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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평도 도발] “포탄 떨어지는 모습 생생한데 대피령 또 내려졌다니

한별샘 2010. 11. 28. 19:49

[북 연평도 도발] “포탄 떨어지는 모습 생생한데 대피령 또 내려졌다니 가슴 철렁”

국민일보 | 입력 2010.11.28 18:08

 

"아직도 눈을 감으면 포탄이 떨어지는 모습이 생생한데 주민 대피령이 또 내려졌다니 가슴이 벌렁벌렁합니다."

28일 오전 북한의 방사포 발사 가능성으로 연평도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연평도 피난민 임시숙소인 인천 신흥동 찜질방 '인스파월드'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6일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연평도 주민 450여명은 건물 2층 대형 홀에 마련된 TV 앞에 모여 앉아 연평도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TV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앉아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던 박춘옥(46·여)씨는 "연평도에서 군무원으로 근무 중인 남편이 너무 걱정된다"며 안타까워했다.

남편이 이날 오전 연평도행 여객선을 타고 섬에 들어갔다는 강유선(67)씨는 옆에 있던 이웃들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영감이 들어갔는데…"라며 "민박을 운영하는데 급하게 피신하느라 불도 켜놓고 전기 플러그도 꽂혀 있어 남편이 살피러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재현(73·연평면 동부리)씨는 "TV를 통해 보도되고 있는 연평도 상황 때문에 하루도 맘 편히 잠을 잘 수가 없다"며 "미분양 아파트를 일시적으로라도 임차해 피난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인천시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집이 불타 오갈 데 없는 주민들은 연평도 포격 4일 만에 처음으로 북한이 민간인 사망과 민간인 주거지 포격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 옹진군은 찜질방과 연안부두 인근 숙소, 친척집 등에 분산된 주민 1000여명의 인적사항이 확인됨에 따라 29일 중으로 1인당 1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인스파월드는 피난민들에게 무료로 잠자리를 제공하고 있어 연평도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서기숙(50·여) 인스파월드 대표는 지난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소식을 접하고 주민들이 임시로 머물 곳이 필요하겠다고 판단, 인천시에 무료 숙식 제공을 제안했다. 인스파월드가 임시 숙소로 정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23일부터 27일까지 배를 타고 연평도를 빠져 나온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 1일 최대 1000여명이 이곳에서 머물고 있다.

피난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인천시와 옹진군은 찜질방 측에 일일결제 방식으로 주민들의 찜질방 이용료를 대신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