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개통일이 임박했다. 5월13일 현재 날짜과 요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대략 5월 말에서 6월 초순이면 이 황금컬러라인을 타볼 수 있을 것이다. 9호선을 타고 갈만한 산책 코스를 찾아보았다. 크게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고, 이미 존재하는 곳이지만, 새삼 반가운 곳도 꽤 있다. 김포공항역, 양천향교역, 선유도역, 샛강역, 노량진역, 동작역, 고속터미널역 등을 가볼만한 곳으로 기억해둘만 하다. 그러나 샛강역에서 이어지는 여의도 샛강은 역시 공사중으로 접근이 어려우며, 선유도역의 선유도는 이미 몇 차례 소개했으므로 이번 산책 포인트에서 제외했다.
지하철 9호선 1차 개통 구간 노선도 개화 - 김포공항 - 공항시장 - 마곡나루 - 양천향교 - 가양 - 중미 - 등촌 - 염창 - 신목동 - 선유도 - 당산 - 국회의사당 - 여의도 - 샛강 - 노량진 - 노들 - 흑석 - 동작 - 구반포 - 신반포 - 고속터미널 - 사평 - 신논현…
김포공항역 - 공항시장역
김포공항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리타 직항을 탈 수 있는 국제선 청사에는 CGV가 들어왔고 한쪽은 아웃렛 매장인 ‘김포공항아웃렛’이 영업중이다. 터미널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오직 여행자들만 드나들었지만 지금은 이곳 국제선 터미널을 약속 장소로 삼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쾌적한 공간에서 얘기도 하도, 영화도 보고, 배고프면 밥도 사먹고, 필요한 게 있으면 쇼핑도 하는 것이다. 예전 국내선 제1청사에는 이마트가 문을 열고 있으며, 그 건물 6층에는 공항전망대가 있어서 비행기 이착륙 모습을 편안히 감상할 수도 있다. 우리들병원이 들어선 것도 이색적이다. 지방에서 오는 환자들이 곧장 병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을 노린 듯.
공항전망대
한국공항공사 건물 6층에 있는 시설이다. 2007년 새롭게 단장해서 오픈했다. 인테리어를 보면 어린이를 겨냥한 시설로 보이지만 사실은 데이트하기에 그만인 곳이다.
김포공항 내 이마트가 있던 건물의 동쪽 끝에 있는 이곳은 실내 공간과 실외 공간으로 나눠져 있는데, 실내 공간에서는 항공기의 이착륙, 계류장에 들어가는 모습, 비행기 한대가 도착하면 벌어지는 톱니바퀴같은 시스템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또한 비행기 조종사 출신의 자원봉사 해설가 양재구 씨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도 있다. 또한 전망대 실내에는 비행기의 역사, 항공기의 비행 원리, 고공 항공 기록, 알고 보면 재미있는 공항의 비밀, 항공기 탑승 미 니 체험, 비행기 조종 체험 및 슈팅 체험 등을 간단히 즐길 수도 있다. 데크가 마련된 외부로 나가면 실내 전망대에서 보이지 않는 활주로 일부와 김포공항 전경을 구경할 수도 있다. 아쉬운 점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음료를 파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단체 관람 온 어린이 무리라도 만나게 되면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은 포기하는 게 좋을 듯.
개관시간 : 오전 10시 ~ 오후 5시. 매주 월요일, 설날 및 추석연휴는 휴관
입장요금 : 무료
운영요원 : 자원봉사자 1명 www.airport.co.kr
김포공항 아웃렛 입점 유명 브랜드
1층 : 숲, 탱커스, 미샤, S솔레지아, 잇미샤, 엘르 가방, 에뛰드하우스, 잭앤질, 비키, SODA, 아리따움, 올리브데올리브, 코데즈컴바인, ab.f.z, 더아이잗, 온앤온, 보디가드, 비너스, 코데즈이너웨어, 쌈지 진리, 메트로시티, 미쉘by탠디, 무크, 미소페 등
2층 : 지오다노, 리바이스, 쌈지마켓, HUM, EXR, MLB, 디키즈, ASK, 마루, GV2, DOHC, 캘빈클라인진, TBJ, 니, FRJEAN, U.G.I.Z, 폴햄, 클라이드, 애비수, 노튼, 버커루, 아레나수영복, 컨버스, 트렉스타, 사레와, 블랙야크, 아이더, TNGT, 해지스, 라푸마 등
3층은 식당과 책방, 휴대폰 판매점 등.
www.airportoutlet.co.kr
공항 근처 탱탱 골뱅이
김포공항 안의 모든 시설에는 레스토랑, 푸드코트 등 많은 식당이 있다. 그런데 김포공항 다음 정거장인 공항시장역(5호선 경우 송정역) 근처에 가면 오래전부터 이름을 날리고 있는 골뱅이집이 두 곳 있다. 이 동네에 골뱅이집이 번창했던 것은 스튜어디스들이 자주 들락거리면서부터였는데, 언제부턴가 스튜어디스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예전 같은 골뱅이길을 유지하지는 못했지만, 즐비했던 가게들이 일부 정리되면서 골뱅이 마니아들의 정팅, 번개팅 명소로 자리 잡았다. 중심 메뉴는 당연히 골뱅이무침과 계란말이이다. 사진은 최근까지 오랜 전통과 맛을 이어오고 있는 공항 입구의 골뱅이 투톱 동화골뱅이와 길목골뱅이. 9호선 공항시장역에서 내려 김포공항 정문 방향으로 300m 걸어가서 길 건너에 나란히 있다.
