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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 신정한 “책 속에 길이 있어요”
일간스포츠 | 기사입력 2009.02.06 10:40
[JES 양광삼]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눈이 말똥말똥한 꼬마.어머니는 나직한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줬다.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를 했어…", "하늘 나라 별은 왜 반짝일까…" 하늘 나라 별을 상상하던 아이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그렇게 자랐던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됐고, 그 책은 어린 아이의 지식을 차곡차곡 쌓이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아이가 지난 4일 KBS 1TV '퀴즈 대한민국'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어른 경쟁자 5명을 물리치고 역대 우승자 가운데 최연소로 '제 40대 퀴즈영웅'에 등극했다. 신군은 상금 4100만원도 거머쥐었다.
▶책은 친구다
경북 고령군 고령읍 고령초등학교 5학년 신정한(11) 군. 1998년 2월생 현재 만 11세. 신 군은 퀴즈왕 등극 후 "책을 많이 읽은 게 퀴즈왕이 된 것 같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지금은 '삼국지'에 푹 빠져 있다. 얼마 전 '손자병법'을 읽었다. 몇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술술 흘러 나왔다. 신군이 이번 겨울 방학에만 읽은 책이 120권이다.
신군의 방에는 출입문을 제외한 3면의 벽이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어림잡아 100여권이 넘는다. 책상 위에는 책 목록이 빼곡히 적혀 있다. 거실에 놓인 책까지 더하면 족히 1300여권이 될 듯 싶다. 신 군은 "책을 선택할 때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아무도 이 방에 못 들어오게 한다" 고 했다. 방 문에 '아무도 못 들어옴, 비밀번호를 누르세요'란 문구가 적혀 있다.
독서 후에는 엄마, 아빠에게도 절대 보여 주지 않는 '비밀노트'를 작성한다. '보물1호'다. 신군은 5일 인터뷰를 하는 날에도 책을 읽느랴고 여념이 없었다.
신군이 퀴즈왕에 오른 것은 어린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 엄마 서정희(40) 씨의 영향이 컸다. 서씨는 "정한이는 서너 살 때부터 유달리 책 읽는 데 관심이 많아 도서관에 자주 데려 가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줬다"고 말했다.
타고난 재능에 엄마의 노력이 더해져 신군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기본 상식 책과 한자와, 억 단위 숫자까지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어머니 서씨는 신군의 궁금증에 즉각적인 답을 내놓는 게 아니라 "알아봐서 나에게도 설명해달라"고 말해 신군이 자율적으로 답을 찾게 유도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검색도 한몫했다. 모르는 것은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답을 찾도록 했다. 아버지 신상진(42·고령군청)씨는 "책과 인터넷이 없었다면 정한이는 퀴즈왕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원은 다니지 않는다
사교육은 일부러 피했다. 3학년까지는 바둑 학원을 다녔다. 4학년부터는 다니질 않는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 아이들과 토론을 하는 학원을 다닐 뿐이다.
서씨는 아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식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서씨는 "처음에는 학원을 안다녀 또래 아이들보다 뒤처지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어차피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신군은 하교 후 집에 와서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책과의 씨름이다. 틈틈히 영어와 한자공부를 병행한다. 거실 탁자에 깨알처럼 쓴 영어와 한자 단어장이 놓여 있다. 한자는 3급 자격증을 획득했다. 남는 시간은 블록(레고)과 로봇 장난감을 조립한다. 이것이 유일한 취미다.
그리고 책 장 옆에는 천체 망원경이 있다. 과학세계를 좋아해 우주를 꿈꿨는데 천체 망원경 작동법이 너무 어려워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오후 7시쯤 매일 200회가 넘는 줄넘기를 한다. 문 밖의 자전거는 오랫동안 타지 않아 먼지가 쌓였다.
담임 정지혜 교사는 "정한이는 책을 많이 읽어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다. 수업 중 질문도 많다"고 말했다. 같은 반 신인철(11)군도 "정한이는 책을 끼고 산다.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낸다"고 했다.
신군은 "상금으로 반 친구들과 선생님께 이번주 토요일에 피자를 사겠다"고 말했다. 어머니 서씨는 "남은 금액은 정한이가 생각하고 있는 일에 쓰기로 했다"고 했다.
▶TV는 시사프로와 뉴스만 본다
신군의 생활은 빡빡하지 않다. 잠은 10시30분 자고, 아침 7시30분쯤 일어난다. TV는 드라마나 오락프로 같은 건 재미가 없어 보지 않는다. 어머니 서씨는 "시사프로와 뉴스만 본다"고 말했다.
신군의 꿈은 과학자다. 그러나 최근 바뀌었다. "커서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요즘 범죄가 많아 법학자나 범죄 연구가가 돼서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군은 아직 아직 꿈꿀 시간이 많다. 어머니 서씨는 "사회의 유익한 구성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만약 신군이 6~7개의 학원을 바삐 오가는 여느 학생들이었다면 퀴즈왕에 오를 수 있었을까. 고령초등학교 이상현 교감은 "정한이가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다"며 대견스러워 했다.
