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 전형
올해 들어 입학사정관 전형이 대폭 늘어나면서 그 유형도 아주 다양해졌다. 평가의 요소나 방식도 다양한 편인데 그 중 토론평가 혹은 토론면접은 중요한 평가요소 중 하나다. 아직까지 토론평가를 포함시키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점차 그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호에선 토론평가 실시하는 대학들의 입학사정관 전형을 살펴봄으로써 토론평가를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에 대한 감을 익혀보자.
▶ 토론평가는 당락을 결정하는 평가 요소
대부분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면접 내지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서류만으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없는 여건 상 다양한 면접 요소를 도입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상당수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기존 특별전형 등에서 실시해 오던 심층면접 방식에 서류의 신빙성을 가늠하는 개별면접 요소를 가미한 평가를 실시한다. 1단계에서 서류만으로 3~4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식이다.
토론평가 내지 토론면접은 2단계에 실시하는 심층면접의 과정 혹은 그 일부로 포함되어 있다. 토론평가는 대교협이 제시한 ‘입학사정관제의 공통 전형 절차’에도 포함되어 있다. 이 절차는 사전공지 → 서류심사 → 심층면접·토론 → 최종선발로 이루어진다. 토론평가는 입학사정관이나 평가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다수가 조를 이루어 제시된 토론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입학사정관은 토론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태도, 인성뿐 아니라 문제이해 능력, 논리적 사고능력, 논박 능력, 타인의 생각을 결합하여 새로운 의견을 도출하는 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한다. 의사소통능력의 전반을 검토하는 셈이다. 토론평가는 그런 점에서 ‘집단면접’이라 불리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토론평가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이 평가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실시됐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합격한 학생들의 진술을 모아보면 토론평가에서의 차이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그만큼 학생의 잠재력이 토론의 과정에서 쉽게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특성은 논술 혹은 구술고사와 상당히 유사하다. 시사적인 주제에서부터 통상 고전적이라 여겨지는 각종 토론 주제들이 제시되고, 때론 제시문을 주고 이에 기초하여 토론하는 경우도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은 토론평가를 두고 입을 모아 ‘논술고사의 토론 버전’이라 일컫는다.
올해 실시되는 입학사정관제 중 토론평가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는 대개 수능최저학력 기준이 없다. 서류에서 통과될 수 있다면 토론능력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셈이다. 토론평가를 실시하는 입학사정관 전형도 크게 늘었고 1단계에서 3~4배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서류 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제로베이스로 토론평가를 실시하는 경우도 늘었다. 기본 개별면접과 함께 토론평가가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실제 토론평가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그 형태는 대학에 따라, 전형에 따라 매우 다른데 올해 실시되는 토론평가 중 눈에 띄는 몇 곳을 살펴보자.
대학별 토론평가의 방식
1) 경희대
140명을 선발하는 네오르네상스전형에서 다양한 면접을 실시한다. 이 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 100%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60%, 면접40%를 반영한다. 면접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학업적성면접은 개인면접으로 개인 당 15분간 진행된다. 이 면접은 제출 서류에 대한 ‘실적재확인’, 해당 전공에 대한 ‘학업열의’, 계열별 ‘학업기초지식’ 등을 평가한다. 이 중 학업기초지식은 사전에 출제된 계열별(인문/자연) 문제에 대해 지원자가 대기실에서 준비시간을 갖고 답변하는 심층구술면접형에 해당한다.
이어 실시되는 인성면접은 집단토론으로 집단별 1시간씩 소요된다. 면접위원 1인이 사회자가 되고 지원자 6인이 토론에 참여하는 식이다. 토론은 추첨을 통해 찬성팀과 반대팀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의사소통능력과 논리력, 인성과 리더십, 본교 창학이념과의 적합도를 평가한다.
2) 건국대
1박2일에 걸쳐 합숙하며 다양한 면접을 시도하는 KU입학사정관전형Ⅱ(자기추천)가 유명하다. 올해에는 총 60명을 선발하며 1단계 서류 100%로 3배수 선발한 뒤 제로베이스로 2단계 심층면접 100%를 반영한다.
