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국가』

■『국가』의 핵심내용

『국가』로 번역한 이 대화편의 원래 제목은 『폴리티아(Politeia)』이다. 이 대화편의 전체 분량은 플라톤 전집의 약 18%를 차지한다. 그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내용도 다양하다. 여기에는 비단 국가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모든 지혜가 망라되어 있다. 즉 철학, 정치, 경제, 교육, 문학 등 인류 문화의 원형이 담겨 있다. 또한 이 책은 철학적 이상주의의 가장 위대한 소산의 하나로서 오늘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뛰어난 이상주의에도 불구하고 플라톤의 국가는 역시 그리스적인 토대 위에 서 있다. 고대의 헬라인들이 생각하는 나라는 ‘폴리스(Polis)’였는데, 플라톤의 국가 이상은 결코 터무니없는 몽상이 아니라 실제로 그리스 공동체의 혼란을 구제하려는 데 있었으며, 이러한 의도에서 ‘국가’가 쓰여진 것이다.

플라톤은 국가의 기원과 발전에 관한 역사 철학적 고찰에서도 현실주의자였다. 그는 국가의 경제적 기반을 솔직히 인정하고 국가가 처음에는 경제적 필요에서 발생하였다고 서술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산업이 발전하고, 교환 가치로서의 화폐가 널리 유통되면서 영리적, 군사적, 지배적인 여러 계급이 점차로 형성된 과정이 여기서 매우 명백하게 제시되어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국가』대화편은 유토피아 사상을 담고 있다. 지상의 어디에도 있을 수 없는 'paradeigma' - 플라톤의 경우에 ‘이데아’나 ‘형상’으로 불리는 것-의 성격을 갖는 국가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국가를 ‘아름다운 국가’ 또는 ‘훌륭한 국가’라는 뜻으로 ‘kallipolis'(제 7권 527c)라 부르기도 한다. 이 국가의 목표는 단지 철학에 의해서만 학문적으로 인정되고 또한 실천될 수 있는 최고의 덕에 기초한 ’만인의 최고 행복‘이다.

플라톤의 사상에서는 마치 인간이 소규모의 유기체인 것처럼, 국가는 대규모의 인간 유기체가 된다. 그러므로 이른바 세 가지 영혼의 능력에 대응하여 세 가지의 분리된 계급이 생기게 된다.

(1) 욕구적인 것에 상응하는 것은 ‘서민’이다. 즉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수용에 대한 배려 - 이것은 욕구에서 비롯된다 - 를 하는 자로서 농민, 수공업자 및 상인 등이 있다. 그들은 다른 두 계급의 ‘보수와 영양을 공급하는 자’ 이며 국가의 경제적인 토대를 이루고 있지만 통치에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두 계급의 보호와 장려를 받는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여전히 사유 제산과 가족이 존재한다.

(2) 기개 있는 자에 상응하는 것은 군인, 즉 ‘수호자’ 또는 ‘보조자’로서, 밖으로 적을 방위하고 안으로 질서을 유지하여 국가를 확보해야 할 임무를 갖는다. 그들은 사욕을 가급적 소멸시키기 위해 교육과 부인 및 자식 그 밖의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 개인적인 이해가 전체에 대한 그들의 헌신을 방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모든 사유(私有)가 해악으로 간주되며 모두가 하나의 대가족을 형성한다. 부인은 대체로 남자와 동등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3) 이성적인 것에 상응하는 최고 계급, 즉 통치자 또는 철학자는 국민 중에서 가장 고귀하고 현명한 자가 되게 마련이다. 이는 철인 치자로서 세상의 명예나 물욕을 초월하고 있는 자이다. 그는 지성(nous)의 화신이다. 이들의 사명은 입법과 그 실시, 특히 교육의 감독이다. 그들은 순번대로 최고의 관직에 취임하고 나머지 시간은 철학적 고찰에 소모한다. 즉 학문과 ‘선의 이데아’에 바치는 것이다. ‘선의 이데아’는 플라톤 윤리학의 정상이다. 그 본질적인 특성에서 보면, 플라톤의 국가는 최고의 도덕적 이상 실현을 위한 인간 사회의 교육 기관이다. 국가는 미래의 수호자와 통치자의 재능을 미리 아이들 때부터 배려하고 있다. 즉, 가장 고귀하고 건정한 남자는 가장 고귀하고 건정한 부인과 결합해야 한다. 철학자는 이 목적을 위해서 성적 생활에 대한 간섭도 주저하지 않는다.

