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아직 믿어지지 않습니다. 옆에서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 채 가 버려 너무 속상해요."

한류스타 류시원이 1일 도쿄의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일본 투어 '류시원 2010 라이브 투어 펀 팬(RYU SIWON 2010 LIVE TOUR FUN FAN)'의 마지막 공연에서 뜨거운 눈물과 함께 숨진 박용하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40여 명의 댄서와 함께 빠른 템포의 곡인 '콜 마이 네임(Call my name)' 등 지난 4월 출시한 7집 앨범의 수록곡들로 무대의 막을 화려하게 열었지만 가슴에는 검은색 리본을 달고 있었다.

이어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에 맞춰 역시 2007년 초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배 가수 유니를 위한 추모곡 '왜...왜...'와 '처음처럼' 등 자신이 직접 작사한 노래를 들려줬다.
 
류시원은 "문제가 있거나 고민이 있을 때마다 친형처럼 많이 상의했고, 자기가 결정하기 어려울 때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며 "정작 그렇게 힘든 상황이었는데 서로 바빠서 만나지 못했고, 옆에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채 가 버려 너무 속상하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또 "공연 시작 10분 전 한국에서 '용하의 입관이 끝났다'는 e메일을 받았다"고 전하고서 "저 역시 사람인지라 아직까지 믿어지지 않는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힘든 공연인 것 같다. 그렇다고 가식적으로 웃으면서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여러분께 더욱 죄송할 따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류시원은 "부디 좋은 곳에서 힘들지 않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박용하의 명복을 빌고서 "여러분도 용하가 행복하도록 많이 기도해 달라"고 당부한 뒤 직접 노랫말을 쓴 새 앨범의 수록곡 '그래야만 하니...'를 열창했다.

하지만 류시원은 "부디 마지막이 아니길 바래 너와 함께 한 이 시간이, 그 이별이 어느새 우리 사랑 앞에 다가온 거니"라는 가사를 부르다가 박용하와의 추억을 떠올린 듯 굵은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멈췄고 함께 울던 팬들이 합창으로 노래를 이어갔다.

류시원의 이번 투어공연은 지난 5월부터 시작, 일본의 대도시 8곳을 돌며 총 18차례 이어졌으며 이날 공연은 파이널 무대로 무려 4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편, 류시원은 공연에 앞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일본 투어 중에 용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잘하라고. 그리고 3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레이스 경기도 응원하겠다고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했었다"고 전하고 "언젠가 함께 드라마도 하자고 약속했었다"며 한참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콘서트보다 힘든 공연이 되겠지만 오늘은 용하에 대한 마음을 담아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용하는 최근 복귀작을 결정하고 촬영 준비와 함께 최근 해외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기에 연예계 안팎에선 그의 자살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평소 고인과 절친했던 지인들은 황망한 가운데 빈소로 달려와 속속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특히 가수 박효신과 배우 소지섭 등은 빈소가 채 마련되기도 전에 고인이 모셔진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통곡해 보는 이들까지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비보를 듣자마자 한걸음에 장례식장에 도착한 소지섭은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 눈물을 흘리며 고인을 마주했다. 소지섭은 고인과 77년생 동갑내기로 방송에서도 절친한 사이임을 자주 언급할 정도로 돈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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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소지섭이 30일 오전 故 박용하 씨의 빈소가 마련된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가수 겸 배우 박용하 씨는 이날 새벽 논현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고인과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던 가수 박효신도 빈소를 찾았다. 6년 전 박용하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게스트로 출연한 인연으로 속 얘기를 털어놓는 사이가 된 가수 박효신은 한걸음에 빈소를 찾아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박효신 매니저는 "효신이가 그 소식을 들은 후 너무 충격받아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한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해 박효신의 뮤직비디오 '사랑한 후에'에 노 개런티로 출연했을 만큼 돈독한 우정을 보여줬다.

평소 박용하와 절친했던 신승훈도 비보를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신승훈은 "요즘 음반 녹음 등 바쁜 일정으로 용하를 보지 못했다"며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한 가요관계자는 "홀로 자신의 기획사를 운영하면서 부담이 컸던 것 같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게 자살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영화 '작전'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희순도 곧바로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KBS 2TV 드라마 '남자이야기'를 통해 박용하와 남다른 우정을 나눴던 박시연은 이날 아침 비보를 듣고 오열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시연의 소속사 관계자는 "박시연 씨와 박용하 씨는 수시로 통화하는 '절친'"이라며 "박시연 씨는 어제도 박용하 씨와 명랑하게 통화했다고 한다. 평소 우울증 증상도 느껴보지 못했다며 크게 충격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드라마 '온에어'에서 박용하와 함께 연기했던 송윤아는 "새벽에 이상한 꿈을 꿨는데 이런 소식을 들으려고 그랬냐"면서 "죽을 이유가 없는데 왜 죽었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온에어'의 김은숙 작가도 "우울증 같은 것은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있냐"며 "아버지 걱정을 하더니 왜 자기가 가냐"며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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