다양한 합숙프로그램의 과정에서 총 3차례 이상의 면접을 실시하는데, 개별면접, 집단면접, 토론면접, 발표면접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집단면접은 다수의 학생들이 함께 들어와 평가받는 자리이며 인성적 자질을 주로 평가한다. 토론면접은 전공적합성이나 문제해결능력, 논리적 사고 등을 평가하는 자리로 제시된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토론을 벌이는 식이다. 그 외 사회적 역량(리더십)을 평가하는 발표면접과 개별면접이 있다.
합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입학사정관은 전 과정에 걸쳐 학생들을 평가하는데 저녁 시간 이후 입학사정관이 각 방마다 입실하여 다과와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있다고 한다. 이 시간에서도 입학사정관은 다양한 내용을 물고 학생들의 여러 측면을 관찰한다는 것이 지난해 참여한 학생들의 전언이다.
한편 건국대의 KU입학사정관전형Ⅰ(리더십) 전형도 합숙을 하지는 않지만 심층면접에서 개별면접 외 1시간이 주어지는 토론면접을 실시한다.
3) 가톨릭대
잠재능력우수자전형에서 총 84명을 선발한다. 1단계 서류 100%로 3배수 선발하며 2단계에서 1단계 60% + 토론-인터뷰평가 40%를 반영한다. 토론-인터뷰평가란 토론평가와 인터뷰평가, 두 가지 평가를 모두 실시한다는 의미다.
토론평가는 전공 관련 교수 3인 대 인문계열 3인의 집단토론으로 실시되며 30분 간 진행된다. 자연계열의 경우 전공 관련 교수 3인에 학생 1인이 들어가 10분 동안 개인토론을 진행한다. 토론평가에 앞서 학생들은 제시된 지문을 읽고 30분간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며, 문제의 발견 능력, 분석과 비판력,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주로 평가한다.
그 외 인터뷰 평가는 전공 관련 교수 3인 대 학생 1인이 들어가 5분간 개별면접을 진행하는 것이다.
4) 숙명여대
글로벌리더십전형의 글로벌서비스학부 부문 39명, 자기추천자전형 중 특정역량우수자 부문 10명, 리더십우수자 부문 20명이 집단토론을 실시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이다. 1단계에서 서류만 반영하고 2단계에서 실시하는 면접은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1차 면접은 집단토론, 2차 면접은 개별면접이다.
집단토론은 주제과제를 제시하여 지원자들 간의 토론을 진행하는 형태로 전공 잠재력, 리더십, 창의성, 전공수학능력, 언어·태도, 적성·인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개별면접은 3인 이상의 평가위원이 1명의 지원자에 대해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것으로, 두 면접은 총 90분 이내로 진행된다.
한편 숙명여대의 자기추천전형 중 인문소양우수자 부문(20명)은 면접을 실시하는 대신 2단계에서 논술을 100%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5) 서울시립대
포텐셜마니아 특별전형의 32명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해당한다. 이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50%, 서류 50%를 반영하여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제로베이스로 심화다면평가를 100% 반영하여 선발한다.
심화다면평가란 집단면접, 토론면접, 발표면접 등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모집단위별로 실시된다. 시립대 측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 평가는 약 8~10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라 한다. 심화다면평가에선 수리 논리력, 언어 논리력, 창의력, 성실성, 책임감, 대인관계, 인성 및 자질, 외국어 활용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6) 아주대
러프다이아몬드전형(20명)에서 토론면접을 실시한다. 1단계 서류 100%로 3~4배수를 선발한 뒤 1단계를 통과하면 제로베이스로 심층면접 100%를 반영하는 형태다. 심층면접은 아주대가 자체 개발한 면접도구인 ACE를 활용하는데, 이는 하루 동안 총 네 가지 면접을 실시하는 것이다. 네 가지 면접은 개인면접, 그룹토의면접, 발표면접, 전공적합성 면접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면접은 교수사정관과 입학사정관이 참여해 한 명의 학생에게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과 도전정신, 창의성 등을 묻고, 그룹토의면접은 6명의 학생에게 하나의 주제를 준 뒤 30분 동안의 토론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발표면접은 하나의 주제에 관한 자료를 주고 40분 동안 발표 자료를 만들고 15분 동안 사정관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하는 식이다. 전공적합성면접에서는 교수 두 명이 수험생의 전공 관련 학업 열의를 평가한다.
