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라당 꼴깍…'교수와 여제자'가 뭐기에
![클릭하시면 원본크기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http://l.yimg.com/go/news/picture/2010/80/20100124/2009111809380216480_182557_0.jpg)
1993~97년 당시 무려 36만명이 봤다는 외설극 ‘마지막 시도’ 덕 혹은 탓에 터득한 노하우를 적용했단다. 오픈 런, 무기한 롱런이 가능하던 ‘마지막 시도’가 당국의 개입으로 무산됐다며 땅을 친다. 그는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교수와 여제자’의 형식은 틀림없는 연극이다. 그런데 관객층은 여느 연극과 사뭇 다르다. “연극이라는 것을 난생 처음 보는데, 그게 바로 이거”라는 남녀가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3만원짜리 입장권은 곧 묽은 의미의 면죄부다. 성인업소의 ‘홀딱쇼’가 아니라 소극장의 엄연한 ‘무대예술’ 감상이라는 포장지를 방패 삼았다.
‘피어나기 전인 유소년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시들어가는 노년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오직 우리 청춘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 코앞에서 꿈틀댄다.
객석의 30~70대 남자들은 눈에서 빛을 뿜는다. 매우 젊은 여배우의 나신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요소요소에 시선을 꽂는다. 영상물은 감히 명함도 못 내밀 대놓고 엿보기 현장이다. 개중에는 수행원 10여명을 태운 차량들을 포함, 5대를 동원해 행차한 모름지기 거물급 장년부부도 섞여있다. 공연 직전 맨 뒷자리에 앉는다. 막이 내리자마자 얼굴을 들키지 않은 채 바로 나갈 수 있는 좌석이다. 20대 후반 여자를 대동한 할아버지도 있다.
부부가 함께 오면 반값에 구경시켜준다고 했더니 여자 예매손님이 몰린다. 확인하면 30% 이상은 부부사이가 아니다. 주민등록증이나 건강보험증의 주소가 다르다. 예외없이 남자가 부랴부랴 제값을 치르는 경우들이다. 혼자 오는 남자가 아주 많다는 사실은 특기사항이다.
교수도, 여제자도 극을 내세우지 않는다. 뜬금없이 성 치료사를 자처한다. 청년도 언젠가는 이고 진 저 늙은이처럼 성기능 부전이라는 짐을 질 수 있다고 역설한다. ‘고개 숙인’ 교수를 여제자는 아기처럼 보듬는다. 젖을 물리고, “쉬~ 했어?”라며 기저귀도 갈아준다. 자궁회귀본능 자극 장치다.
만장하신 여러분을 영접하면서 신바람이 난 제작자는 전라여우 1명을 더 캐스팅했다. 기존의 C(22·164㎝)에 이탐미(22·168㎝)가 가세, 번갈아 ‘여제자’를 드러내고 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다. C의 누드연기를 지켜본 이탐미는 별다른 저항없이 나체상태를 수용했다.
극단은 내친김에 수위를 상향조정했다. 80분 중 10분 남짓이던 알몸 장면을 수긍할만한 이유 없이 15분으로 늘렸다. 동시에 어둠컴컴한 이 공간으로 스며들 핑계도 2개 늘었다. 연장 5분과 새 맨몸뚱이가 신종 관찰대상들이다.
이 같은 이상호응은 여대생과 중늙은이 교수의 라이브 쇼를 내년 1월 부산에서도 후안무치 상태로 직시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극장의 의자를 차지한 절대다수 중장년 남자는 제 또래가 딸뻘 처녀를 상대로 벌이는 온갖 짓거리들에서 대리만족을 구한다. 관음증의 나무가 물을 잔뜩 빨아들이면 그만이다. 연극이라는 숲은 무의미하다.
연기자들이 노출증을 즐기는 지는 모르겠다. 그들을 구석구석 살피는 심리가 관음(觀淫), 도시(盜視)라는 데는 딱히 토를 달 수 없을 듯하다.
문화 에디터 reap@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동립(기자)
'생활상식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고걸스, 영화 `미녀는 괴로워` 현실화? 전신성형 충격! (0) | 2010.05.06 |
---|---|
김연아, 사상 최고점 올림픽 金…한국 5위 '껑충' (0) | 2010.02.26 |
네티즌 "원더걸스 선미 탈퇴, 박진영 책임 있다" (0) | 2010.01.25 |
유재석, 5년연속 대상의 힘·의미? (0) | 2009.12.30 |
윤여정 (0) | 2009.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