동화골뱅이 02-2662-2121
길목골뱅이 02-2664-5603
양천향교역 양천향교
양천향교역은 양촌향교와 맛집이 있어서 산책할만한 코스다. 1번 출구로 나가 궁산 방향으로 5분만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양천향교는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막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올라가는 길에는 카센터, 갈비집, 슈퍼마켓 등 일반 동네의 모습이지만, 향교에 다다르자 나지막한 산이 등장한다. 궁산이다. 양천향교는 바로 궁산 자락에 있는데, 조선 시대에 양촌향교에 들어가는 김포군 향리의 자제들 모습이 보이는 듯 세상을 빗겨 있는 느낌이 든다.
양천향교는 1411년에 개교, 공자와 성현들의 문묘 행사를 진행하는 일과 지역 향교의 자제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 일제 강점기 때 현대교육이 들어오면서 조선의 정신을 이끌어 왔던 향교들도 사라지기 시작했고 현재 전국에 약 230여 곳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향교의 기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양천향교만 해도 봄과 가을에는 대성전에서 석전제례를 열고 있으며 지역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문, 서예, 사군자 등을 가르치고 있다.
향교 바로 아래에 있는 ‘전통문화마당’은 말 그대로 전통문화 공연이 열리는 곳으로 5월 23일(토) 6시부터 ‘천하제일 탈’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문의는 강서구청 문화체육과 2600-6076 http://sca.visitseoul.net/korean/architecture/i_other_buildings01003.htm
양촌향교역 근처 맛집
양촌향교역은 가양사거리에 있다. 이곳에 유명한 맛집 몇 곳이 있는데, 한정식집으로 유명한 수라간을 들 수 있다.
수라간은 3층짜리 거대한 기와집인데 일품요리로 꽃등심과 육회, 육회비빔밥, 바다장어탕, 홍어삼합, 전복회, 소갈비찜, 대하구이, 송이구이, 낙지초무침, 남도꽃게장, 용봉탕, 홍어탕 등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메인 메뉴인 한정식은 1인 기준으로 2만원대에서 5만원대까지, 일품요리 코스 4~5인 상은 20만원대에서 30만원선이다. 2만원선의 점심특선만 먹어도 행복해지는 집이다. (문의 02- 3663-3500)
신선설농탕은 워낙 흔한 집이긴 하지만 가양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집 가운데 하나다. 진하고 깊은 맛에 주차가 편리해서 가족, 회식 장소로 애용되고 있는 집이다. 24시간 영업도 특징이라면 특징. 설렁탕이 6000원, 특은 8000원이다. 인삼, 황기, 감초, 대추, 밤 등 한방 재료에 녹각을 넣어 게르마늄 뚝배기에 끓여주는 백세설농탕은 보통이 9000원, 특이 1만1000원이다. 수육은 2만원대이다. (문의 02-3662-6550) 이 밖에 역 주변에는 족발, 보양식, 냉면, 돈가스, 추어탕 전문점 등이 있다.
노량진역 노량진 수산시장
누구나 가고 싶어 하면서도 쉽게 가지지 않는 곳 노량진수산시장. 이곳이야말로 꿈틀거리는 재래시장의 최고가 아닐 수 없다. 유명 바닷가에서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고기를 받아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은 우리나라 해산물시장의 일번지이다.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해산물 식당을 하는 사장님이나 주방장. 그들은 물건을 구입해서 바로 떠나는 사람들이다. 둘째, 오늘의 반찬거
리를 사러 나온 주부들. 그들도 장보기가 끝나면 행여 물이라도 갈까봐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셋째는 관광객이다. 그들은 이곳에서 해산물 공부도 하고, 먹고 싶은 생물을 사서 2층에 있는 식당으로 가 푸짐한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이다. 어떤 목적으로 이곳을 찾든, 노량진수산시장은 봄철, 잃었던 입맛을 한방에 살려주는 싱싱한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다. 노량진수산시장이 처음 문을 연 것은 1927년으로, 지금의 자리가 아닌 서울역 근처 의주로였다. 그러던 것이 1971년에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이름도 노량진수산시장이 되었다고 한다. www.susansijang.co.kr
동작역 국립서울현충원
동작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충원보다 아름다운 공원은 흔치 않을 것이다. 현충원이 있는 공작봉 일대는 50여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인위적 훼손을 금지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한 덕에 자연 상태가 제대로 보전되어 있는 도심 속 보석같은 숲이다.
숲에는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와 청색딱다구리, 오색딱따구리 등 26종의 조류와 청솔모, 다람쥐 등이 관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깨끗한 자연환경은 현충원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했는데, 실제로 현충원에 들어가 보면 참배를 온 사람들도 눈에 띄지만, 이곳에 산책을 나온 주변 시민들의 모습이 훨씬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현충원은 예전부터 지형과 지세에 대한, 즉 풍수지리과 관련된 여러 가지 설이 많은 곳이다. 다음은 현충원측에서 공식적으로 내놓은 지형지세에 대한 해설문이다. 다소 어려운 느낌이 있지만, 꼼꼼히 읽어보면 우리나라 풍수지리의 기본을 배울 수도 있는 흥미로운 자료다.
충성분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