면접의 평가 방식을 정확히 살펴야
이상 토론평가(집단면접)를 실시하는 전형 중 일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토론평가를 포함하고 있는 전형은 여기에 소개된 전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동국대의 경우 올해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집단면접과 개별면접을 분리 실시할 예정이고, 토론능력, 집단적 의견수렴 능력 등을 다양하게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지원을 희망하는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토론 평가나 심층면접이 포함되는지의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전형 요소에 단순히 ‘면접’이라 표기되어 있는 경우일지라도 세부 내용을 살펴보거나 직접 문의해보면 ‘토론면접’ 등 다양한 유형의 면접을 혼재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경우일지라도 그 형태를 면밀히 알아보아야 한다. 실제 동국대는 지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수가 강의를 실시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즉석 리포트를 작성토록 한 뒤, 이를 토대로 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아직까지 세부 면접의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대학들도 있으니 추후 발표를 잘 살펴야 한다.
토론평가는 점차 확대될 전망
2010학년도에 입학사정관 전형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토론평가를 도입한 대학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평가는 전체 입학사정관 전형 중 일부에 불과한 편인데, 향후 이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토론평가를 적극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입학사정관의 경험이 일천하기 때문이다. 교수와 연계하여 전문적 토론평가를 실시할 방법이나 경험 등이 미숙한 이유도 있다.
하지만 향후 입학사정관 전형이 가다듬어지고 입학사정관의 수와 경험이 늘어나면서 토론평가를 적극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토론평가를 시행해 본 대학들의 평가가 매우 좋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토론평가만으로 충분히 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대교협이 진행하거나 대학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입학사정관제 심포지엄 등에서도 토론평가의 우수성이 주요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토론평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그렇다면 토론평가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사실 이 부분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꾸준히 독서하고 신문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특정 주제나 시사 문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키우는 연습 과정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이 중요한 것이다. 이는 토론평가가 실시되지 않고 심층면접을 치르는 경우에도 동일하다. 심층면접은 대개 논술고사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진행된다. 제시문과 문제를 주고 이를 해결할 시간을 준 뒤, 면접관 앞에서 발표·질의응답하는 식이다. 이 역시 사고력이 밑바탕 되어 있지 않으면 곤란하다.
지난해까지 토론평가에서 제기된 문제는 매우 다양하다. 시사적 문제로 광우병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으며 수월성교육과 평준화교육의 찬반 논쟁, 올림픽을 맞아 스포츠의 기능론과 갈등론에 대한 토론 주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유레카논술>의 쟁점토론, NIE 코너의 세부 주제들이 모두 토론평가나 심층면접의 출제 대상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 토론에 참가해 보는 것이다. 토론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좋고 친구들과 토론그룹을 만들어 연습해보는 것도 좋다. <유레카논술> 홈페이지에서 댓글토론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실제 토론할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의 말을 녹음 내지 녹화해보며 이후 평가하는 방법이 좋다. 녹화한 것을 친구들과 함께 보면서 표현이나 태도의 문제점들을 발견하는 개선하는 것, 목소리 톤이나 크기와 가은 외적인 특성부터 논리적 비약, 논점 이탈, 근거 부족 등의 내적인 특성까지 분석해 본다면 토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토론면접이건 심층면접이건 말끝을 흐리지 말고 또렷하게 발음해야 한다는 점, 은어나 속어, 유행어 등의 사용을 금해야 한다는 점, 자신감 있는 주장과 표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토론 주제에 대해 많이 접해보고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 관점을 세우고 논리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는 단순 시사 상식을 외운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은 토론의 방식과 진행 등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고 이를 익혀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토론평가를 실시해 본 입학사정관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한 문제가 바로 학생들이 토론의 방식에 대해 너무나 모른다는 점이다. 토론의 형태론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진행 방식은 어떠한지, 토론의 과정에서 발언권을 얻고 실제 발언할 때에는 어떤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 지 등을 익혀야 한다. <유레카논술>에서는 조만간 토론하는 방법에 대해 연재할 예정이다.
