. 기초 자산인 주식이나 주가지수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방향을 잘 예상한다면 권리를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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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사장은 ELW 투자에 대해 몇가지 유의해야 할 점을 이야기했다. 그 첫째가 ELW는 만기가 존재하는 상품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소멸되는 휘발성 금융상품인 것이다. 이 때문에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짧은 ELW에 투자하는 데이트레이딩은 절대 금물이라고 윤 사장은 조언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데이트레이딩에 치중하면서 잔존만기가 짧은 ELW를 선호하는데 경험적으로 이같은 투자전략은 오히려 큰 이익을 내기 힘들어요. 특히 잔존만기가 너무 짧으면 시간가치 하락이 급속히 진행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당황하기 쉽죠"
윤 사장은 일발적인 장세에서는 잔존만기가 4개월에서 6개월 미만의 ELW를 평균 2개월 정도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기초자산이 충분히 시세를 내는데는 적어도 3개월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렇게 하면 시간가치 하락도 적절하게 방어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ELW에 투자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충고했다. 윤 사장은 "ELW는 변동성에 따라 프리미엄이 붙는 상품"이라며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아무리 싸 보여도 이미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수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에서는 오히려 투자자금을 회수해 현금으로 확보, 변동성이 낮아졌을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수가 지루한 박스권 횡보를 지속할 때 투자해야 레버리지효과(지렛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ELW는 주식처럼 상한가(가격제한폭)가 없는 반면 손실은 투자한 돈 만큼 잃게 된다는 게 특징. 이 때문에 ELW는 단 한번의 투자로도 고수익이 가능한 투자처로 잘 알려져 있다.
손절매 원칙은 ELW 투자에서도 필수다. 차익실현과 손절매 원칙이 명확해야 ELW 투자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윤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또 "ELW 가격을 기준으로 차익실현 또는 손절매 원칙을 세우는 것 보다는 기초자산의 등락률을 기준으로 삼아야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기초자산이 자신의 목표가격에 근접하면 ELW를 미리 원하는 가격대에 매도주문을 걸어놓거나 반대로 기초자산이 매입가격 기준으로 최대 10% 하락할 경우 손절매를 고민할 때"라고 권했다.외국인과 기관들이 기초자산을 매도할 경우에도 손절매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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