플라톤은 『국가』제 5권에서 이러한 그의 이상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의 국가는 하나의 원형으로 어느 이데아도 다 그렇듯이 경험에 의해 완전히 도달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거의 도달할 수는 있는 것이다. 왜냐 하면, 이 국가의 여러 가지 요구는 사물의 본성에 입각해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러한 국가의 존립을 원한다면 국민 생활은 물론 전혀 새로운 도덕 정신으로 충만되어 있어야 한다. 플라톤 자신이 아카데미아에서 실현하려고 한 새로운 교육이야말로 이것을 조성할 임무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의 성인들이 새로운 국가의 많은 혜택으로 말미암아 쉽사리 이 새로운 국가에 동의할 것이라고 플라톤은 낙관했다. 그러므로 실제로 “철학자들이 통치하기에 이르거나 혹은 국왕 및 권력자 등이 참으로 철학적 사색을 하게 되지 않는 한, 그 때까지 여러 나라들에서 아니 인간 족속에게서 해악이 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 그의 유명한 대목은 진지하게 도출된 결론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철인의 출현도, 그리고 이런 사람의 수용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그는 노년에 이르러 '법률‘ 편에서 훌륭한 국가의 윤곽을 설계하고 있다. 즉 최고의 지성들이 모여서 입법을 하는데, 이들이 중지를 모아 모든 법조문 속에 지성을 최대한 반영한 다음 개인이 아닌 법이 국가를 다스리도록 하는 것을 제도화하고 있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제 몫보다 더 차지하려는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이 대화편은 잘 보여 주고 있다. 외국에서 전쟁 보다 더 무서운 내란도, 이 탐욕으로 인한 상호 불화에서 비롯되며, 이로 인해 이름으로는 하나인 국가이지만 더 이상 ‘하나의 국가’가 아닌 ‘여러 국가’로 분열된 상태에 있게 된다.

플라톤의 『국가』는 무엇보다도 인간이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잘(훌륭하게) 사는 것’인지를 첫째 권부터 마지막 권까지 다루고 있다. 무분별하며 한없는 탐욕의 자제는 진정한 의미의 ‘잘(훌륭하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를 가질 때만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올바름의 문제도 이런 문제와 맞물려 다루어지고 있다.

저자 소개

플라톤(Platon : 기원전 427년~기원전 347년)은 아테네의 부유한 귀족 출신으로 이름은 아리스토클레스이며 유난히 어깨가 넓다고 해서 플라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는 글 쓰는 재주가 뛰어나 처음에는 시와 비극을 썼으나, 소크라테스의 문하에서 철학을 공부하게 된 후로는 이른바 애지자로서 진리 탐구에 주력했다. 후년에 그는 아카데미아를 세워 철학 강의를 생애의 주업으로 삼았다. 실제로 이 학원에는 각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들어 학문 활동을 했으며, 여러 나라의 입법이나 정치적 자문에 응해 이 학원의 동료들이 파견되기도 했다.

그가 아카데미아의 입구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들어오지 말라.”고 써붙였다는 고사가 전해지고 있는데, 그것은 기하학이 무엇보다도 “이데아(Idea)"의 세계로 인도하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경험적인 사물을 초월하는 이데아의 세계를 실재로 간주하고 개개의 사물을 그 이데아의 모사로 보았으며, 그 최고의 이데아를 ‘선의 이데아’라고 해서 역시 행동에 큰 비중을 두었다. 즉, 이 세상의 모든 훌륭함이란 완전한 이데아의 불안정한 영사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떠 이 이데아설은 혼의 불멸성과 성패를 같이한다. 이는 배움을 상기(想起)의 과정에서 설명한다. 이 지상에서 실재의 연약하고 불완전한 영상이 우리들로 하여금 과거에는 이미 알고 있었으나, 혼이 육신의 물질적인 불순물에 오염됨으로 말미암아 망각해 버렸을 것을 상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국가관에서 지성의 화신인 철인에 의한 정치를 주장했다. 균등한 분배, 토지 개혁, 산아 제한 등의 선진적 개념도 이미 이 국가관에 내포되어 있었다. 특히 그의 철인 정치론은 ‘국가’편의 중심 사상으로 자리잡는다.

생각해 볼 문제

1. 플라톤의 ‘국가’에 나타난 사상 및 제도를 오늘날의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제도와 비교해서, 허용될 수 없는 부분은 어디인지 생각해 보자.
2. 플라톤은 국가를 사람의 신체에 비유해 설명하고 있다. 철학자는 머리, 군인은 가슴, 서민은 배에 해당한다. 앞의 글을 토대로, 이 비유가 갖는 오류에 대해 생각해 보자.
3. 플라톤이 현대 교육 제도에 끼친 영향을 생각해 보자.

 

 

[자료출처-대성학원]

출처 : 대학입시수능정보(재수,점수공개)
글쓴이 : 교육길라잡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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