글_조성진 책임연구원
[대한민국 대표 논술 주간지 유레카논술(www.eurekaplus.co.kr)]
입학사정관제가 입시의 화두가 되었지만, 여전히 이를 준비하는 방법을 둘러싸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입학사정관제를 위해 각종 경시대회나 인증시험 등 외형적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있으며, 그러한 스펙 쌓기가 입학사정관제 준비의 모든 것이라 여기고 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의 핵심은 학생의 잠재력에 있다. 이는 논리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으로 표출된다. 대개 입학사정관제와 논술 등의 대학별고사는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상은 매우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보아야 하는 이유다. 이번호에서는 입학사정관제와 논술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는 최적의 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자.
▶ 스펙만 좋으면 OK?
입학사정관제를 무시험 전형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 미국의 대학들은 무시험 전형에 가깝다. 서류의 비중이 매우 높으며 때에 따라 입학사정관이 학교나 지역에 실사를 나가기도 한다. 그렇다고 시험의 관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생을 직접 인터뷰하거나 면접의 과정을 통해 학생의 다양한 잠재력과 적성, 의지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를 시험이라 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최종 당락을 가르는 시험의 일종이다.
미국의 입학사정관제에서 서류의 비중이 높은 것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이며, 고등학교의 자체 평가 수준이 신뢰할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와 다르다. 서류 그 자체만으론 학생의 능력을 엄밀하게 평가할 수 없다. 1단계 서류심사에서 몇 배수를 추린 뒤, 면접, 심층면접, 토론평가 등의 시험적 요소를 가미하고 그 비중을 높인 이유다.
물론 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1단계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학생부 교과 성적뿐 아니라 비교과 영역, 다양한 활동을 입증해보여야 한다. 자기소개서 혹은 추천서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과 관련된 스펙을 오랜 기간 잘 준비해온 학생이 기본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스펙을 포괄하는 서류 심사는 1단계에서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1단계를 점수화하여 2단계에서 반영하는 식도 아니며 대개는 면접과 토론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서류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류만 잘 준비한다고 해서, 경시대회 성적이나 각종 입상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스펙을 준비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입학사정관제로 가는 먼 길의 일부에 해당한다.
▶ 입학사정관제의 평가 요소
2010학년도 대교협이 각 대학에 기준으로 제시한 입학사정관제의 평가 요소는 다음과 같다. 이는 실제 대학들이 정하고 있는 평가 요소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학사정관제의 핵심 평가요소는 크게 인지적 특성과 정의적 특성으로 나뉘어 있다.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제의 단계는 크게 서류심사, 일반면접, 심층면접 혹은 토론평가로 나뉘는데, 정의적 특성은 주로 모든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일반면접에서 평가한다. 이는 스펙의 사실 관계 확인이기도 하다.
스펙의 사실 관계 확인이란 서류의 내용이 개별 학생에 체화된 것인지, 꾸며진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즉 입상 실적이나 인증시험 성적, 혹은 봉사나 다양한 활동을 제대로 이행한 것인지, 스펙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얼마나 많은 열정과 고민, 노력을 경주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역사학과에 지망하는 학생이 중학교 시절부터 인근의 역사 유적을 탐방하고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왔다고 가정하자. 이 학생은 자신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 심도 깊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이 체화한 고민을 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 자료는 누군가가 대신 작성해 준 것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이는 각종 입상실적도 마찬가지다. 해당 대회에 참가한 이유부터 어떤 논리와 의견을 제시하여 입상한 것인지, 대회에 참가하면서 느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봉사활동의 경우도 봉사활동 참여 횟수나 다양한 경험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참여 목적과 체화된 경험 등을 얼마나 조리 있게 설명하는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외워서 말하는 것인지, 몸으로 체화되고 스스로 고민한 것인지를 입학사정관이 판단하기란 너무나 쉬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정의적 특성 역시 논리적 사고력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문제의 지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조리 있게 말하는 의사소통능력도 중요하다.
