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테스트 열풍서 ‘강호순 수혜株’ 조어까지

기사입력 2009-02-06 14:30 기사원문보기
광고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강호순으로 인한 사회적인 파장은 그의 범죄행각 못지않게 살인적이다. 1월30일 강의 자백으로 연쇄 살인 사건이 공개된 지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전국은 수많은 논란과 후유증으로 얼룩졌다. 강의 얼굴을 공개해 추가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는 여론을 수렴한 언론에서 그의 얼굴을 공개했지만 인권문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이 논쟁은 ‘아이러브호순’이라는 강의 팬카페까지 등장시키면서 악화됐다. 가입자 수가 1만6000여명에까지 이르렀던 카페는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아 6일 폐쇄됐다.

강의 유명세를 활용한 노이즈 마케팅도 극성이다. 연쇄 살인을 소재로 한 영화는 ‘강호순’을 홍보에 활용하고 있으며, 증권가 메신저에도 폐쇄회로(CC)TV를 만드는 업체에 대해 ‘강호순 수혜주’라는 단어가 등장해 비난을 샀다. 또 누구나 살인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과 위기의식도 확산됐다. 일반인과 뒤섞여 있는 사이코패스를 확인하는 테스트가 네티즌을 통해 열풍을 끌고, 범죄 예방 호신용품 판매도 급증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앞 다퉈 CCTV 설치 계획을 밝혔다.

박해광(사회학) 전남대 교수는 “우리 사회도 더 이상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회가 아니며,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만연한 미국 등 서구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설동훈(사회학) 전북대 교수는 “(강호순 사건은) 낯선 사람이 호의를 베푸는 행동 자체가 이상하게 보이게 되는 등 사회 신뢰 수준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용권·강버들기자 freeuse@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