고령=글·사진=양광삼 기자 [yks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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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누웠는데도 눈이 말똥말똥한 꼬마.어머니는 나직한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줬다.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를 했어…", "하늘 나라 별은 왜 반짝일까…" 하늘 나라 별을 상상하던 아이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그렇게 자랐던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됐고, 그 책은 어린 아이의 지식을 차곡차곡 쌓이게 했다.
▶책은 친구다
경북 고령군 고령읍 고령초등학교 5학년 신정한(11) 군. 1998년 2월생 현재 만 11세. 신 군은 퀴즈왕 등극 후 "책을 많이 읽은 게 퀴즈왕이 된 것 같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지금은 '삼국지'에 푹 빠져 있다. 얼마 전 '손자병법'을 읽었다. 몇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술술 흘러 나왔다. 신군이 이번 겨울 방학에만 읽은 책이 120권이다.
신군의 방에는 출입문을 제외한 3면의 벽이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어림잡아 100여권이 넘는다. 책상 위에는 책 목록이 빼곡히 적혀 있다. 거실에 놓인 책까지 더하면 족히 1300여권이 될 듯 싶다. 신 군은 "책을 선택할 때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아무도 이 방에 못 들어오게 한다" 고 했다. 방 문에 '아무도 못 들어옴, 비밀번호를 누르세요'란 문구가 적혀 있다.
독서 후에는 엄마, 아빠에게도 절대 보여 주지 않는 '비밀노트'를 작성한다. '보물1호'다. 신군은 5일 인터뷰를 하는 날에도 책을 읽느랴고 여념이 없었다.
신군이 퀴즈왕에 오른 것은 어린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 엄마 서정희(40) 씨의 영향이 컸다. 서씨는 "정한이는 서너 살 때부터 유달리 책 읽는 데 관심이 많아 도서관에 자주 데려 가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줬다"고 말했다.
타고난 재능에 엄마의 노력이 더해져 신군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기본 상식 책과 한자와, 억 단위 숫자까지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어머니 서씨는 신군의 궁금증에 즉각적인 답을 내놓는 게 아니라 "알아봐서 나에게도 설명해달라"고 말해 신군이 자율적으로 답을 찾게 유도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검색도 한몫했다. 모르는 것은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답을 찾도록 했다. 아버지 신상진(42·고령군청)씨는 "책과 인터넷이 없었다면 정한이는 퀴즈왕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교육은 일부러 피했다. 3학년까지는 바둑 학원을 다녔다. 4학년부터는 다니질 않는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 아이들과 토론을 하는 학원을 다닐 뿐이다.
서씨는 아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식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서씨는 "처음에는 학원을 안다녀 또래 아이들보다 뒤처지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어차피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신군은 하교 후 집에 와서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책과의 씨름이다. 틈틈히 영어와 한자공부를 병행한다. 거실 탁자에 깨알처럼 쓴 영어와 한자 단어장이 놓여 있다. 한자는 3급 자격증을 획득했다. 남는 시간은 블록(레고)과 로봇 장난감을 조립한다. 이것이 유일한 취미다.
그리고 책 장 옆에는 천체 망원경이 있다. 과학세계를 좋아해 우주를 꿈꿨는데 천체 망원경 작동법이 너무 어려워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오후 7시쯤 매일 200회가 넘는 줄넘기를 한다. 문 밖의 자전거는 오랫동안 타지 않아 먼지가 쌓였다.
담임 정지혜 교사는 "정한이는 책을 많이 읽어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다. 수업 중 질문도 많다"고 말했다. 같은 반 신인철(11)군도 "정한이는 책을 끼고 산다.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낸다"고 했다.
신군은 "상금으로 반 친구들과 선생님께 이번주 토요일에 피자를 사겠다"고 말했다. 어머니 서씨는 "남은 금액은 정한이가 생각하고 있는 일에 쓰기로 했다"고 했다.
▶TV는 시사프로와 뉴스만 본다
신군의 생활은 빡빡하지 않다. 잠은 10시30분 자고, 아침 7시30분쯤 일어난다. TV는 드라마나 오락프로 같은 건 재미가 없어 보지 않는다. 어머니 서씨는 "시사프로와 뉴스만 본다"고 말했다.
신군의 꿈은 과학자다. 그러나 최근 바뀌었다. "커서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요즘 범죄가 많아 법학자나 범죄 연구가가 돼서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군은 아직 아직 꿈꿀 시간이 많다. 어머니 서씨는 "사회의 유익한 구성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만약 신군이 6~7개의 학원을 바삐 오가는 여느 학생들이었다면 퀴즈왕에 오를 수 있었을까. 고령초등학교 이상현 교감은 "정한이가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다"며 대견스러워 했다.
고령=글·사진=양광삼 기자 [yks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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