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걸’ 연아, 파리 입성… 그랑프리 1차대회 출전

  • ㆍ17일 쇼트·18일 프리스케이팅

    ‘본드걸’ 김연아(19·고려대)가 여름 내 준비한 새 프로그램을 갖고 결전의 땅 파리에 입성했다. 김연아는 14일 2009~2010시즌 첫 대회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김연아는 15, 16일 공식 훈련을 통해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한국 시간으로 17일 새벽 쇼트프로그램, 18일 새벽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김연아가 지난 4월 고양시 킨텍스 특설링크에서 열린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9’에서 열연하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번 대회는 김연아에게 내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시험대다. 목표 역시 우승이다. 실전 무대에서 새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김연아 자신이 세계선수권에서 세웠던 총점 207.71점의 역대 최고점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던 김연아는 두 차례 국내 아이스쇼를 제외하고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새 프로그램 훈련에만 매진하며 시즌 개막을 기다려왔다. 지난해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연아가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가 역시 가장 큰 관심거리다.

김연아는 지난 8월 쇼트프로그램 음악을 영화 ‘007시리즈 테마곡’으로, 프리스케이팅은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로 정했다고만 밝혔을 뿐 기술 요소와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 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빙상장에서도 프로그램 노출을 막기 위해 외부인의 비디오 촬영이나 개별 언론과의 인터뷰를 모두 통제했다.

하지만 첫 공개가 임박함에 따라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도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쇼트프로그램 의상은 ‘본드걸’ 이미지에 맞는 검은색 드레스를,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세련된 느낌의 파란 드레스를 입기로 했다. 캐나다 디자이너가 만든 새로운 의상의 한 벌당 가격은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또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지난해 주의 판정을 지적받곤 했던 트리플 플립 점프를 콤비네이션 구성에서 빼고 단독 점프로 독립시켜 점프의 완성도를 높이기로 했다. 콤비네이션 점프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로 구성해 김연아의 강점인 점프 실력을 최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는 김연아를 비롯해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 현 세계 1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 김연아의 올림픽 경쟁자들이 모두 참가해 기싸움을 벌일 예정이다.

파리에 도착한 김연아는 “이번 시즌 프로그램이 정말 마음에 든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윤주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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