▶ 논·구술 능력이 밑바탕 되어야
입학사정관제의 핵심 평가요소를 종합해보면 논술과 구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기본 능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논술이란 단순히 글을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다. 체계적이고 논리 정연한 사고, 문제의 종합능력, 이해력, 창의력 등을 높이는 훈련 과정이다. 실제 이해력, 분석력, 논리적 사고력,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은 주요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요소와 일치한다. 구술이란 논술적 능력에 의사소통능력을 가미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대개의 입학사정관전형은 일반면접 외 심층면접이나 토론면접 평가를 실시한다. 그 내용은 논술적 주제를 모두 포괄하며 전공적 특성이 가미되는 형태다. 일반면접 역시 사고력이 두드러지게 표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논술과 구술을 준비하는 과정과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지점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기초 학업성적과 스펙 쌓기도 중요하지만 오랜 기간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서류심사에는 반드시 독서에 관한 경험을 작성해야 하는데, 독서 역시 논술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평소에 스펙을 잘 쌓아두고 서류를 잘 준비하는 것은 입학사정관제의 1단계 통과를 보장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입학사정관제의 관문을 최종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 토론 평가의 중요성
아직까지는 입학사정관 전형 중 토론 평가를 실시하는 전형이 그리 많지 않다. 올해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선발하는 인원을 급격히 늘리면서 기존 특별전형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탈바꿈 시킨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전형은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이라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 외 실질적인 입학사정관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 전면 참여 전형은 거의 모두 토론 평가를 포함시키고 있다. 흔히 ‘자기추천 전형’, ‘리더십 전형’이라 이름 붙여진 전형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입학사정관제에서의 토론 평가란 입학사정관이 면접관으로 들어가고 지원 학생들을 조별로 구분하여 토론 주제에 대해 찬반토론을 벌이는 식으로 진행된다. 입학사정관은 토론 과정에서 학생이 제시하는 주장의 타당성과 설득력, 상대 주장에 대한 논박 능력,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종합하는 능력, 창의적 대안 제시 능력 등을 평가한다.
토론 주제는 시사적인 내용을 포괄하여 <유레카논술>이 쟁점토론 코너에서 다뤄온 모든 주제들이 거론된다. 실제 건국대에서 1박2일의 합숙 형태로 진행한 바 있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경쟁적 교육 방침이 옳은가, 기회균등적 교육 방침이 옳은가’, ‘인간 광우병 현상을 사회과학, 인문과학, 자연과학적으로 논하시오’ 등의 주제가 제시되었다고 한다. 이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의 수기를 모아보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당락에 토론 평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며 토론 능력 향상을 무엇보다 중요시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토론은 논술의 전단계이자 논술 능력을 키우는 최우선의 방법이다. <유레카논술>이 ‘쟁점토론’과 ‘독서토론’을 그 무엇보다 중시하는 이유다. 그런데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토론 평가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개별 대학의 입학사정관 수가 적지 않고 경험이 일천한 탓에 토론 평가로 선발하는 전형과 인원을 제한하고 있지만,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10년간의 준비 후에 전면 도입한 일본의 입학사정관제(AO전형)는 거의 모두 토론평가를 포함시키고 있다. 일본은 서류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없는 우리의 교육 현실과 비슷한데,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 전형 역시 일본의 사례를 좇아 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경우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논술시험을 포함시키는 경우도 많은데, 우리의 입학사정관제도 그러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제 전형 중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전형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향후 논술고사를 실시하고 이 논술답안지를 면접에 활용하는 식으로 전형 요소에 포함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 수시 전체를 조망하는 전략이 필요
그동안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부재했고, 사교육에서 컨설팅 위주의 사업으로 유도해온 탓에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는 근본적인 방법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편이었다. 지금부터라도 스펙 쌓기뿐 아니라 학생들의 사고력을 향상시켜줄 장기간의 플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학사정관제의 평가 요소와 논술의 평가 요소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전체 정원의 60%에 육박하는 수시 전형 전체를 조망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입학사정관 전형만 겨냥하거나 논술이 중심인 수시 일반전형에만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없다. 기본적으로 논술 능력과 토론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에서 꾸준한 준비를 하고 이와 별도로 스펙을 정리하고 체화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의 준비는 완결될 수 있다.
