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타고 싶은 날

 

 

이제는 낡아 빛바랜

가방 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선다.

반짝거리는 레일이 햇빛과 만나고

빵처럼 데워진 돌들 밟는

단벌의 구두 위로 마음을 내맡긴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떠나는 친구 하나 배웅하고 싶은

내 마음의 간이역

한번쯤

이별을 몸짓할 사람 없어도 내 시선은

습관에 목이 묶여 뒤돌아본다.

객실 맨 뒤칸에 몸을 놓은

젊은 여인 하나

하염없는 표정으로 창 밖을 보고

머무르지 못해 안타까운 세월이 문득

꺼낸 손수건 따라 흔들리고 있다.

 


 

-김재진-





 



오늘의 일기: 여름이 그립다! 


출처 : 기차타고싶은날
글쓴이 : 오사마 원글보기
메모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