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사망' 김씨 "예수가 되고 싶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경 경북 문경시 농암면에 위치한 한 채석장에서 김모(58·택시기사)씨가 십자가 모양의 나무에 매달려 숨져 있는 것을 인근을 지나던 동네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오래 전에 문을 닫아 인적이 드문 채석장으로, 발견 당시 김 씨는 머리에 가시관을 쓰고 양손과 발에 못이 박힌 채 십자가에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의 오른쪽 복부에는 날카로운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사건 현장에서 몸을 때리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채찍과 함께 거울·탁상시계 등이 발견돼 자살이 아닌 타살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기독교 기념일인 부활절을 맞아 예수의 처형 장면을 재현한 사이코패스나 광신도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숨지기 전 '광적인 종교관'을 털어놨다는 한 전직 목사의 진술을 확보, 김씨가 타인의 도움을 받아 자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십자가 시신' "내가 바로 예수 아닌가"

 


경북 문경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씨가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A씨는 4일 경찰에 "신앙 상담을 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서 지친 사람이면 누구나 우리 집에 와서 쉬었다가 가도록 했는데 2~3년 전에 카페 회원이던 김씨가 한 번 찾아왔었다"며 "김씨는 당시 얘기를 나누던 중 '신체는 달라도 삶이 그리스도의 정신이라면 내가 예수가 아닌가'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전직 목사로 현재 양봉업을 하는 A씨는 "그런 얘기를 하기에 맞지 않다고 대답한 후 가정사 등 다른 주제로 화제를 돌렸다"며 "신앙과 관련된 얘기를 했으나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으며, 뭐라고 할 수도 없어 그냥 내버려 뒀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이후 김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지난 1일 다른 2명의 토종벌 업자와 함께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의 한 폐채석장에 토종벌을 찾으러 갔다가 김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A씨는 최초 발견자로서 다른 두 명과 함께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사체 발견 당시에는 김씨인 줄 몰랐다. 나무 십자가에 매달린 시신이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며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에 우리 집에 왔던 김씨인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리 실행계획을 짠 점이나 시신이 발견된 형태로 봐서 김씨는 살해된 것이 아니라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숨진 김씨가 기거한 천막에서 십자가 제작방법과 '가슴 묶고, 손 박고' 등의 메모가 발견되고, 십자가 앞에 대형 거울이 있었던 점은 자살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경찰은 주씨가 지난 2002년부터 인터넷 카페를 여러 개 개설해 활동하면서 '십자가의 죽음은 하나님의 뜻이다' 등의 글을 1000여건 이상 올렸다고 말했다.
한편 주씨는 "김씨가 평소 '예수가 되고 싶다'고 하더니 진짜로 예수처럼 저럴 줄은 몰랐다"고 언론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김씨가 평소 광신도적 경향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자살했거나, 종교적 의식 등으로 타살됐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십자가 죽음’ 이렇다면 자살일 수 있다!
지난 1일 경북 문경 페채석장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씨의 자살 여부와 관련, 의학자들은 “김 씨가 망상상태였다면 통증을 덜 느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경찰서는 지난 6일 중간수사결과를에서 지금까지 김 씨의 죽음에 다른 누군가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 엽기적인 자살이 가능한지에 대해 "김 씨가 현장에서 다량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경안정제가 통증을 반감시키는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메디닷컴은 8일 이와 유사한 사건이 2006년 미국에서도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 23세 남자가 십자가에 자신을 못 박는 방식의 자살을 시도했다. 나무판자 두 장으로 십자가 모양을 만들어 자신의 거실에 세우고 한 손에 못을 박은 그는 하지만 남은 한 손에 못을 박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구급차를 불러 목숨을 건졌다.
그는 당시 망상증을 보였으며 “컴퓨터 화면에서 신의 모습을 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김경란 교수는 십자가 죽음에 대해 “자신이 하는 행동이 매우 고통스러워도 이미 판단력이 상실된 이후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실제로 느끼는 고통보다 망상이 더 크면 고통을 못 느낄 수도 있다”고 코메디닷컴에 말했다.
또 순순천향대병원 정신과 한성우 교수는 “심한 정신병을 앓으면 뇌에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며 “섬망이나 해리 상태가 되면 신체의 감각 능력이 떨어지는데 특히 초점 감각은 극대화되고 말초 감각은 극소화되는 일종의 최면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의정부힐링스병원 박석준 원장은 “이런 상태가 되면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에 교란이 생겨 뇌가 정상적인 반응을 하기 어려워진다”며 “김 씨가 최면 상태 때문에 통증을 못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적으로 자해를 하는 망상이나 정신분열증 환자 가운데는 자해당시 아픔을 덜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십자가 사망' 메모 "채찍으로 39번" 의미는

최초 발견자 "간음에 대한 죄의식 의미하는 듯"

 
 

십자가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씨의 텐트 내부에서 발견된 메모.ⓒ경북경찰청 제공
▲십자가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씨의 텐트 내부에서 발견된 메모.ⓒ경북경찰청 제공
경북 문경 폐채석장 ‘십자가 사망사건’의 최초 발견자인 전직 목사 주모(53)씨가 7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http://jayou.ne.kr/)에 ‘자살순서를 기록한 내용에 대하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숨진 김씨가 직접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와 십자가의 도면 등 사진을 사이트에 올리면서 그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추정했다.
그는 "채찍으로 39번" 앞의 메모에서 가려진 단어는 '고추'라고 밝혔다.
이어 "검사현장에 참여할 당시에 정면에서 오른쪽에 가방 같은 것이 있었는데 길쭉한 무엇에 포장 끈을 감아놓은 게 있어 저게 뭘까 했는데 이곳 메모를 보고 그것이 채찍이었구나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주씨는 "고추가 뭐지 곧바로, 곧추세우는 것을 말하는가 하고 한참 후에 시신의 하체를 떠올리고 파출소에 내려와서 조서를 받는 중에 고추가 성기를 말하는 것 같으며 아마 성기를 채찍으로 39번 때린 것 같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그 뒤 기자들에게 시달리며 무슨 의미일까를 기도하며 나름대로의 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섹스는 인간의 삶의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 도덕적 사회적 종교적으로 금기시되는 단어이며 비난과 정죄의 대상이다"라며 "모든 교인이 제일 괴로워하는 것이 간음이라는 죄로 괴로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죄의식의 고뇌를 가져본 자는 성기를 채찍으로 때리며 죽어가야 하는 이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내용을 설명해달라고 집요하게 물어온 방송사 피디가 있었는데 이 글로 답변을 대신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또 "서른아홉번이라는 회수는 예수께서 사십에 감한 하나의 채찍을 군병들에게 등에 맞았을 때의 회수를 따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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