당분간 입학사정관 전형은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이다. 수능 성적이 낮아도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경쟁률에는 허수가 많은 편이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외형적인 서류만 믿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논술 능력이나 토론 능력이 일반 학생들보다 우수하다고 판단된다면 경쟁률이 다소 높더라도 토론 평가가 포함되어 있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글_조성진 책임연구원
[대한민국 대표 논술 주간지 유레카논술(www.eurekaplus.co.kr)]
<유레카논술>이 대학별로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자료를 마련했다. 이 자료는 대교협이 취합하여 정리한 것으로 대학에 따라 최종적으로 수정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지원할 대학에서 발표하는 최종 전형 안내 자료를 살펴보기 바란다. 또한 일람표에서는 단순히 ‘면접’으로 표기되어 있더라도 그 면접의 형태가 실제 어떤지에 대해 대학별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봐야 한다. ‘면접’으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에도 토론면접, 발표면접, 인터뷰 등 다양한 형태로 실시되거나 여러 형태를 중복하여 실시하는 경우가 꽤 있다. 이 일람표는 입학사정관이 전형과정에 일부 참여하는 경우도 포함하였다.
☞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 일람표(수시) : 첨부파일 참조(xls파일)
글_조성진 책임연구원
[대한민국 대표 논술 주간지 유레카논술(www.eurekaplus.co.kr)]
대교협이 발표한 ‘2010학년도 수시 모집요강 주요사항’에 따르면 2010학년도 수시모집 중 입학사정관 전형의 선발 인원은 2만2787명에 달했다. 이는 수시모집 선발인원 22만7092명의 10%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도입하지 않은 중하위권 대학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중이며, 입학사정관 전형이 학생선발 방식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됐음을 알 수 있다.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수시 전체 선발인원의 40~50%에 이르는 수준이다. 2009학년도의 4555명에 비해서도 5배나 증가한 규모다.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학교도 2009학년도 40개교에 불과했으나 2010학년도의 경우 87개교로 늘었다.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다음과 같다.
입학사정관의 역할 확대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은 전년에 비해 입학사정관의 역할이 확대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2009학년도의 경우 입학사정관이 전형 과정의 일부에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2010학년도에는 전체 과정에 참여하는 전형의 비율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입학사정관의 전과정참여 전형의 비율은 2009학년도 31.2%에서 2010학년도 68.4%로 대폭 증가했다.
대교협은 입학사정관의 역할 범위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전과정참여 전형과 부분참여 전형이 그것이다. 전과정참여 전형이란 입학사정관이 전형 과정 전체에 참여하여 학생선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학생선발 방식이다. 서류심사 및 면접에 참여하고 입학사정위원회 등의 위원으로 참여하여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는 경우, 최종 평정까지만 참여하고 입학사정위원회 등에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부분참여 전형이란 입학사정관이 서류심사나 심층면접 등 전형과정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를 말한다.
