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해바라기씨 테러? 남 탓 하기 싫어요”

"해바라기씨 테러라구요? 남을 탓 하기는 싫어요."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1차대회 '에릭 봉파르'에서 210점대 기록(210.03)을 세운 '피겨 퀸' 김연아(19)는 더 높은 고지에 올라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18일 저녁(한국시간) 취재진과 만나 이번 대회를 결산하며 "솔직히 실수가 있었는데도 최고점을 받았다. 앞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20점대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프리스케이팅 때 트리플 플립 점프를 뛰지 못한 것이 아사다 마오(일본)의 팬이 빙판에 던진 해바라기 때문이라는 얘기에 그는 "남 탓 하는 건 싫다"며 웃어 넘겼다.

"여운이 있어야 더 발전하죠"

트리플 플립 점프를 하지 못했음에도 210점대 신기록을 세운 그를 두고 세계 피겨계와 외신들은 한계가 과연 어디까지 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

김연아는 "대회 때마다 여운을 남기는 게 더 발전할 기회가 된다. 트리플 플립 점프를 시도조차 못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팬들은 트리플 플립 점프 도약 순간을 놓친 것이 아사다를 향해 던진 해바라기에서 떨어진 씨가 날에 걸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얼음이 패어 있었던 것 같다. 스케이트날이 얼음에 걸리면서 스리턴(점프에 앞서 몸을 360도 돌리는 자세)이 빨리 됐다. 타이밍을 잃어서 넘어질까 봐 아예 점프를 포기했다"라고 설명했다.

"배짱은 타고난 거에요"

실수를 하고도 빨리 극복하고 나머지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마무리짓는 그를 두고 '강심장'이라 부른다. 그는 "어릴 때는 실수하면 당황하고 다리까지 떨렸지만 경험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했다. 이제는 실수를 해도 나머지 연기요소에서 잘하면 점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고 말았다.

이어 "속으로 긴장해도 일부러 자신있는 표정을 짓는다. 또한 준비가 잘 되면 긴장도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특히 "다른 선수들은 심리치료를 받는다는데 나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성격 자체가 운동하기에 적당한 것 같다. 실수를 빨리 잊는 것을 보면 아마 운동하라고 타고난 성격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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