수시에서 논술과 구술의 반영 대학 증가
한편 2010학년도 수시전형에서 논술 실시 대학은 총 37개교로 전년도 24개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그만큼 논술고사를 치러야 하는 수시 선발인원의 규모가 훨씬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체로 전년에 비해 논술 반영 비율도 1~20%포인트씩 높인 만큼 논술의 수시 영향력은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면접 및 구술고사 반영의 증가는 더욱 눈에 띤다. 반영 대학수 및 반영비율이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면접과 구술고사는 2009학년도부터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확대되면서 수시모집의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되고 있는데, 2010학년도에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확대와 맞물리면서 더욱 증가한 것이다. 면접·구술고사 반영비율은 20%이상 반영하는 대학이 2009학년도 65개 대학에서 2010학년도 92개 대학으로, 10% 이상 반영 대학이 14개 대학에서 20개 대학으로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보면 논술과 구술에 대한 준비와 입학사정관제 준비가 상당한 관련이 있는 만큼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와 논·구술 대비를 합쳐 수시 전체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글_제윤아 상임연구원
[대한민국 대표 논술 주간지 유레카논술(www.eurekaplus.co.kr)]
<대교협이 말하는 입학사정관제 Q&A>
대교협은 이번 발표 자료의 부록에서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입학사정관제 Q&A를 실었다. 주요 대학들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그간 <유레카논술>에서 자주 거론했었던 내용이 반복되지만, 대교협이 공식화하여 정리한 것인 만큼 그 내용을 간추려 제시한다. 입학사정관제를 대입의 관문으로 눈여겨보고 있는 학생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Q.입학사정관은 무엇을 평가하나요?
A 입학사정관제는 단순히 점수를 합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의 성취수준과 더불어 성취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생의 열정과 인성 등을 파악하고,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입학사정관은 학생부의 교과영역, 비교과영역,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등과 함께 주변 교육여건, 학습과정까지 고려함으로써 점수뿐만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느냐까지 전형에 반영하여 평가하게 됩니다. 다음은 주요 평가 요소입니다.
- 학생의 특성 : 인지적 특성(논리사고력, 문제해결력, 의사소통능력, 기타 다양한 사고력), 정의적 특성, 잠재력 등(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수능성적, 면접, 토론능력 등 참고)
- 대학 및 모집전형과의 적합성 : 건학이념, 모집전형에의 적합성 여부 등(학생부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 교육여건 : 가정환경, 교육여건, 고교의 교육과정 특성 등(자기소개서, 학교프로파일, 가정방문, 정보공시자료 등)
Q.학생과 학부모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A 자신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방면의 활동보다는 자신의 진로에 맞는 일관된 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부 비교과 역시 진로에 맞는 일관된 준비가 필요합니다.(진로지도상황, 독서활동, 체험활동, 봉사활동 등)
또한 학생의 수업능력을 기본적인 판단자료로 하며, 성적을 배제하고 선발하는 전형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학업에 충실해야 합니다.
모든 활동 내용은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서류를 준비할 경우 동기 → 과정 → 평가의 전 과정이 기록되어야 합니다. 3학년의 경우 준비 기간이 많지 않은데, 본인의 진로 및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대학과 전형의 특성을 살펴 지원 대상을 선정해야 합니다.
Q.입학사정관 전형은 어떤 학생들에게 적합할까요?
A 대부분의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은 ①서류심사(지원자격, 학생부, 자기소개서 및 추천서, 학생의 교육·가정환경 및 고교의 여건, 대학의 건학이념 또는 학과 특성에 부합 여부 등을 심사) ②심층면접ㆍ토론(사고력, 적성 및 역량, 표현력, 잠재력, 미래성장 가능성, 전공적응 가능성, 창의성, 인성, 흥미, 태도, 특기 등을 파악)등을 실시합니다.
따라서 확실한 진로 목표를 가지고 관심분야에 열정을 쏟은 학생, 자신의 소질과 특기를 신장시킨 학생, 평소 독서나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심층면접 등에 자신 있는 학생 등이 관심을 가지면 좋은 전형입니다. 또한 기존의 전형들이 드러난 성적만을 중요시했다면 이 전형은 그 학생이 처해있는 교육환경도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어 가정 또는 학교 환경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있는 학생,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을 한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각 대학에서는 전형유형에 따라 지원 자격을 제한하기도 하므로, 수험생들은 지원 자격이나 선발기준 충족 여부를 파악한 다음 준비해야 합니다.
Q.잠재적 능력과 소질, 진로 목표에 대한 열정 등만으로 선발될 수 있나요?
A 대학에서 입학사정관 전형 도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비교과 활동이나 잠재력 부분 평가를 지나치게 부각시킨 탓에 와전된 부분이 있습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교과 성적은 중요하며, 다만 성적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 성취 과정도 고려하고 있을 뿐입니다. 학년별 성적의 변화추이, 지원학과와 관련 있는 교과의 성적 등은 아주 의미 있게 고려됩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드러난 성적보다는 지원한 모집단위와 관련된 소질과 적성, 잠재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지만, 학업수행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어야 할 능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학습능력, 사고력 등 독서와 교과 학습 과정에서 길러지는 기본 능력을 키워야 함은 물론입니다. 특히 단계별 전형에서는 학생부 성적만을 반영하거나 학생부와 서류를 함께 활용하여 2단계 전형 인원을 선발하므로 첫 번째 관문에 해당되는 교과 성적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Q.봉사활동이나 수상실적이 있어야만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할 수 있나요?
A 입학사정관이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기본적인 수학능력을 갖추고 그것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소질과 적성, 잠재력이 있는 학생, 본인의 진로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한 학생들입니다.
따라서 각종 교내외 활동도 학교의 정상적 교육과정을 얼마나 충실하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느냐가 평가대상이 되며, 더 나아가서 본인의 진로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과정으로 참여한 활동들을 평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상실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진로 목표와 관련된 기록물, 예컨대, 꾸준히 작성한 과학실험일지, 독서노트, 봉사활동일지, 학교 및 지역행사 참가활동 사진 등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꾸준히 키워왔다는 과정을 보일 수 있는 개인 포트폴리오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험생의 자발적 노력 과정이 포함되지 않은 수상실적, 지원하고자 하는 학부와 관계없는 수상실적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경시대회나 외국어시험을 준비한 동기, 이로 인해 얻은 성과 등이 중요합니다.
봉사활동에서도 양보다는 질이 중요합니다. 즉, 의미있고 보람있는 활동,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활동이 좋습니다. 입학사정관은 일회적인 해외의 해비타트 봉사보다 내가 사는 동네의 불우 이웃을 일관성 있게 돕고 보람을 느끼는 것을 훨씬 좋게 보고 있습니다.
Q.소질과 적성, 잠재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지원자의 잠재적인 능력과 소질, 특기 등은 학생부의 기재 내용 중 진로지도상황, 특별활동상황, 체험학습상황, 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종합의견 등에 이미 기록되어 있습니다. 관련이 없어 보이는 학생부의 기록 내용, 자신의 활동 내력들을 자신의 진로 목표와 연결시켜 재해석하고, 이를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 등에 세세히 담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심층면접에서 이를 표현해내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론 평가 등 입학사정관 전형에 따라 실시되는 전형 요소에 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지금까지의 성적위주 교육환경 속에서 시험에 끌려 다니던 수험생들이 잠재능력과 특기 능력을 이제 와서 신장하는 노력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학교 밖에서 활발히 활동한 것들이 일관성이 없어 입학사정관제 지원을 머뭇거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초조한 마음에 ‘스펙’을 관리해준다는 ‘컨설팅 사교육’의 유혹에 현혹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럴듯하게 꾸며진 포장은 평가자들에 의해 쉽게 검증되기 때문입니다.
Q.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요?
A 자기소개서는 지원자 자신이 누구인지, 남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능력과 품성이 무엇인지, 해당 분야를 공부하기에 적절한지 등을 알리는 글입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는 추상적으로 쓰기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구체적인 실례나 일화를 들어 자신의 장점과 개성, 단점 극복 노력 등을 부각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즉, 지원자의 독특한 특성과 능력, 경험과 체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주어진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로 목표 달성을 위한 진지한 노력, 정규 교육과정에서 제공되지 않는 것을 스스로 성취하기 위한 노력 등을 솔직하게 기술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 자기소개서를 써주거나 글을 다듬어 준 것은 평가 과정에서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투박하고 매끄럽지 못한 글이라도 자신만의 성장 기록을 진솔하게 직접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글_제윤아 상임연구원
[대한민국 대표 논술 주간지 유레카논술(www.eureka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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